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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그물마다 해파리만 줄줄이…어민들 시름

입력 2019-09-05 21:32 수정 2019-09-06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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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전국 연안에는 해파리 주의보가 내려져 있습니다. 여름 무더위의 여파로 해마다 이맘때면 해파리가 급격히 많아지는데 올해 유독 심합니다. 밀착카메라가 직접 보고 온 어민들의 그물에는 물고기는 거의 없고 커다란 해파리만 가득했습니다.

정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제가 나와 있는 곳은 부산 기장군의 길천 부두입니다.

지금 시간이 새벽 1시인데요.

제 뒤로 보이는 배가 아귀를 잡는 배입니다.

이런 배가 이 부두에만 50척 정도가 있는데 사실상 지금 대부분 조업을 포기하고 있는 상태라고 하는데요.

바닷속에 거대한 해파리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도대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저도 이 배를 타고 함께 바다로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둠을 헤치고 40여분을 나아갑니다.

해저 90m 깊이에 던져놓는 800m 길이의 그물망.

4시간 후 동 틀 무렵인 오전 5시 40분부터 그물을 올리기 시작합니다.

아귀 같은 물고기는 보이지 않습니다.

1시간 여 동안 아귀는 불과 세 마리 정도.

물고기는 보이지 않고 해파리와 다시마만 올라오고 있습니다.

워낙 해파리가 많다보니까 선체 곳곳에 해파리 잔해들이 튀어 있는데요.

저도 해파리 잔해가 자꾸 몸에 튀는 바람에 지금 얼굴이나 목 등이 상당히 따가운 상황입니다.

해파리가 이렇게 죽었다고 하더라도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절대 맨몸에 닿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김영곤/선장 : 이 해파리가 튀면, 저렇게 튀면 몸에 닿으면 사람이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고 치료를 받아야 해요. 이게 엄청나게 따가워요.]

거대한 해파리들이 물 위로 끌려올라옵니다.

크기가 1m 넘는 큰 해파리들은 대부분 그물을 끌어 올리는 과정에 산산조각이 나고는 합니다.

하지만 비교적 크기가 작은 경우에는 이렇게 모습이 온전하게 보존이 된 경우들도 있는데요.

크기를 재보면 대략 40cm 정도 되고요.

그 다음 겉의 피부가 상당히 단단합니다.

[김영곤/선장 : 해파리가 저렇게 터지면 그물이 쫙쫙 찢어져 버려요. 그래서 조업이 안되는 겁니다. 600만원어치 이상 그물을 투망하면 한 일주일 정도 쓰고 나면 그물을 못 써요.]

그물도 망가지지만, 어민들은 물고기 자체가 줄어든 이유도 해파리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합니다.

[선원 : 아귀 뿐만 아니고 해파리 때문에 어획량이 저기 된다고(안 잡힌다고.) 해파리는 독성이 있으니까, 이거 고기 같은 거 먹어서 빨아먹잖아.]

보통 때면 1시간 정도면 그물을 끌어올리는 양망작업이 끝나지만 해파리와 다시마 때문에 3시간이나 걸렸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만난 다른 고깃배.

마찬가지로 해파리들만 끌려올라오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다른 배 : 여기도 엉망진창입니다. 고기가 어디 있습니까. 한 마리가 안 보여. (고기 못 잡았어요?) 한 마리가 뭐야 지금, 오늘도 못 잡는데 사람 성질 돋웁니까.]

지금 시간이 오전 아홉 시 반.

밤샘 작업을 마치고 부두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수확량은 이전 것과 합쳐가지고 두 박스밖에 되지 않습니다.

일은 힘들고 위험한데다 이렇게 수확량은 많지 않다보니 어민들 입장에서는 조업을 피할 만도 한 것 같습니다.

[김기현/생선 유통업 : 평소에는 한 500~60kg, 많이 잡을 땐 1톤까지 잡으시는데 지금은 보시다시피 한 30kg, 20~30kg밖에 못 잡지요.]

얼마 전에는 해운대 해수욕장에도 노무라입깃해파리 출몰해 피서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개체 수가 더 늘어 해파리 주의보까지 내려진 상황이지만 서식 환경과 퇴치법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매년 해파리가 대거 출몰할 때 마다 어민들은 강제 휴업을 할 수밖에 없다며 씁쓸해 하고 있습니다.

(인턴기자 : 김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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