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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역량 2% 불과한 미국이 제재해봐야..."아시아 국가들이 나서야"

입력 2021-03-08 15:36 수정 2021-03-0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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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발포에 몸을 숙인 미얀마 시위대의 모습. 〈사진=로이터〉 경찰발포에 몸을 숙인 미얀마 시위대의 모습. 〈사진=로이터〉


"일요일 아침, 가족들은 그가 '기절' 후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고, 피에 젖은 시신을 인계받았다."

미얀마 매체 이라와디가 현지시간 7일 보도한 내용입니다.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소속 지역구 의장 킨 마웅 랏(58)이 숨졌습니다. NLD당은 아웅산 수지 국가 고문이 이끄는 당인데요. 이 매체는 "그는 구금된 후 고문을 당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습니다.

미얀마 군부의 강경 진압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일반 시민들에게 총을 쏠 뿐 아니라 NLD당 소속 주요 인사들을 구금하고, 고문까지 하고 있는 겁니다.

◇ 미국 제재 비웃는 군부, 그 이유는?


 
사진.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세 손가락을 들고있는 미얀마 시위대. 〈사진=로이터〉사진.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세 손가락을 들고있는 미얀마 시위대. 〈사진=로이터〉

국제사회의 규탄도 이어지고 있지만, 군부는 꿈쩍하지 않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나서 미얀마에 대한 경제 제재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4일 미국 상무부는 미얀마 국방부, 내무부, 미얀마경제 기업, 미얀마경제지주회사 등 4곳을 수출규제 명단(entity list)에 올리기도 했죠. 하지만 오히려 미얀마 군부는 "제재에 익숙하다"며 콧방귀를 끼고 있습니다.

미얀마 경제를 연구해온 박현용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안타깝게도 미얀마 경제 구조상 서방국의 제재가 군부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얀마가 서방국가들과 교역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미국과 교역량 2%뿐…"아시아 국가들이 나서야"

미얀마 통계청 자료를 살펴볼까요. 지난 2019년 10월부터 2020년 8월까지 미얀마의 무역통계를 보면, 가장 교류가 많은 국가는 중국입니다. 전체 수출입액 중 중국과의 교역량이 무려 37%를 차지합니다. 그 뒤로는 싱가포르(17%), 태국(11%), 말레이시아(6%), 인도네시아(6%)가 뒤를 이었습니다. 주요 교역국은 모두 아시아 국가들입니다.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단 2%밖에 안 됩니다. 유럽국가인 독일, 프랑스와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1%입니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제재가 주는 타격이 극히 미미하다는 의미입니다. 박 교수 역시 "미국과 유럽과 교역하는 규모가 크지 않아서 군부가 서방국의 목소리를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걸까요? 박 교수는 "아시아 국가들이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는데요. "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교역량이 많은 아세안국가가 무역 거래를 단절하거나 외교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한다면,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 한국말로 "함께해줘서 고맙다" 인사하는 미얀마인들

 
미얀마 군부를 규탄한다고 밝힌 문재인 대통령. 〈사진=문재인 대통령 트위터〉미얀마 군부를 규탄한다고 밝힌 문재인 대통령. 〈사진=문재인 대통령 트위터〉


지난 6일 아시아 국가 정상 중에선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미얀마 군부를 규탄한다는 목소리를 냈는데요.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얀마 국민들에 대한 폭력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며 "더 이상 인명의 희생이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다수 미얀마 국민들은 한국어를 사용하며 "미얀마 국민들과 함께해줘서 고맙다"며 인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미얀마 국민을 위해 아시아 국가들의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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