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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있나요?"…맨발 대피 순간에도 이웃 챙긴 주민들

입력 2021-02-22 20:16 수정 2021-02-2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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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길은 집과 학교를 비롯해 마을 바로 앞까지 번져왔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닥친 상황에서도 주민들은 이웃을 잊지 않았습니다. 맨발로 뛰쳐나가면서도 이웃에 피하라고 연락을 했고, 차로 어르신들을 대피시키기도 했습니다.

윤두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학교가 앞뒤 불길에 포위당한 듯합니다.

조금 더 지나면 불길이 집으로 넘어올 기세입니다.

[바로 여기 있어.]

주민들은 맨발로 뛰쳐나왔습니다.

[서귀홍/경북 안동시 중평리 주민 : 양말도 못 신고 나왔어요. 숨도 못 쉬겠는데 뭐, 집에 있으니.]

그 바쁜 와중에도 잊지 않은 게 있었습니다.

[권영순/경북 안동시 중평리 주민 : 빨리 나오라고 빨리 피하라고. 동네 사람들 다 연락하고…]

인근 캠핑장도 연기로 가득 찼습니다.

손님들을 얼른 대피시키곤 남은 할 일을 하러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유동희/인근 글램핑장 소장 : 어르신들 차가 없어서 밖에 서서 계시니까 태워서 다리 건너 내려 드리고 다시 와서 계속 왔다 갔다 했죠.]

중평리 마을 주민 350여 명은 이렇게 대피했습니다.

자정이 다 됐습니다.

불이 난 지 9시간가량이 지났는데, 도로 옆으로 여전히 불길이 번지고 있습니다.

불은 산을 넘었습니다.

또 다른 마을에도 대피령이 떨어졌습니다.

마을에서 차들이 줄줄이 나옵니다.

[안동(시내로) 나가는 게 나을 것 같아서…나가시는 게 나아. 대피하시는 게 지금.]

공무원들도 이리 뛰고 저리 뜁니다.

가가호호 전화하고

[어르신, 마을회관으로 오실 수 있으신가요. 지금?]

남은 사람이 있는 지 직접 둘러봅니다.

[여긴 다 나가셨죠?]

결국 남편 몸이 불편해 아내가 발만 동동 구르던 한 집을 찾아냈습니다.

[안전한 곳에 가 계시다가 내일 산불 잡으면 다시 모셔 드릴게요.]

강한 바람에 불길이 이리저리 옮겨붙었지만, 서로가 서로를 도와 빠르게 대피해 인명 피해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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