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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미 기밀문서에 '5·18 북한 개입' 정황 발견?

입력 2020-05-14 22:04 수정 2020-05-14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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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5·18 당시 북한이 개입했다' 이 주장은 신군부가 퍼뜨린 가장 오래된 거짓말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5·18 40주년을 앞두고 이런 주장이 또 온라인에 퍼지고 있습니다.

'미국 기밀문서에 나와 있다' 이런 주장인데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앵커]

이가혁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유튜브에서 나오는 얘기라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어떤 주장인지, 영상 가볍게 보시죠.

[유튜브 A방송 : also from infiltrators…참 기가 막힌 얘기죠. 당시에 침입자들이 있었다는 뜻이죠. 북한에서 잠입한 간첩들이 있었다는 뜻이죠. 마침내 미국의 봉인됐던 기밀 서류들이 기밀이 해제돼서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는데…]

추정이라고 밝히고는 있지만 '5·18 북한국 개입 정황을 미국 정부가 당시 내부적으로 파악했으리라'는 주장입니다.

[앵커]

그 유튜버가 들고 있던 문건을 직접 확인을 해 봤죠?

[기자]

1980년 5월 25일 주한미국대사관이 미국 본국에 보낸 한국 상황 보고문입니다.

현재 미국 국무부와 우리 5.18기록관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 발견된 문서는 아니고요.

1996년 국내에도 원문이 공개돼서 자료집도 나와 있습니다.

유튜버가 언급한 내용 번역하면 이겁니다.

서울로 진입하는 차량 검문이 강화됐다, 광주에서 들어오는 선동가들, 또한 며칠 전 서울 이남에 상륙했다고 여겨지는 간첩들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입니다.

그런데 전체 맥락상 이 문서에 나온 이 잠입자 혹은 간첩이라는 그 표현이 그 당사자가 광주에서 온 사람이라고 단정한 맥락이 없습니다.

그동안 이 문서는 미 대사관이 당시 신군부의 움직임에 관해 수집한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해석돼 왔습니다.

[앵커]

새롭게 찾아낸 내용이 전혀 아니라는 건데, 그런데 이제 실제로 미국의 입장은 일관되게 북한의 개입 같은 건 없었다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비교적 더 최근에 입수된, 최근에 확인된 문서들에는 그런 미국의 입장이 더 강하게 드러납니다.

12.12 군사반란과 5.18을 전후로 미국은 신군부 쪽과 또 북한 이 양쪽의 동태를 적극적으로 살핍니다.

그 결과 1980년 5월 9일 미국 CIA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에 보고한 내용 보시죠.

한국의 정치적 불안 상황을 빌미로 해서 북한이 군사행동을 할 기미를 보이는 게 없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5.18 이후인 6월 5일 미국 국가정보위원회의 문서입니다.

북한이 몇 달간 군사행동을 자제하고 있다, 김일성은 전두환이 북한의 위협을 자신과 정권을 정당화하려는 명분으로 삼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이렇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5.18 전후로 일관되게 북한은 조용하다, 이렇게 미국은 이미 분석을 하고 있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신 것처럼 그 이후에 기밀이 해제된 내용과 또 1989년에 우리 국회의 5.18 진상조사특위에 제출한 미국 정부 공식 입장은 똑같은 내용입니다.

정리하면 1980년 5.18 당시부터 미국 공식 입장과 또 실제 기밀문서들은 모두 북한 배후설이라는 음모론을 막는 근거이지 거꾸로 그걸 뒷받침한 적이 없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 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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