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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민에 총 겨눴던 계엄군, 41년 만에 무릎 꿇었다

입력 2021-05-21 18:14 수정 2021-05-2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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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1980년 5월 3공수여단 11지역대대장으로 광주에 투입됐던 신순용 전 소령이 무릎을 꿇어 사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1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1980년 5월 3공수여단 11지역대대장으로 광주에 투입됐던 신순용 전 소령이 무릎을 꿇어 사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투입됐던 계엄군 지휘관이 41년 만에 광주를 찾아 사죄했습니다.

오늘(21일) 신순용 당시 제3공수특전여단 11대대 소령은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습니다.

신 전 소령은 방명록에 '늦어서 죄송합니다. 여러분들의 한을 풀어드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연신 "죄송합니다"를 반복한 신 전 소령은 추모탑과 희생자들의 묘비 앞에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신 전 소령이 소속됐던 제3공수여단은 5·18 당시 서울 용산에서 소집돼 광주에 투입됐습니다.

당시 시위하던 시민들에게 처음으로 총을 쏜 부대로 알려졌습니다.

신 전 소령은 "광주에 투입될 때 '폭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달받아 대부분 병사는 시민들이 폭도라고 생각했다"면서 "시민들을 총으로 쐈고, 시체를 암매장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시민들은 폭도가 아니었고, 광주 폭동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제라도 의문을 벗기고 싶다"면서 "내 고향, 내 가족, 삶의 위협을 느끼고 총까지 들고 나오게 된 시민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김영훈 유족회장은 신 전 소령에게 "선생님도 계엄군으로서 무고한 시민을 죽였다는 트라우마가 있었을 것"이라며 "용기를 내줘서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21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1980년 5월 3공수여단 11지역대대장으로 광주에 투입됐던 신순용 전 소령이 옛 광주교도소 관련 열사의 묘비를 붙잡고 사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1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1980년 5월 3공수여단 11지역대대장으로 광주에 투입됐던 신순용 전 소령이 옛 광주교도소 관련 열사의 묘비를 붙잡고 사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 전 소령은 2017년에 5·18 관련 양심고백을 하고 지금까지 진상규명에 협조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5·18기념재단과의 인터뷰에서는 당시 상황을 증언하며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신 전 소령은 "내가 쏜 총에 맞아 다친 시민을 찾고 싶다"면서 "진실하게 용서를 구하고 , 저 자신뿐만 아니라 군 잘못에 대한 용서를 빌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내가 나서서 얘기하면 광주 시민들의 억울함과 아픔이 풀어질 수 있고, 진실이 밝혀지고 동조하는 증언자도 나올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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