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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휴가는 예정대로"…'합당' 놓고 신경전 계속

입력 2021-08-0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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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일) 국회상황실에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관련 소식부터 다뤄봅니다. 양 당의 주요 인사들이 주말 내내 합당을 놓고 설전을 벌였는데요. 신경전은 오늘도 이어졌습니다. 관련 내용을 국회상황실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JTBC 정치부의 채승기 기자입니다. 팀 단체 채팅방에 저를 넣어주지도 않고 훌쩍 휴가를 떠나버린 류정화 실장 대신 이번 주를 책임지게 됐습니다. 한 주 동안 따끈따끈한 소식 여러분께 잘 정리해서 전달하겠습니다.

지금 들으신 곡은 소녀시대 노랩니다. 제목은 홀리데이 바로 '휴가'죠. 그렇습니다. 제가 오늘 전해드릴 내용도 휴가와 관련이 있습니다. 누구 휴가냐고요. 바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휴갑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을 놓고 휴가 문제가 난데없이 거론된 겁니다. 포문은 지난 토요일 이준석 대표가 먼저 열었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음성대역) : 저는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가 합당을 위해 만남을 제안한다면 언제든 버선발로 맞을 것입니다. 다만 시한은 다음 주로 못 박겠습니다. 다음 주가 지나면 저는 휴가를 가고 휴가 이후에는 안철수 대표를 뵈어도 버스 출발 전까지 제대로 된 합당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기 어렵습니다.]

자신의 여름휴가가 다음 주 시작이라면서 휴가 전을 합당 협상의 데드라인으로 못 박은 겁니다. 사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이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국민의힘으로 입당을 하면서 하루 빨리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를 마무리 하고 싶었을 겁니다. 제3지대라는 변수를 남기지 않고 싶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실제로 이준석 대표는 휴가 계획을 미리 밝혔습니다. 8월 9일부터 13일, 자신의 여름휴가 기간 동안 경북 상주에서 개인택시 양수양도 교육을 받을 계획이라고 한 건데요. 여기에는 2년 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시절 직접 택시를 몰고 민심을 들었던 경험이 깔려 있습니다. 이준석 당시 최고위원은 2019년 2월부터 두 달 동안 택시업계와 '타다' 등 승차공유서비스업계 간의 갈등을 해결할 방법을 찾겠다면서 법인 택시 운전을 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이준석/당시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2019년 2월 21일) : 저도 개인적으로 택시 하면서 느끼는 부분이 참 많습니다. 근데 제가 느끼는… 지금 이제 3주 되었고 아마 두 달 동안 하게 될 경험이라는 것은 아마 여기 계신 많은 선배 기사님들의 지금까지 쌓여온 울분과 그리고 그런 안타까운 점을 100분의 1도 반영하지 못할 정도의 짧은 경험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 참 다양한 그런 어떤 이야기해 주려고 모이셨는데 저는 여기 계신 분들 이야기를 다 듣고 가고 싶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당시 택시업계의 고충을 꾸준히 듣겠다고 약속을 했고, 이번에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개인택시를 인수하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양수 교육을 받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40시간이나 되고 코로나19로 개인택시를 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교육일정을 잡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합당일정 조율하기 어렵고 휴가를 꼭 가야 한단건데요. 하지만 국민의당 내부에선 곧바로 반발이 터져 나왔습니다. 우선 합당 실무협상단으로 참석했던 권은희 대표는 정권교체보다 휴가가 더 중요하냐고 쏘아 붙였습니다.

[권은희/국민의당 합당 실무협상단장 (음성대역)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휴가일정이 내년 더 나은 정권교체를 위한 대선에서 그렇게 중요한 일정인 줄 몰랐습니다. 국민의당이 미처 몰라서 국민의당은 이번 주 민주주의에 대한 최악 농단인 '김경수-드루킹 19대 대선 여론조작 몸통찾기'를 위한 일정으로 가득 채워 놓았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같은 당의 구혁모 최고위원은 "통합 시한은 이준석 대표가 아닌, 국민이 정한다"고 했고, 안혜진 대변인도 "고압적 갑질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항의했습니다. 그러자 이준석 대표. 휴가는 꼭 가겠다. 상식적인 대화를 해달라면서 굽히지 않았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저는 휴가는 예정대로 갈 것이고요. 제가 반문했던 것처럼 휴가 안 가면 합당하겠단 얘기라면 언제든지 받아들이겠습니다. 근데 그것도 웃기지 않습니까. 저는 제발 좀 상식적인 대화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 하기 싫은 합당이 다음 주에 하고 싶어지는 것도 무슨 논리이며…]

