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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수소차 충전소 찾아 '원정' 떠나는 운전자들

입력 2022-01-26 20:21 수정 2022-01-26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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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수소차에 관심 갖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소를 충전할 곳이 아직 많지가 않습니다. 밀착카메라가 만난 한 운전자는 "충전 여행"을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어느 정도로 어려운지 이희령 기자가 같이 다녀봤습니다.

[기자]

제 옆으로 차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이 차들이 찾은 곳, 수소 충전소입니다.

지금 시각이 낮 2시 반이 조금 넘었는데요.

평일 낮인데도 불구하고 수소를 충전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차들이 많은 겁니다.

줄이 계속 이어집니다.

[수소차 운전자 : 2시 반에 왔거든요. 30분 정도 지금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동철/인천 부평구 : 어떨 땐 여섯, 일곱, 열 대까지 있어요. 지금도 4시에 약속이 여기서 있어서 25분까지만 기다려보고 안 되면 그냥 가자.]

이번엔 서울 상암동에 있는 수소충전소로 와봤습니다.

이곳은 찾아온다고 해서 바로 충전을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왜냐하면 예약제로 운영이 되기 때문인데요.

제가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해보려고 했는데, 이렇게 '예약할 수 없다'는 안내창이 뜹니다.

이번 달엔 예약을 할 수 있는 날이 없습니다.

경기도에서 온 운전자는 일주일 전 예약했습니다.

[이은수/경기 고양시 : 제가 나이가 들었잖아요. 그러니까 우리 딸한테 부탁해서 이렇게 하지. 예약하는 것도 힘들어요.]

마감도 빠릅니다.

[고용호/서울 남가좌동 : 예약을 하려면 큰맘 먹고 해야 합니다. 잠도 못 자고 해야 합니다. 밤 12시부터 새벽 1시 정도 그 시간밖에 없어요. 그 시간만 지나면 예약이 꽉 차서.]

충전을 위해 원정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경기도 일산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강진성 씨는 매번 서울 국회 충전소에 갑니다.

[강진성/경기 고양시 : 경기 북부가 충전소가 아예 없어요. (국회의사당까지) 왕복이면 50㎞ 넘게 가서 충전을 하고 와야 하는 거예요.]

경기도 31개 시군 중 충전소가 하나라도 있는 곳은 9개 지역뿐입니다.

수소차 운전자가 평소 자주 다닌다는 충전소에 가서 실제로 충전을 마치기까지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차를 타고 동행해보겠습니다.

차 자체엔 만족하지만, 충전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강진성/경기 고양시 : 저는 그래도 왕복 50㎞라고 쳐도, 파주나 의정부나 더 들어가면 (거리가) 그만큼 늘어나는 거잖아요? 어느 지역은 이 충전소 때문에 차량을 샀다가 파시는 분도 되게 많아요.]

35분을 달려 도착했는데, 먼저 들어온 차들이 보입니다.

[강진성/경기 고양시 : 오늘은 몇 대가 로또인가…수소버스가 들어와 있네요.]

앞 차들이 다 넣기를 기다립니다.

한 대가 충전하고, 다음 차를 충전하기까지 15분 정도가 걸립니다.

[강진성/경기 고양시 : 제가 그래요. 국회의사당 충전 여행 왔다고. 이게 인내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타야 하는 차예요.]

수소 충전을 모두 마쳤습니다. 경기도 일산에서 출발해서 충전이 다 될 때까지 얼마나 걸렸을까요.

1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그나마 이곳은 자정까지 운영돼 늦은 밤에도 충전을 할 수 있습니다.

광주광역시의 한 충전소는 저녁 6시까지만 엽니다.

[정지혜/전남 나주시 : 여기가 6시까지밖에 안 해서, 퇴근이 6시인데 좀 일찍 나온다고 말씀드리고 와서 충전하고 가죠.]

이곳은 광주광역시에 있는 월출 수소충전소입니다.

지금 시각, 저녁 7시 39분인데요. 광주에 있는 충전소 4곳 중에서 지금 시간까지 영업을 하는 곳은 이곳을 포함해 두 곳뿐입니다.

[양우주/광주그린카진흥원 수소사업팀장 : 탄력적으로 충전소를 운영하기 위해서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운영하는 곳이 한 곳 있고요. 현재 나머지 한 곳은 근로자 채용 문제 때문에 일시적으로 저녁 6시까지 운영을…]

현재 수소차는 1만 9천여대, 운영 중인 충전소는 90곳이 있습니다.

이 수소 충전소도 곧 문을 열지만, 절대적인 숫자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친환경 자동차를 타자"고 장려만 할 게 아니라,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을 제대로 갖추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밀착카메라 이희령입니다.

(VJ : 최효일 / 영상디자인 : 신하림 / 인턴기자 : 정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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