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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이건희 상속세 12조원'…한국 상속세는 세계 최고 수준?

입력 2021-04-29 20:03 수정 2021-04-2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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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팩트체크해보겠습니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남긴 재산, 모두 26조 원입니다.

삼성 일가는 이 가운데 상속세로 12조 원을 내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놓고 "우리나라 상속세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징벌적이고 과도한 세금이다, 완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보도들이 많았습니다.

갑자기 나온 건 아닙니다. 경제계에서 반복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주장입니다.

정말 우리나라 '상속세'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볼 수 있을지 따져보겠습니다.

우선, 가장 높은 세율로만 따지면 다른 나라와 비교해 높은 편인 건 맞습니다.

30억 원이 넘는 재산을 상속하게 되면 최고 세율 50%를 적용받습니다.

삼성처럼 자식에게 물려줄 때 세금 매기는 경우로만 따지면 OECD 나라 가운데 일본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그러나 이건 가장 높은 세율이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로 부담하는 상속세율이 어느 정도인지로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재산 규모에 따라 세율이 다르고, 이런 저런 이유로 공제, 세금을 깎아주기 때문입니다.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를 보면 상속세 실효세율은 평균적으로 28% 수준입니다.

전체로 따져보면 실제 세율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높다고 보기 어렵다는 겁니다.

다만, 이건희 회장의 경우는 물려주는 재산 자체가 천문학적인 금액입니다.

게다가 대부분 주식 형태라 할증, 추가 세율까지 붙었습니다.

주식은 경영권 승계와 직결되는 재산입니다.

삼성 일가 같은 극소수 재벌이 경영권 승계로 이어질 수 있는 거액의 재산을 물려줄 때는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재계에서는 상속세가 '경영권 보장'을 어렵게 하는 징벌적 조치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반면 이건 재계의 일방적 입장이란 반론도 당연히 가능합니다.

세금 없이 부를 대물림하겠다는 주장을 '징벌적'이란 표현으로 감추려한다는 겁니다.

삼성전자는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각에선 '통 큰 사회 환원'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상속세 12조 원은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세금이라는 겁니다.

[이학수/당시 삼성전자 부회장 (2008년 4월 22일) : 누락된 세금 등을 모두 납부한 후 남는 돈을 회장이나 가족을 위해 쓰지는 않겠다고 하면서 유익한 일에 쓸 수 있는 방도를 찾아보자고…]

의료 지원을 위해 써달라며 내놓은 1조 원은 13년 전 불법차명계좌 논란 당시 대국민 사과를 통해 약속한 겁니다.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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