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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걸음 가면 석면가루"…무방비 공사에 주민 고통

입력 2021-06-05 19:59 수정 2021-06-0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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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철거 공사가 가림막도 없이 서울 한복판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송파구청이 발주한 공사였는데 공사장과 불과 다섯 걸음 정도 떨어진 거리에 주택들이 밀집해있습니다. 주민들 항의가 이어지자 오늘(5일) 구청 관계자들이 현장에 나와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박태인 기자입니다.

[기자]

방호복을 입은 노동자가 슬레이트 지붕 위 잔해물을 손으로 밀어냅니다.

다음 날 철거 뒤 남은 조각을 발로 밟아 떨어뜨립니다.

송파구청이 발주한 석면철거 공사현장의 모습입니다.

여섯 살 딸을 둔 김모 씨는 이곳에서 다섯 걸음 거리에 삽니다.

[김모 씨/지역주민 : 갑자기 '우당탕탕' 소리가 나고 쇠 던지는 소리가 나고, 창문을 깨면서 슬레이트에 올라가서 지붕을 뜯어내고 나니까 석면이 빽빽하게 꽉 차 있더라고요.]

쌍둥이 아이의 엄마는 석면 공사 사실을 몰랐다고 말합니다.

[윤모 씨/지역주민 : 여기 아무리 멀게 쳐도 5m가 안 돼요. 아기 20개월이요. 쌍둥이 10살짜리 애들이 있고. 저희는 애만 셋인데.]

석면 공사장에서 불과 다섯걸음 거리에 사는 주민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고지도 가림막과 같은 안전조치도 없었습니다 - 관련 법령에 따르면 송파구청은 석면 피해 예방조치를 해야 합니다.

[윤모 씨/지역주민 : 여기저기 전화를 했는데 다 담당자는 없다고 하고, 자기는 권한이 없다고 그러고…]

취재가 시작되자 송파구청에서 주민을 찾아 송구함을 표합니다

[송파구청 관계자 : 주민들이 받고 있는 고통을 제가 알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는 거고요.]

하지만 JTBC엔 비산먼지 측정까지 했다며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해하기 힘들단 반응입니다.

[김모 씨/지역주민 : 공사현장에 천막 하나 안 쳐져 있어요. 구청에서 업체에다가 맡겨 놓았으면 좀 더 철저하게 관리하고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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