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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딸, 아빠 좀 찾아주라"...딸에게 띄우는 편지 ㅣ한민용의 오픈마이크+

입력 2021-05-07 18:04 수정 2021-05-07 18:18

'수십 년째 배달 중인 아빠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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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째 배달 중인 아빠의 편지'

'가정의 달' 5월이 되면, 더 서글퍼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수십 년째 잃어버린 자식을 찾아 헤매는 부모님들입니다. 전단지를 돌리고, 현수막을 걸고, 스티커를 붙이며, 자식을 찾고 있습니다.

[한민용의 오픈마이크] "우리딸, 아빠 얼굴 기억나니"…어딘가에서 잘살고 있을 너에게
(기사 바로 가기 : https://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2002612)

실종 아동 가족들은 늘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십니다. 갑자기 전화를 드려도, 만사 제쳐놓고 달려와 주십니다. 전단지 수만 장 돌리는 것보다, 짧게라도 방송에 나오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믿으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죄송하게도, 그런 믿음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민용의 오픈마이크] 어린이날 딸 손 대신 전단지 쥐고 어린이대공원에…"자식을 찾고 있어요"
(기사 바로 가기 : https://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949499)

〈오픈마이크〉는 꼭 1년 전에도, 딸 정유리 양을 애타게 찾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전해드렸지만, 기적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습니다. 올해는 아빠의 목소리가 더 널리 퍼지길 바라는 마음에, '아빠의 편지'를 온라인 공간에 띄웁니다. 정유리, 최준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어여쁜 딸들에게 부디 닿기를 바랍니다.

 
〈출처=실종 아동 가족〉〈출처=실종 아동 가족〉

우리 딸, 정유리에게.

초등학교 6학년이던 1991년 8월 5일, 안산시 단원구에서 실종

"유리야. 아빠 기억나니? 아빠 얼굴 기억나? 미안하지만 마스크 좀 벗고, 한 번 벗을게요. 안경도 벗고. 마스크도 벗고.

아빠 기억나? 이 얼굴 이대로 보고서 아빠 좀 빨리 찾아줘라. 아빠는 언제 어디서라도 네가 어디가 있다면 내 몸이 두 쪽, 세 쪽, 열 쪽이 난다고 하더라도 찾아가서 너를 건질 수가 있어. 아빠의 심정이다. 그 무엇하고도 바꿀 수 없는 내 자식이니까 제발 네가 아빠 좀 찾아주면 안 되겠냐.

우리 딸은 지금 같은 하늘 아래서는 숨을 쉬고 있으리라고 믿고 있어. 너는 저 하늘에 별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느 경찰서에 가든지 아빠는 DNA, 엄마 DNA 다 저장이 돼 있어. 네 것만 채취를 하면 엄마, 아빠를 금방 찾을 수가 있어. 바로 찾을 수가 있어. 제발 부탁한다. 빨리 만나자. 사랑한다. 유리야.

우리 국민 여러분들 제발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방송을 보시고서 유리와 비슷한 그런 아이를 어디서 보신 적이 있으면 제발 제보 전화 좀 많이 좀 해주시면, 방송국이나 저한테 제보 전화 좀 많이 해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내 자식이 아니다. 나는 상관 없어', 그렇게 생각하시지 말고 '내 자식이다. 내 손녀 딸이다', 그렇게 생각하시고 하루 빨리 찾게끔 해주십시오. 간절한 부탁입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출처=실종 아동 가족, 인디스토리〉〈출처=실종 아동 가족, 인디스토리〉


우리 딸, 최준원에게.

6살이던 2000년 4월 4일, 서울 중랑구 망우1동 염광아파트 놀이터에서 실종

"준원이 헤어진 지 벌써 20년이 넘어갔네. 똑똑하니까 영리하니까 어디서든 잘 생활하고 있으리라 믿고 있고 꼭 만나리라고 생각을 해. 어디서든지 건강하게 잘 참아주고 견뎌줬으면 좋겠다. 아빠도 너 만나는 그날까지 너를 찾고자 하는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거야. 아빠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을 것이고. 언니, 동생, 엄마 다 보고 싶어 하니까 우리 최대한 빨리 만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시청하실 모든 대한민국 국민께도 부탁을 좀 드리고 싶어요.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우리 비슷한 주원이만 이라도 보시면 꼭 제보해주시면 우리 준원이 바로 찾는 거거든요. 관심을 좀 많이 가져주시고 제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모든 국민도 해당되겠지만 우리 장기실종아동들이 무관심인, 관심 밖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에 이렇게 해결을 못하는 거예요. 대한민국 정부에서도 조직을 잘 활용해서 나서준다면 우리 아이들 다 가정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경찰청, 보건복지부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17부 17청이죠. 다 해당됩니다. 또 그 관계 부처 합동회의라는 것도 있어요. 만들어져 있기는 해요. 그런데 단 한 번도, 단 한 번도 회의를 연 적이 없더라고요. 정부에서 나서지 않으면 우리 너무 길어집니다. 하루 빨리 좀 나섰으면 좋겠습니다."

 
〈출처=실종 아동 가족〉〈출처=실종 아동 가족〉



++아주 조그마한 단서라도 실종 아동 가족에게는 큰 힘이라고 합니다.
주저 말고 이쪽으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정유리 양 가족 : 010-4337-2487
최준원 양 가족 : 010-5215-1890
실종아동찾기센터 :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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