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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논밭에 검은 덩어리…불난 물류센터 주변도 '잿더미'

입력 2021-06-22 21:29 수정 2021-06-23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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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이 꺼지지 않던 지난 며칠 동안 물류센터 주변 주민과 농가들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시커멓게 탄 덩어리들이 논밭에 쏟아지는가 하면, 인근 마을 곳곳은 재로 뒤덮였습니다.

밀착카메라 이희령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이쪽은 쿠팡 물류센터 바로 옆에 난 길인데요.

여기로 와보면 이렇게 구겨진 채로 널브러진 철판이 있고, 자재가 검게 녹은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화재 당시 얼마나 처참했는지를 볼 수 있는 모습인데요.

그런데 이곳 주민과 농가들의 피해도 크다고 합니다.

물류센터 옆 논 곳곳엔 검게 탄 덩어리가 떨어져 있습니다.

건물에서 떨어진 철판도 박혀있습니다.

이렇게 논길을 따라 걷다보면 옆에 검은 덩어리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하나를 들어서 힘을 주니 이렇게 바스라져버립니다.

농민들은 이 상황이 막막합니다.

[김우영/경기 이천시 덕평1리 이장 : 급하신 분들은 물을 배출시켜요. 그래서 새 물을 받아. (벼에 문제를 미칠까 봐?) 그럼요. 이거 자체가 유리섬유(일까 봐) 그래서 성분 분석을 한 거죠.]

[농민 : 전체가 아니라 여기서만 나온 거야, 여기서만. 700평에서.]

근처 다른 농가도 가봤습니다.

상추, 아욱, 옥수수를 키우는 밭 곳곳에 검게 탄 덩어리가 남아 있습니다.

[농민 : 많이 치우고 남은 게 이 정도입니다.]

푸른 이파리 위에도 재가 앉았습니다.

[최상해/피해 농민 : 매연이 앉아가지고, 새카매가지고 못 먹어 이거. 손이 까매져, 만지면.]

물류센터 바로 뒤에서 양봉을 하는 주민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김광호/양봉업자 : 전부 다 날아간 거죠. 유독가스로 인해서. 1년 피해만 5천만원이에요.]

[정선희/양봉업자 : 연기가 막 나는데도 벌이 있을까 봐 (왔어요.)]

[김광호/양봉업자 : 저희가 키우던 개가 두 마리가 결국 유독가스로 인해서 죽어서 며칠 동안 그렇게 방치돼 있었기 때문에 바로 매장을 했죠.]

도라지를 키우는 농민도 막막한 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도성국/피해 주민 : 3년 키운 거 올해 수확을 해야 하는데 이게 제대로 성장이 되려는지. 들어갈 수가 없어. 들어가면 도라지 다 밟아야 하니까.]

이곳은 주민들이 사는 주택이 모여있는 구역입니다.

마당을 둘러보면 이렇게 포탄을 맞은 것처럼 덩어리들이 떨어져 있는데요.

이 덩어리는 제 얼굴을 가릴 정도로 큽니다. 이쪽 자동차 표면을 쓸어보면 이렇게 새카만 먼지가 그대로 묻어납니다.

[김학선/피해 주민 : 이게 다 재라니까. 이러니 사람이 살 수가 있어? 전쟁터 저리가라야. 아픈 정도가 아니라 칼칼하고 지금 그렇죠 계속. (지금도 그러세요?) 그럼, 지금도 그렇지. 약을 다 먹잖아 약을.]

주민들에겐 치워도 치워도 나오는 재가 골칫덩이입니다.

[최은기/피해 주민 : 치워도 지붕에 떨어진 게 하수구를 막거든요. 멀쩡한 사람들이 피해 보니까 어떻게 해줘야지.]

물류센터 인근 마을뿐 아니라 차로 10분 넘게 떨어진 하천에서도 물고기가 떼로 죽었습니다.

[이천시청 관계자 : 화재수 때문에 그렇지 않았나. 원인은 그것 때문이라고 봐야죠.]

쿠팡에선 피해보상 센터를 세우고 주민들이 피해를 접수하면 조사 후 보상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었다며 분노합니다.

[김우영/경기 이천시 덕평1리 이장 : 지금 전화받은 건 전혀 없고 어떻게 조치를 취해야겠다는 한마디, 찾아오지도 않고…]

(VJ : 최효일 / 인턴기자 : 조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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