안철수 대표의 지지율을 국민의힘에서 끌어안아야 한다. 그래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이런 지적도 나왔는데요. 여기엔 이준석 대표 이렇게 답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대한민국에 그거 하다가 골치 아픈 상황 겪은 사람 너무 많기 때문에요. 저는 그거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지지층에서 오히려 지도부를 좀 신뢰해 주셨으면 한다, 이런 생각입니다. 뭐 이게 무조건 당긴다고 당겨지는 것도 아니고 밀친다고 밀쳐내지는 것도 아닌 것은 이번에 다른 대권주자들의 입당에서도 아마 확인하실 수 있었을 것이다…]

자 그러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어디에 있을까요. 왜 아무런 말도 없을까요. 먼저 사진 한 장 보실까요. 오늘 오전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안철수 대표의 모습입니다. 결연한 표정이고요. 드루킹을 비판하는 내용의 피켓도 들고 있죠. 그런데 먹구름이 잔뜩 껴 있고 하늘이 잔뜩 흐립니다. 양 당의 합당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안철수 대표, 이 자리에서 이준석 대표를 소환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이 일은 과거의 일이 아닙니다. 그것을 (디지털 부정 선거를) 막지 못하면 야권의 염원인 정권교체는 불가능해집니다. 그래서 저는 저희 국민의당뿐만 아니라 제1야당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구합니다. 제1야당 대표께서도 직접 이 자리에 오셔서 함께 1인 시위에 동참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이준석 대표가 과연 안철수 대표의 부름에 응답을 할까요 아니면 그냥 휴가를 가게 될까요.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안철수 대표가 애타게 이준석 대표를 찾던 그 시각. 이준석 대표는 장성민 전 의원의 입당 환영식에 참석했습니다. 장 전 의원에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적자', '직계 참모'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하죠. 분홍색 마스크를 쓰고 나타난 장 전 의원은 "정권교체라는 호랑이를 잡으러 왔다"고 말했습니다.

[장성민/전 의원 : 제가 오늘 국민의힘에 입당하기로 결심하게 된 배경은 딱 한 가지 이유입니다. 정권교체 때문입니다. 정권교체, 저는 이 정권교체라고 하는 호랑이를 잡기 위해서 국민의힘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호랑이 잡기가 쉽지만은 않겠죠. 기자들이 장 전 의원의 지지율이 낮다고 지적을 하자 장 전 의원은 지지율은 쉽게 사라질 수 있다면서 자신감을 보입니다. 야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석열 전 총장을 겨냥한 겁니다.

[장성민/전 의원 : 저는 지금의 지지율은 그렇게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제 오랜 정치적 전략과 경험 속에서 반사적 이득으로 얻은 지지율은 목욕탕의 수증기와 같다. 저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장성민 전 의원 영입에 공을 들였습니다.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은 두 차례나 장 전의원을 만나기도 했고요. 장 전 의원이 가진 호남 인맥과 DJ의 측근이란 상징성에 주목을 한 겁니다. 호남 지역 표심을 끌어오겠단 전략이 깔려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벌써 저희가 준비해놓은 버스가 거의 만원 버스가 되어가려고 합니다. 부패와 맞서 싸우던 검사도 들어와 있고 정말 훌륭한 정책 전문가들도 들어와 있고 우리의 취약지역이었던 호남 출신으로서 이제 국민의힘에서 뜻을 펼치고자 하는 장성민 이사장님 같은 분도 탑승하게 되었습니다. 다시는 우리 당에서 호남이 취약지역이란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저변 확대를 위해서 우리 장성민 이사장님의 노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장성민 전 의원까지 입당하면서 국민의힘 8월 대선 경선버스가 출발 채비를 마쳤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합당 논의를 마무리하고 마지막 한 자리를 채울지 주목되는데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우리 류실장처럼 마음 편히 휴가를 갈 수 있을지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난타전…DJ 직계 영입으로 외연 확장 나선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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