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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작당 발언' 진화 나선 주호영…안철수도 손사래

입력 2021-04-22 19:45 수정 2021-04-23 18:35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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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작당 발언의 후폭풍이 이어지자 당사자인 국민의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진화에 나섰죠. 한 목소리로 부인한 건데요. 하지만 당 대표 후보군인 홍문표 의원은 주 대행에 대한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박준우 반장이 관련 소식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JTBC '뭉쳐야 찬다' 29회 : 단체운동을 할 적에 하기 싫다든지 이렇게 불만이 많잖아. 그럼 주장이 가서 얘기를 하는 거야. 선수들이 이런 불만이 있고, 딱 모래사장을~]

훈련을 피하기 위해 선수들이 작당모의를 하는 모습이지요. 안정환 감독 뒤에서도 아니고 바로 앞에서 대놓고 모의를 하는 건데요. 안 감독은 선수들이 저래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지만요. 화를 참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입니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이 저렇게 선수들처럼 대놓고는 아니지만 뒤에서 작당을 모의했다며 직격했었죠.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음성대역) : 내가 그 사람은 도저히 이해를 못 하겠어요. 주호영 원내대표가 안철수를 서울시장 후보로 만들려던 사람이에요. 나한테는 차마 그 말을 못하고 뒤로는 안철수와 작당을 했다고.]

이 작당 발언의 후폭풍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당 모의자로 지목된 주 대행은 황급히 진화에 나섰는데요.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지난 20일) : 작당은 당을 만드는 게 작당인데, 현상을 보는 생각은 각각 다 다를 수가 있습니다. 저는 경선과정에서 특정인을 돕거나 한 적이 전혀 없습니다. 아마 오해하고 계시는 거 같습니다.]

'작당은 당을 만드는 게 작당이다' 이렇게 농담으로 말문을 떼긴 했지만요. 아무래도 얼마 전까지 모셨던 분이 자신을 몰아세우니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주 대행은 후보 단일화가 깨지지 않는 쪽으로 노력했을 뿐이라고 거듭 해명했는데요. 안철수 대표도 주 대행과 마찬가지로 부인했습니다. 해당 발언은 사실이 아니라며 "김 전 위원장이 잘못 알고 계신 것"이라고 말한 건데요.

김 전 위원장, 당을 떠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작심 발언을 쏟아내는 이유가 뭘까요? 그것도 당내 넘버2로서 지근거리에서 자신과 손발을 맞추던 주 대행에게 말이죠.

아무래도 김 전 위원장이 모욕감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란 분석인데요. 재보궐 선거를 전후해 국민의힘 일각에서 '김종인 재추대론'이 제기됐었죠. 김종인 비대위 체제 그대로 내년 대선까지 치르자는 의견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김 전 위원장은 지난 8일 예정대로 자연인을 선언했습니다. 이후 주 대행은 김 전 위원장에게 당 상임고문 자리를 제안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마저도 "관심 없다"고 잘라냈다고 하는데요. 주 대행이 "앞으로 모실 일 없게 당이 잘하겠다"고 답하자 순간 김 전 위원장의 표정이 굳어졌다고 합니다. 주 대행은 나가셔도 걱정 끼치지 않도록 당이 잘하겠다는 좋은 취지에서 한 말이었을 텐데요. 김 전 위원장은 자존심이 상했던 모양입니다.

주 대행은 김 전 위원장 퇴임 후 국민의당과 합당을 추진했는데요. 이 대목 역시 김 전 위원장의 화를 키웠을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의 마지막 메시지는 자강이었죠.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8일) : 대의보다 소의, 책임보다 변명, 자강보다 외풍, 내실보다 명분에 치중하는 정당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당을 떠날 무렵 "안철수 대표를 조심해야 한다"고 주변에 경고했다고 합니다. 안 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꺼낸 통합론에 휘말리지 말라는 의미였는데요. 안 대표가 합당 얘기를 꺼낸 건 국민의힘을 자신의 대선 행보를 위한 발판으로 삼기 위한 속셈이었다고 판단한 듯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떠나기 무섭게 주 대행을 중심으로 당이 합당을 서두르는 모습에 실망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적의 위기는 나의 기회지요. 김 전 위원장이 주 대행을 저격하자 속으로 슬며시 웃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당 대표 주자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인데요. 자신의 경쟁 상대가 될 가능성이 큰 주 대행을 궁지에 몰아넣기 시작한 겁니다. 홍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의 말대로 주 대행이 작당한 게 맞는지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홍문표/국민의힘 의원 (음성대역) : 당 핵심 책임자인 원내대표가 자기 당 후보를 밀지 않고 타당 후보를 서울시장 후보로 만들기 위해 작당한 야합입니다.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중차대한 해당 행위인 만큼 진위가 반드시 밝혀져야 할 것입니다.]

홍 의원의 공격에 주 대행도 잠자코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는데요.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진상 조사를 해서 아니면 어떻게 할 거냐"며 '정치 공세'라고 날을 세운 건데요. 슬슬 본격적인 당권 경쟁이 시작되는 분위기입니다.

당권 다툼 말고도 국민의힘이 내분 조짐을 보이는 이슈는 또 있습니다. 전직 대통령인 이명박·박근혜 씨 사면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건데요. 두 전직 대통령들이 행한 과오에 대국민 사과를 한 '김종인 체제'가 해체된 지 불과 2주 만입니다.

[주호영/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어제) : 많은 국민들이 전직 대통령들이 오랫동안 영어 생활을 하는 거에 관해서 걱정을 하고 있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문제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홍문표/국민의힘 의원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어제) : 사면 쪽에 대통령이 손 한번 들어줬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갖습니다.]

당권을 놓고 맞붙은 두 사람, 또 이럴 때는 합이 맞는군요. 주 대행, 홍 의원 뿐만 아니라 중량급 인사들을 중심으로 사면론에 힘을 실고 있는 분위기인데요. 심지어 당내 최다선인 5선의 서병수 의원은 '탄핵 불복론'을 꺼내들었습니다.

[서병수/국민의힘 의원 (지난 20일) : 저를 포함해서 많은 국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잘못되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과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될 만큼 위법한 짓을 저질렀는지. 사법 처리되어서 징역형에 벌금에 추징금을 내야 할 정도로 범죄를 저질렀는지. 전직 대통령을 이렇게까지 괴롭히고 방치해도 되는 것인지…]

반면 소장파는 '도로 한국당'으로 가고 있다는 우려를 드러내며 맞서고 있습니다. 지금 사면을 주장하는 건 성급하다는 겁니다.

[김재섭/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불과 바로 4개월 전에 비대위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내부 진통은 있었습니다마는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 사과를 했었거든요. '비대위가 끝나고 그다음에 선거가 이기니까. 당이 과거로 다시 회귀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라는 것 때문에 20대, 30대의 지지자분들도 저한테 굉장히 많이 연락을 해주셨어요.]

초선 의원들도 지금 사면론을 꺼내든 건 야당의 쇄신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는데요. 초선인 조수진 의원은 탄핵이 잘못됐다고 주장한 서병수 의원을 향해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죠. "탄핵을 받아 물러난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며 책임 정치를 강조했는데요. 김종인 전 위원장이 떠난 후 여러모로 당이 혼란스러운 분위기인 건 맞는 것 같습니다. 그저 체제 이행 과도기에서 비롯된 일시적 혼란일지, 아니면 혼란이 지속될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 정리합니다. < 김종인 작당 발언에 주호영·안철수 손사래…사면론 두고 갈라진 국민의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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