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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보선'·이재명 '문심' 변수…국민의힘, '별'은 내 가슴에?

입력 2021-03-08 19:23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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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내년 3월 9일 이른바 '개나리 대선'이 치러지죠. 선거가 1년 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각 당의 대선 경쟁도 본격화하는 모습인데요. 여권에선 4·7 재보선 결과와 이른바 '문심'이 어디로 향하느냐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반면,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던 야권에선 단숨에 대선후보 지지율 1위로 올라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내일(9일)이면 차기 대선이 딱 1년 남게 됩니다. 지난 7개월 동안 더불어민주당을 이끌었죠. 이낙연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날이기도 합니다. 취임 때만 해도 이른바 '어대낙' 대세론이 거셌는데요. 지금은 지지세가 한풀 꺾였습니다. '어대낙' 대신 '이대만'이란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총리와 당 대표, 앉은 자리가 달라서일까요? '사이다 총리' 이미지도 빛이 많이 바랬습니다.

[김성태/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2017년 9월) : 오죽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통화하면서 한국이 대북 대화 구걸하는 거지 같다는 그런 기사가 나왔겠습니까.]

[이낙연/당시 국무총리 (2017년 9월) : 김성태 의원님이 한국 대통령보다 일본 총리를 더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한편으론 그냥 '엄중 낙연'의 모습만이라도 좀 유지했더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무리수를 뒀던 걸 생각하면 말입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1월 1일) : 사회 갈등을 완화하고 국민 통합을 이뤄야 합니다. 적절한 시기에 (사면을) 대통령님께 건의드릴 생각입니다.]

결국,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여권 대선주자 1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7개월짜리 시한부 당 대표직. 이 대표에겐 성배가 아닌 독배였던 셈입니다. 이 대표도 이대로 물러날 순 없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4·7 재보선.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대신,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한 겁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 박영선은 구상과 전략을 동시에 갖춘 아주 보기 드문 지도자입니다. 시민 여러분께서 박영선 후보에게 서울시정을 맡겨주시면 시민 여러분께서 함께 꿈꾸시던 그러한 서울을 앞당겨 실감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에겐 이번 재보궐 선거가 마지막 기회일 수 있습니다. 당장, 7월부터 당내 대선 경선 일정이 시작됩니다. 그 전엔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다만, 이 선대위원장직. 양날의 칼입니다. 서울과 부산 두 곳에서 모두 패한다면,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닙니다. 이른바 '문심'이란 큰 장애물을 넘어야 합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여전히 40%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지지율보다도 높습니다. 문 대통령을 콘크리트처럼 받치고 있는 이 핵심 지지층들. 이들이 누구를 선택하느냐가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입니다. 일단, 이 지사를 지지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비록 '무혐의'로 결론이 나긴 했지만,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 아직 문 대통령 지지자들의 기억 속에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당시, 탈당론이 불거지기도 했었죠?

[이철희/전 의원 (JTBC '썰전' / 2018년 11월) : 이 지사가 억울하다고 할지라도 저는 지금쯤이면 자진 탈당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자진 탈당해서 '내 명예를 회복해서 다시 돌아오겠다' 이렇게 해야지, 지나치게 정쟁화시켜서 또는 정치 세력 간의 다툼으로 만들어버리면 팩트는 온데간데없고 서로 막 감정싸움, 이전투구가 되는 거거든요.]

이 '반 이재명' 정서. 최근에 불거진 '대선 경선 연기론'과 무관치 않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른바 '제3후보론'과 맞물려 있습니다. 이재명 지사를 꺾을 '친문 성향'의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자는 겁니다. 정세균 총리와 김경수 경남지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요 후보군으로 꼽히는데요. 최근 한목소리로 '이재명 때리기'에 나섰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정세균/국무총리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19일) : 이제 소득이라고 하려면 어느 정도 금액이 돼야 될 거 아니겠습니까? 예를 들어서 10만원을 가지고 소득이라고 얘기를? 쓸데없는 데다가 우리가 그 이 전력을 낭비합니까?]

[김경수/경남지사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24일) : 기본소득에 대해서 지금 논쟁이 우리가 뭐가 더 급하냐 하는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복지예산이 얼마나 우리가 좀 열악하냐 이렇게 가는 건 바람직해요. 그런데 이게 기본소득에 대해서 찬성이냐 반대냐를 놓고 찬반 논란이 벌어지는 건 적절치가 않아요.]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이 상황을 이렇게 표현하기로 했습니다.

[홍준표 (음성대역) : (문재인 대통령이) 현 정치권에서 야당보다 더 배신과 보복의 성향이 짙은 이재명 경기지사를 그대로 방치 하고 대선 구도를 짜려고 할까요? 퇴임 후 안전을 위해 어떤 공작으로 판을 짜고 친문 대권주자를 만들어 가는지 우리 한번 지켜 보고 더이상 속지 않을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홍 의원, 요즘 이 지사에 대한 관심이 지극합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이 지사와 관련된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는데요. 꽤 거친 표현들도 눈에 띕니다. 영화 속 이 장면이 떠오를 정도인데요. "난 한놈만 팬다"

이 지사의 반응, 차분하기만 합니다. 과거와는 체급이 좀 많이 달라졌죠. '잽' 정도라고 생각하는 듯, 가볍게 맞아줬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지난 3일) : 국가를 위해서나 또 저를 위한 충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찰의 계기로 삼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민주당의 대선 주자 경쟁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국민의힘에 비하면 행복한 고민입니다.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도 이렇다 할 대선 주자가 없습니다. 오늘 나온 대선주자 여론조사 결과인데요. 2%를 기록한 유승민 전 의원이 유일합니다. 본인이 국민의힘의 '적장자'라고 주장하는 홍준표 의원을 포함시킨다고 해봐도 7%대 지지율입니다.

