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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안일화로 승리" 이준석 "간일화"…야권 기싸움

입력 2022-01-1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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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야권 단일화를 놓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신경전이 뜨겁습니다. '안일화', '간일화'같은 표현이 난무했는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19일) 간만에 서울에 함박눈이 펑펑 내렸습니다. 어렸을 때는 눈을 보면 마냥 신났는데요. 군인일 때는 눈 치울 생각에 끔찍했더랬죠. 전문 용어로 '하얀 쓰레기'라고도 불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몹쓸 직업병 탓인지 몰라도요. 눈을 보고 있으니 별안간 사고회로가 '단일화'로 이어졌습니다. 이제 야권은 본격적인 단일화 대전의 막이 오른 분위기인데요. 오늘 벌어진 양측의 기싸움을 보면서 문뜩 눈싸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눈싸움 선수는 '윤석열 대 안철수'여야 맞지만요. 국민의힘은 윤 후보 대타로 나선 분이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인데요. 정치권의 대표적인 '톰과 제리' 같은 관계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지난해 11월 3일) : (이준석 대표는) 아직도 정치평론가 때 그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긴 합니다만, 저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요. 저는 제가 가진 에너지 모두를 쏟아부어서 우리나라 미래에 대한 생각만 하고 있어서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 지난해 11월 3일) : 안철수 대표는 패널도 못 해요, 지금 정치하는 데 나와 가지고. 패널이 무슨 아무나 하는 건 줄 아십니까? 너는 패널이고 나는 정치인이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굉장한 신분 의식이고 자의식 과잉입니다. 적당히 하십시오.]

지난해 말에 벌어졌던 '패널설전'인데요. 사실 '톰과 제리'는 애증의 관계죠. 하지만 이 두 분에게는 딱히 '애'가 있나 싶기도 합니다. 스노우볼 효과(Snowball effect), '티끌 모아 태산'과 비슷한 말입니다. 눈사람을 만들 때 주먹만 한 눈덩이를 계속 굴리다 보면 커지는 현상에 빗대 '복리의 마법'을 설명한 용어인데요. 이 두 사람간 악감정의 크기도 이미 여러 굴곡을 거치면서 스노우볼 효과가 나타난 것 같습니다. 오늘도 단일화를 둘러싸고 서로 그간 쌓인 감정의 눈덩이를 여지없이 던졌습니다.

먼저 포문을 연 건 이준석 대표인데요.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을 두고 '반사이익'이라고 쏘아 붙였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또 이렇게 지지층을 특히 저희가 가지고 있던 2030 지지층이 일시적으로 이전되어서 수치가 좀 상승했던 것에 너무 고무되어 가지고 지금 많은 말을 하고 계신데…]

선대위를 둘러싼 갈등 국면 때 윤 후보에게 잠시 등을 돌렸던 이들이 안 후보에게 갔다는 분석이죠. 안 후보가 어부지리를 취했을 뿐 스스로 잘해서 지지율이 올라간 게 아니라고 꼬집은 건데요. 안 후보는 '자체발광'이라고 맞섰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여론조사들을 보면 윤 후보가 어느 정도 조금 오를 때 저는 더 많이 오르고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그것만 봐도 반사이익이 아니라는 증거이기도 하고요. '안철수가 무섭다, 내가 초조하다.' 그렇게 이준석 대표 발언은 해석하시면 됩니다.]

안 후보, 도발에 맞도발로 대응했죠. 이 대표가 초조하기 때문에 계속 자신을 견제하는 거라고 짐짓 여유를 보였는데요. 마치 지난해 합당 대전의 데자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해 8월 4일) : 계속 반복해서 묻습니다. 예스입니까 노입니까.]

[안철수/당시 국민의당 대표 (지난해 8월 4일) : 야마시타 중장이 했던 말이 '예스까 노까' 항복할래 말래?]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해 8월 5일) : 이준석에게서 일본군 전범이 연상된다고 하면 국민의힘은 그렇다면 2차대전 때 일본군 정도 된다고 인식하는 것입니까. 상식을 벗어나는 발언입니다. 사과하십시오.]

안 후보는 여기서 비장의 눈덩이를 꺼내들었습니다. 이름하야 '안일화'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안일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 '안철수로 단일화하는 거 아니면 안 한다' 이런 의미인 거예요?)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이재명, 윤석열 1대1 싸움이든지 아니면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3대 싸움이든지 어차피 이재명 후보가 이길 확률이 많다고 생각하면 그러면 다른 방법은 없다. 결국은 저와 이재명 1대 1로 싸우는 수밖에 없다.]

안일화, '안철수로 단일화'라는 뜻인데요. 이재명 후보와 1대1로 맞붙었을 때 더 경쟁력 있는 후보는 자신이니 야권 승리를 위해선 안일화가 맞다는 논리입니다. 그간 단일화의 '단'자도 꺼내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살짝 기류가 바뀐 셈입니다.

