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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치솟은 불길…'빵빵' 경적에 주민 대피시킨 용감한 시민들

입력 2022-01-19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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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9일) 오전 1시 10분쯤 부산시 해운대구 한 식당 2층에서 작은 불꽃과 함께 연기가 피어났습니다. 귀갓길에 이를 본 조재한 씨(27)가 곧바로 집에 들어가지 않고 1~2분간 지켜봤습니다. '이 늦은 시간에 식당에서 요리하는 건가?' 라는 의문을 품을 때 갑자기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1월 19일 부산시 해운대구 식당 화재 당시 원룸 입주민들이 대피하는 모습〈사진=조재한〉1월 19일 부산시 해운대구 식당 화재 당시 원룸 입주민들이 대피하는 모습〈사진=조재한〉

조 씨는 즉시 119에 신고를 했습니다. 자신이 사는 원룸 건물로도 불길이 넘어오자 8층으로 올라가 원룸 주인에게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쉬 이익' 가스 새는 소리와 함께 '펑펑' 소리가 났습니다. 도시가스 배관 쪽으로도 불이 번지고 있었습니다.
1월 19일 부산시 해운대구 식당 화재 〈사진=조재한〉1월 19일 부산시 해운대구 식당 화재 〈사진=조재한〉

조 씨는 자칫 원룸 건물로 불이 옮겨붙으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시 원룸 주인에게 입주민을 모두 깨우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자신은 식당 주변에 있는 종이 박스와 쓰레기 등 가연성 물질을 치웠습니다.
1월 19일 부산시 해운대구 식당 화재〈사진=조재한〉1월 19일 부산시 해운대구 식당 화재〈사진=조재한〉

이때 거리에선 '빵~ 빵빵' 요란한 경적이 울렸습니다. 오토바이 배달원이 불을 목격하고 주민들을 깨우기 위해 경적을 울린 겁니다. 119에 신고도 했습니다. 원룸 입주민 30여 명은 잠옷 차림으로 거리로 뛰어나왔습니다. 오토바이 경적은 소방차가 울리는 사이렌이 들리자 멈췄습니다.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하자 배달원은 홀연히 자리를 떠났습니다.

불은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약 20분 만에 꺼졌습니다. 식당 냉장고와 식자재 등을 태워 200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습니다. 조 씨와 원룸 주인, 오토바이 배달원의 발 빠른 대처로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1월 19일 부산시 해운대구 식당 화재〈사진=부산소방본부〉1월 19일 부산시 해운대구 식당 화재〈사진=부산소방본부〉
조 씨는 심야 시간에 원룸과 주변 주택으로 불이 번지면 어쩌나 하는 아찔한 생각에 몸이 반사적으로 움직였다고 했습니다. 오토바이 배달원처럼 자기 일이 아니지만 시민 의식을 갖고 나서준 덕분에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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