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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수 "문 대통령에게 거취 일임"…사의 논란 일단락

입력 2021-02-22 19:22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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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검찰 인사를 둘러싼 갈등으로 사의를 표한 뒤 휴가를 떠났던 신현수 민정수석이 오늘(22일) 출근했습니다. "문 대통령에게 자신의 거취를 일임하고, 직무를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문 대통령의 결정만 남은 상태죠. 이런 가운데 법무부가 검찰 중간 간부 인사를 단행했는데요. 주요 사건 수사팀 인사는 대부분 유임됐습니다. 관련 소식,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후 2시,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유영민 비서실장을 비롯한 3실장이 가까이 배석했고요. 최재성 정무수석, 정만호 소통수석 등 수석진 얼굴도 보입니다. 회의에 앞서 담소를 나누는 시간에도, 유독 어느 한 자리에 관심이 집중됐죠. 저 자리가 차는지, 마는지가 오늘 청와대의 가장 핫한 뉴스였습니다.

[신현수/청와대 민정수석 (지난해 12월 31일) : 새로 임명된 민정수석 신현수입니다. 어려운 시기에 소임을 맡게 됐습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하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검찰 인사를 둘러싼 갈등으로 사의를 표한 뒤 휴가를 떠났던 신현수 민정수석 이야깁니다. 청와대는 "숙고 후 복귀하기를 바란다"며 잡았고, 신 수석은 오늘 출근 후 최종적으로 거취표명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오전 시간이 다 가도록 신 수석이 출근은 했는지, 마음 정리를 했는지, 청와대에서 가타부타 설명이 없었습니다.

언론에선 '신 수석이 사의를 굳혔다', '박범계 장관을 평생 안 본다고 했다'는 보도가 나왔고요. 민주당 내부에서도 신 수석이 물러날 것 같다는 관측에 무게가 쏠렸습니다. 신 수석을 향한 날 선 비판이 쏟아졌죠.

[김경협/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대통령을 열심히 보좌할 생각이 있으면 하는 것이고. 평양감사도 자기 싫으면 못 하는 겁니다. 자기 정치하려면 못 하는 것이죠. 뭐 둘 중에 하나 아니겠습니까? 현 정권은 영혼이 없는 공무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의 소신과 철학에 따라서 업무를 수행하면 쫓아내 버리거나 사표를 내야 되는 그런 상황에 놓여 있는 거죠.]

이제 신 수석 후임 인선 취재를 해야 하는 건가 싶던 그때,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이 청와대 기자실을 찾았습니다. 정 수석 '늦어서 죄송하다, 빨리 뛰어왔다'며 숨을 고르더니 기자들이 기다려왔던 이름 석자를 드디어 꺼냈습니다.

[정만호/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음성대역) : 오늘 신현수 민정수석이 문 대통령에게 자신의 거취를 일임하고 직무를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거취를 일임한다, 사표를 쓴다 안 쓴다가 아니라 인사권자의 뜻에 맡기겠다고 한 겁니다. 수많은 청와대 인사를 취재해봤지만, 이런 애매한 표현은 참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요.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거취를 일임했다는 건 (사의 논란은) 일단락된 것"이라면서 "이제 대통령께서 결정할 시간이 남았다고 할 수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반응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앞서 사의를 수차례 '만류'했던 만큼 신 수석은 민정수석직을 유지하게 될 걸로 보입니다.

앞서 신 수석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하고,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과정을 주도한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을 서울 남부지검장으로 이동시키는 검찰 고위급 간부 인사를 단행한 데 대해 반발하며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인사안이 신 수석과 사전 조율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됐다는 게 갈등의 핵심이었죠.

오늘 과천 법무부 청사에선 일선 검찰청 차부장 검사, 즉 중간 간부 인사를 논의하기 위한 검찰인사위원회가 열렸습니다. 검찰 측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대검 넘버 2,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가 참석했습니다.

[조남관/대검찰청 차장검사 : 민정수석의 사표 파문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그 원인은 장관님과 총장님의 인사 조율 과정에서 중앙지검장 및 대검 부장 교체라는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법무부와 검찰의 안정적인 협력 관계가 깨졌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작심 발언이었습니다. 신 수석 사의 표명의 배경이 된 '인사 패싱' 논란에 대해 "법무부와 검찰의 협력관계가 깨졌다"고 지적했죠. 이어, 향후 있을 중간간부 인사 만큼은 "임의적인 '핀셋인사'를 하지 말아 달라"며 공개적으로 요청했습니다.

[조남관/대검찰청 차장검사 :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요 사건의 수사팀, 임의적인 핀셋 인사는 하지 말 것을 강력히 지금 요청을 한 상태입니다. 법무부와 대검의 안정적인 협력 관계가 회복되어서 국민들의 심려를 더 이상 끼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검찰 '넘버 2'인 조 차장 발언은 사실상 대검의 공식 입장이라 볼 수 있습니다. 법무부가 "수사 중인 사건의 연속성"을 근거로 이성윤 중앙지검장을 유임했으니, 남은 인사에서도 같은 원칙을 지키라는 요구인데요.

[박범계/법무부 장관 : 지난번 지검장 인사가 있었고요. 아마 조금 전에 인사위원회가 끝난 모양인데, 관행적으로 검찰총장의 인사 의견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 거냐는 것은 그 문제는 경우에 따라 달라졌습니다.]

오늘 법사위에 출석한 박범계 장관입니다. 신 수석 사의 파문 속에 여권에서도 "박 장관이 선을 넘었다. 사고 쳤다"는 우려가 나왔고, 결국 박 장관은 "향후 검찰 인사는 더 소통하겠다"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야당은 박 장관이 신 수석을 패싱하고 직보한 게 맞느냐, 대통령 재가 후 발표한 거냐, 보고 과정을 공개하라며 공세를 이어갔죠.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 인사안 장관님이 직접 대통령에게 보고 했나?]

[박범계/법무부 장관 : 아까도 말씀드렸다 싶이 (보고 했습니까?) 인사의 구체적 내용은 (보고 했습니까?)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 당당하다면 못 밝힐 이유가 없잖아]

[박범계/법무부 장관 : 문재인 대통령께서 부족한 저를 (자 장관님)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한…]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 그럼 누가했죠? 누가 했습니까? 언제 했습니까? (…)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의혹이 풀리지 않는 것이죠.]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의원 : 장관님의 답변은 국민소통수석이 얘기한 대로라는 게 답변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통령의 재가 없이 발표했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검찰 중간간부 인사가 발표됐습니다. 법무부가 검찰의 요구 사항을 상당히 반영한 결과로 보이는데요.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의혹 담당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담당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이 유임됐고요. 검언 유착 의혹 수사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이견을 보인 변필건 형사1부장,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담당 권상대 공공수사2부장까지 모두 유임입니다. 법무부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7월 이후 대규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들어가서 더 이야기해보죠.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신현수 "문 대통령에게 거취 일임"…사의 논란 일단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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