대선 승리를 위해선 '백마 탄 초인'이 필요한 상황인데요. 기다리던 초인이 등장하긴 했습니다. 지난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죠. 윤석열 전 총장이 32.4%로 단숨에 지지율 1위에 오른 겁니다. 윤 총장의 사퇴 명분도 먹혀들었습니다. '법치 위기' 발언에 '공감한다'는 답변이 56.6%에 이르렀습니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오차범위 밖에서 크게 앞섰습니다.

국민의힘은 '반색'하는 분위깁니다. 윤 전 총장을 별에 비유했었죠.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런 반응을 내놨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내가 보기에 윤석열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은 거 같아.]

그런데 말입니다. 국민의힘에서 마냥 좋아할 일인가 싶기도 합니다. 윤 전 총장, 아직 정치를 하겠다! 명확한 의사표현은 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여권 후보는 아니라지만, 그렇다고 국민의힘 후보도 아닙니다. 국민의힘의 뿌리, 이명박·박근혜 정부죠. 적폐청산 수사에 칼날을 쥐었던 사람이 바로 윤 전 총장입니다. 그 수사, 국민의힘에선 여전히 이런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재오/전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1월 4일) : 당사자들은 지금 그동안의 2년, 3년 걸쳐서 감옥 산 것만 해도 억울한데, 억울한 정치 보복으로 잡혀갔는데…]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1월 4일) :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재판이 이루어져서 한 사람에 대해서 징역 17년, 한 사람은 처음에 징역 30년 했던 게 20년으로 줄였다고 한다는데 그 내용을 보면 과연 이게 그렇게 선고해야 될 것인지 강력한 의문이 드는 겁니다. 그러니까 정치 보복이라고 하는 것이고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과 손을 잡는다면, 적폐 수사에 앞장섰던 검찰 조직. 입장이 꽤 난처하겠죠. 더욱이 윤 전 총장은 중수청 설치 등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맞서 '부패완판'을 주장했었습니다. '반부패'를 기치로 내걸고 말입니다. 어쩌면 국민의힘 입장에서 윤 전 총장은 '그림의 떡'일 수 있습니다. 다만, 정치는 생물이죠. 윤 전 총장이 이런 발언도 하긴 했었습니다. 뒤에 말이 잘린 거다, 해명을 하긴 했지만 말입니다.

[윤석열/당시 검찰총장 (2019년 10월) : 이명박 정부 때 중수부 과장으로 특수부장으로 한 3년간 특별 수사를 했는데 대통령 측근과 형, 이런 분들을 구속을 할 때 별 관여가 없었던 것으로 상당히 쿨하게 처리했던 기억이 나고요.]

여권과 날을 세웠던, 유력 대선 후보의 등장. 민주당 입장에선 반가울 리 없습니다. 연일, 윤 전 총장에게 십자포화를 날리고 있는데요. "배은망덕", "탐욕끝판", "파렴치한" 거친 표현들도 등장했습니다. 오늘은 이른바 '기획사퇴론'까지 제기됐습니다.

[김경협/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중수청 설치하고 수사기소권 분리를 명분으로 삼고 있는데 그것도 사실은 금년 1월 달에 본격적으로 제기됐던 문제였습니다. 지금 좀 생뚱맞은 사태인데요. 이게 보면 내년까지의 대권 일정을 고려해서 미리 탈색 기간과 준비 기간들을 감안해서 기획적으로 사퇴를 한 것이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당신 검찰 다 해체해버리고 당신 완전히 식물 총장 확실하게 만들겠다. 수사권 전부 빼앗아버리겠다'라고 해서 할 수 없이 쫓겨 나갔는데 쫓아내놓고 '왜 이렇게 이때 나갔느냐?' 이렇게 말하면 정말 웃기는 사람들이다. 쫓아낼 때는 언제고, 나가니까 왜 나갔냐고 하는 거죠.]

윤 전 총장이 한동안 정치권과 거리를 두며 '정중동' 행보를 보이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많았죠. 그런데 예상보다 빠르게 '장외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언론과 인터뷰에 나서 'LH 직원들의 땅투기 문제'를 비판했는데요. '망국의 범죄'라며 적극적인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겁니다. 뭐, 여기까진 반부패를 강조해왔던 윤 전 총장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발언이다,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재보선도 언급을 합니다. "선거 의식해서 얼버무려서는 안된다"고 말입니다. '여든 야든'이란 단서를 달긴 했지만, 누가 봐도 민주당을 향한 발언입니다. 이미 국민의힘에선 검찰 수사를 요구하고 나섰죠?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만약에 검경 조사권 조정으로 검찰수사가 안 된다면 수사권 조정이 벌써 문제가 드러난 거 아니겠습니까? 이런 중대한 국가적인 사항, 수사 경험과 수사 역량이 필요한 사항에 제대로 된 수사 기관이 수사 못하는 상황이 오도록 한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면 그 자체를 재검토해야 할 것이고…]

윤 전 총장의 이 발언, 엄살이었나 봅니다.

[윤석열/당시 검찰총장 (2019년 10월) : 자부까지는 몰라도 정무감각이 없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습니다.]

별의 순간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은 윤 전 총장. 항성이 될지, 별똥별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그동안 정치권에선 대선을 앞두고 수많은 별들이 뜨고 졌으니 말입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대선 D-1년, 이낙연 '보선'·이재명 '문심' 변수…국민의힘, '별'은 내 가슴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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