[김현정/진행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안철수 후보의 톤이 바뀌었어요. 조금 미묘하게 달라진 걸 저는 느끼는데요.]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재명, 윤석열 후보 같은 경우에는 자기가 잘 하면 돼요. 그냥 무조건. 그런데 안철수 후보가 다자구도에서 1등을 하기는 지금으로 봐서는 제가 볼 때는 좀 쉽지 않아 보이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한 고려가 왜 없겠습니까?]

[윤희웅/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 (CBS '한판승부' / 어제) : 안철수 후보가 15% 내외를 가지고 있다고 하면 무조건 가는 거죠. 혼자서는 못 이기고 합치면 이길 수도 있다 이러면 단일화 국면이 시작되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됐다고 보고.]

그럼 이 안일화라는 것이 가능한 시나리오 일까요? 무조건 안 후보로 단일화하려면 윤 후보의 양보없이는 쉽지않을텐데요.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문재인 후보하고의 단일화 때도 (안철수 후보가) 사퇴를 했지 않습니까? 본인이 2012년 선거 때. 그런 그림인지는 잘 모르겠는데…안 후보의 저런 말씀이 맞아떨어지려면 딱 하나가 있겠죠. 안 후보의 지지율이 폭등을 해서 윤 후보가 3등 정도로 다자에서도 3등으로 밀리고 양자에서는 말도 안 되게 (이재명 후보에게) 밀리면 그런 그림이 만들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안일화'는 안일한 생각이란 걸까요. 이 대표는 안일화가 안 후보의 뇌피셜일 뿐이라고 맞받아쳤는데요. 안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은 '간일화'라고 비꼬았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단일화 협상이란 것이 지분싸움이나 이런 것으로 비추어지면서 건설적이지 않은 논쟁으로 가는 경우를 국민들께서 많이 보셨기 때문에 간을 보는 형태로 간일화 이렇게 얘기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단일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국민들이 보기 싫어하는 모습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간만 보는 단일화란 뜻인 거 같은데요. '간철수'란 안 후보의 별명을 겨냥한 발언인 것 같습니다.

[정진석/국회부의장 : 어떤 방식으로 하겠다는 이야기는 여지껏 안 해. 계속 간만 봐.]

단일화 과정에서 지리한 협상이 벌어지면 오히려 역효과만 날 것이란 판단인데요. 이 대표는 다자구도로 가도 윤 후보가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이른바 '다자필승론'입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한마디로 정리하면 3자 필승론인 거죠? 3자 구도로 가도 이긴다, 이런 거죠?) 지금 상황에서 수치들은 그렇게 나오고 있고요. 이렇게 봅니다. 서울시장 선거 때도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단일화라는 것이 말 그대로 산술 합으로 지지율이 나오는 경우가 드뭅니다.]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때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전략과 비슷한데요.

[김종인/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해 1월 12일) :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지금 변화의 바탕을 갖다 깔고서 4월 7일까지 가면은 우리가 이긴다는 나는 확신을 갖고 있어요. (3자 구도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는 말씀.) 2자 구도로 가면은 좋겠지만 단일 후보가 안 돼서 자기도 나가겠다고 하는 걸 막을 수는 없잖아요.]

김 전 위원장, 비록 물러나긴 했지만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 "지금 돌아가는 꼴을 보면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그러면서 다자구도로 가더라도 정권교체에 적합한 후보는 '제1야당의 후보'라고 했습니다. 안 후보도 쉬이 물러나지 않았는데요. 단일화가 되지 않아도 아쉬울 것 없다는 반응입니다. '완주' 의사를 다시 한 번 분명히 했습니다. 설사 야권이 지더라도 그 책임은 국민의힘에 있다고 못박았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쨌든 저는 어차피 만약에 제가 포기를 하더라도 질 확률이, 야권이 질 확률이 많기 때문에 저는 끝까지 갈 겁니다. 야권이 패배한다, 그러면 가장 큰 책임은 제1야당에 있습니다.]

이 대표의 조력자가 김종인 전 위원장이라면 안 후보 측에선 인명진 목사가 팔을 걷어 붙였는데요.

[인명진/목사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윤석열 후보가 혼자 해도 3자 필승론이다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 같은데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대표 같은 사람이 대표적으로 그런 사람인데 그거 아주 잘못된 생각입니다. 무슨 윤석열 후보가 1등입니까? 안철수 후보의 도움 없이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 될 수 있습니까?]

다만 안 후보와는 살짝 결이 다릅니다. 안 후보는 안일화만 가능하다고 하고 있지만 인 목사는 어떻게 해서든 야권 단일화는 필요하다는 뉘앙스입니다.

[인명진/목사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국민들이 다 60% 이상이 단일화를 지지하는데 안철수 후보가 나는 아니다 그러면 국민적 지지를 받아서 대통령이 될 수 있겠습니까? 국민들이 아니다 그러면 안 해야 되는 것이고 이거다 하면 그렇게 따라가야 하는 거고 그런 것이 정치인의 숙명 아닙니까.]

네, 오늘의 인물은 안철수·이준석 두 사람이었는데요. 두 사람 간의 단일화 눈싸움 소식을 살펴봤습니다. 몇 번의 눈싸움으로 그칠지, 스노우볼 효과로 눈사태가 될지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안일화 vs 간일화…막 오른 야권 단일화 대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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