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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와 루돌프로 변신한 의료진…"완치 선물 안겨줄게요"│한민용의 오픈마이크

입력 2020-12-26 19:43 수정 2020-12-2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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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만큼 암울한 크리스마스는 없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의료진 덕분에 이나마 안전한 연말을 보내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에도 코로나와 싸우고 있는 의료진, 그리고 환자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이 도착했는데요.

오픈마이크에서 그 선물을 함께 풀어봤습니다. 

[기사]

코로나19 환자들을 위해 병원을 통째로 내놓은 평택 박애병원.

크리스마스 이브에 마치 환자들에게 선물을 안겨주듯 문을 열었습니다.

요양병원 등에서 애타게 병상을 기다리던 환자들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하자, 처음으로 코로나 환자를 받게 된 병원에는 긴장감이 감돕니다.

그런데 그때, 예상치 못한 손님들이 찾아왔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아, 깜짝이야.) 메리 크리스마스!"

산타들이 의료진 한 명 한 명에게 선물을 나눠줍니다.

"우와 감사합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되세요." 
"웬일이야, 어머."

잔뜩 굳어 있던 의료진 얼굴에도 웃음꽃이 핍니다.

"자가격리는 다 끝내고 오신 건가요?"
"당연하죠"

취재진도 직접 준비한 선물을 건네봅니다.

[권미정/박애병원 간호사 : 정말 감사합니다]

어떤 선물들인지, 풀어볼까요?

[전지영/박애병원 간호사 : 어머, 감사합니다. 마시멜로네.]

[권미정/박애병원 간호사 : 너무 잘 먹을게요. (당이 많이 떨어지신다고, 식사도 잘 못하시더라고요.)]

산타의 빨간 자루에는 응원 스티커와 간식, 그리고 산타와 루돌프의 보호복이 담겨있습니다.

그런데 이 산타, 어딘가 낯이 익지 않나요?

지난 3월 저희가 인터뷰했던 간호사입니다.

1차 유행 때, 대구·경북에 의료진이 부족하다고 하자 손을 번쩍 들고 당시 상황이 가장 심각했던 청도 대남병원 등에서 환자를 돌봤는데요.

오랜 시간 지쳤을 동료들을 위해 이번에는 '산타'로 나선 겁니다.

[오성훈/간호사 (널스노트 대표) : 갔다 왔으니까 얼마나 힘든지 알잖아요. 연말에 간호사분들을 조금이나마 좀 더 웃게 해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보호복에 붙이면 환자들도 그걸 보면서 좋아하실 수도 있고, 그나마 좀 우울했던 게 풀리지 않을까]

정말, 빨간 망토를 두르고 루돌프 코를 붙이자 의료진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터져나옵니다.

[권미정/박애병원 간호사 : 선생님 거울 봐봐요. 감사합니다. 이런 이벤트 해주셔서. 방호복이 좀 두려웠었는데 지금은 전혀 두렵지가 않은데요?]

산타와 루돌프로 변신한 채, 음압병동으로 향하는 의료진.

[권미정/박애병원 간호사 : 저희 보고 환자들도, 저희 동료들도 힘을 좀 많이 얻었으면…]

바람대로, 먼저 병동에 와 있던 동료들이 환하게 웃습니다.

환자들도 잠시나마 걱정을 내려놓고 웃을 수 있기를 바라며 병실 문을 열어보지만, 상태가 생각보다 좋지 않습니다.

[전지영/박애병원 간호사 : 환자들 하고 이제 활발하게, '어떠세요, 걱정하지 마세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권미정/박애병원 간호사 : 거의 말씀을 잘 못하시더라고요.]

이런 상태로 병상이 나기만을 기다렸을 환자들이 얼마나 무서웠을지 잘 알기에, 의료진은 '완치'라는 선물을 안겨주리라 다짐합니다.

[권미정/박애병원 간호사 : 저희가 정말 그런 크리스마스의 기적 같은? 선물 같은?]

[전지영/박애병원 간호사 : 안심할 수 있게끔 도와드리고, 힘내서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습니다.] 

코로나가 덮친 올해는 빨간 옷 대신 흰 보호복 입은 산타들이 우리 곁을 지켰습니다.

막 간호사가 된 이 '새내기 간호사'는 취업도 미룬 채 손을 들고 선별검사소로 왔습니다.

무릎 보호대를 차고 보호복을 입는 이 간호사는 뼈를 파괴하는 '골 거대 세포종'이라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오래 움직이면 무릎이 아파 보호대를 차고 진통제도 먹어야 하지만, 1차 유행 때부터 전국을 돌며 코로나와 싸우고 있습니다.

[김은영/코로나19 의료지원 간호사 : 사실은 오늘이 크리스마스이브인지도 모르고 있었어요. 지금 한 3주 정도? 집에 못 간 지…]

밖에서는 '추위'로, 안에서는 난방 때문에 때아닌 '무더위'로 탈진하는 의료진.

크리스마스에도 환자 곁을 지켜줘 고맙다는 인사에, 한 산타는 이런 부탁을 해왔습니다.

[김은영/코로나19 의료지원 간호사 : 혹시 저 하고 싶은 말 말씀드려도 될까요? 이거 방송 내보내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놀러 가시는 분들이 좀 많이 보이더라고요. 외출을 조금만 자제를 해주셨으면…그리고 퇴원하실 때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한마디씩만 해주시면…그 따뜻한 말 한마디 때문에 간호사분들은  아주 행복한 날이 될 것 같아서 이 말씀을 꼭 하고 싶었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와 싸우고 있을 당신이 우리의 산타입니다. 고맙습니다'

(영상그래픽 : 박경민, 연출 : 홍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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