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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에 4선 김기현…'자강'에 무게

입력 2021-04-30 19:06 수정 2021-04-30 19:08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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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오늘(30일)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됐습니다. 앞으로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 파트너가 되는 것이죠. 영남권 4선인 김기현 의원이 결선에서 김태흠 의원을 꺾고 차기 원내대표를 맡게 됐습니다. 떠나는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사과와 당부의 말을 남겼는데요. 관련 내용을 박준우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또 만나요 - 딕 훼밀리 : 지금은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 지금은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다시 만나요 헤어지는 마음이야 아쉽겠지만 웃으면서 헤어져요.]

요새 밤 10시만 되면 음식점이나 주점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라고 하죠.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인데요. 사장님들이 영업 종료를 알리면서 손님들께 자리를 마무리해달라고 부탁하는 데 잘 어울리는 곡 같습니다. 오늘 이 곡을 띄워주면 좋겠다 싶은 정치인이 한 명이 있습니다. 바로 주호영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입니다.

[주호영/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 지난 1년 동안 여러 가지 미숙함과 부족함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이 도와주신 의원님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돌아보면 아쉬움도 참 많습니다. 특히 개원 협상 과정에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에 관해서 우리가 받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부의장을 하실 분들 또 상임위원장을 할 수 있었던 분들에 대해서 이 자리를 빌려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주 전 원내대표가 임기를 마무리하는 날이었죠. 사실 주 전 원내대표는 유력한 당권 주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진 않았지만 왠지 다음에 다시 만날 거 같은 느낌이 들긴 합니다. 주 전 원내대표, 그래도 물러나는 마당이니 우선 동료 의원들에게 사과의 말을 건넸는데요. 지난 1년 중 원 구성 협상을 보이콧하다 민주당에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다 내어준 순간이 가장 후회됐었나 봅니다. 재보선 승리와 당 지지율 상승으로 지난 과오를 면피하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는데요. 하나로 뭉쳐달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주호영/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 가장 삼국 중에 강했던 고구려도 불화로 패망하지 않았습니까. 합심하고 단결하고 서로 양보하고 응원하는 원팀, 같은 당이라는 것을 어떤 경우에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분열해선 안 되고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주 전 원내대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사이가 껄끄러운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나 봅니다. 김 전 위원장의 퇴임사를 오마주한 느낌인데요. 김 전 위원장도 당을 떠나며 마지막으로 이런 경고를 남겼습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8일) : 지난 1년간 국민의힘은 근본적인 혁신과 변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투성이입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내부 분열과 반목입니다.]

비교해 보니 김 전 위원장의 말과 결이 비슷하죠? 그런데 주 전 원내대표, 정작 본인은 언행일치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분명 분열하지 말고 합심하라고 말했지만 떠나기 바로 전날까지도 비대위원들과 다퉜던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를 두고 이견이 있었던 겁니다.

[주호영/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 의총이나 몇몇 기구에서 비대위나 이런 데서 합당 반대가 없었기 때문에 국민의당이 요청하는 구체적인 요건들이 제시되면 우리가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를 결정만 하면 되는 그런 단계에 와있다고 봅니다.]

어제 주 전 원내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합당을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전했습니다. 국민의힘 비대위나 의원총회에도 합당 반대는 없었다면서 말이죠. 하지만, 제가 취재를 해보니 일부 비대위원들은 합당 합의는 주 전 원내대표의 일방적 통보라며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국민의힘 당원들 의견 수렴 절차도 없었던 데다 합당이 급한 문제도 아니라고 지적한 건데요. 안 대표와 주 전 원내대표가 둘이 정확히 어떤 이야기를 나눈 건지도 불명확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고 합니다. 특히 비대위 내에서 지난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겪었듯이 안 대표의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합당 후 당명이나 로고를 두고도 벌써부터 양측의 말이 엇갈리고 있죠. 주 전 대행은 비공개 비대위에서 안 대표가 지분을 요구한 것도 없고, 합당해도 '국민의힘' 당명을 유지한다고 말했다는데요. 하지만 국민의당은 "금시초문"이라고 부정하고 있죠.

이렇게 서로 다른 말이 나오다 보니 합당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합당 자체를 합의한 것 말고는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는 것 같은데요. 합당은 이제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의 과제로 넘어갈 텐데요. 오늘 새로 선출된 신임 원내대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김기현/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 합당을 위한 합당, 통합을 위한 통합은 그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어떤 프로세스(절차)를 거쳐서 어느 시기에, 어떤 내용으로 통합을 할 것이냐, 그 메시지가 담겨있는 절차를 따라가야 되는 것이지 언제까지 합당하겠다, 통합하겠다고 하는 거 자체야말로 '어리석은 스케줄'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오늘 새로 선출된 김기현 원내대표의 말입니다. 합당 자체보다는 합당의 메시지와 목적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건데요. 방금 발언은 본격적인 투표에 앞서 원내대표 후보들 간 토론회에서 한 얘기입니다. 김 원내대표는 당선 이후에도 합당 약속은 지키겠지만 '합당을 위한 합당'은 지양하겠다고 다시 한 번 못 박았습니다. 우선 주 전 원내대표에게 그간 진행된 논의 사항을 인수인계 받겠다고 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 그동안 주호영 원내대표가 진행했던 사항들이 있는데 어느 정도까지 진행됐는지 구체적으로 다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당장 지금부터 만나서 그동안 진행되었던 것이 무엇이고 앞으로 남아있는 과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한 다음에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 원칙적으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합당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목적을 위해서 우리가 거쳐야 될 프로세스나 그 방법 또 시기 이런 것들은 가장 시너지 효과가 많이 나는 그런 선택을 해야 될 것이다…]

일단 주 전 원내대표와 안 대표 사이 정확한 합의 내용이 뭔지 팩트체크부터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후 국민의당과 후속 논의에 들어가는 게 수순이겠죠.

오늘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선출 과정도 잠시 살펴보면요. 4명의 후보가 맞붙은 가운데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는데요. 첫 투표에서 김기현 의원은 34표, 김태흠 의원이 30표를 얻어 1, 2위를 차지했고요. 권성동 의원과 유의동 의원이 각각 20표와 17표를 얻어 고배를 마셨습니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은 의원이 없어 김기현 의원과 김태흠 의원 2명이 결선에서 다시 맞붙었습니다. 결선 투표는 소속 의원 101명 가운데 100명이 참여했는데요. 여기서 김기현 의원이 66표를 얻어 당선됐습니다. 김태흠 의원은 34표에 그쳤습니다. 그럼 떠나는 이의 말을 들었으니, 새로 온 이의 말도 한 번 들어봐야겠죠.

[김기현/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 당선된 직후의 마음은 정말 무겁고 이 험한 길 어떻게 가야 할까 하는 그런 두려움이 다가옵니다. 우리가 반드시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내고 내년 대선에서 이겨서 저와 우리 의원님들이 힘을 합치면 반드시 그 결과를 이루어 낼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우리는 하나입니다. 목숨 걸고 앞장서서 싸울 것은 싸우고 지킬 것은 지키겠습니다.]

'우리는 하나'라는 생각은 주 전 원내대표나 김 신임 원내대표나 매한가지였나 봅니다. 물론 두 사람이 생각하는 '원팀'이란 게 각론에서는 좀 차이가 있긴 합니다. 주 전 원내대표는 합당에, 김 원내대표는 자강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건데요. 어찌 됐든 이제 키는 김 원내대표에게 넘어갔습니다. 야권 재편과 대선 국면이 맞물린 시기에 당을 이끌어가야 할 중차대한 임무를 맡게 된 건데요. 김 원내대표가 눈앞에 놓인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 정리합니다. <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합의 서로 딴소리…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에 4선 김기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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