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 사건과 비슷한 사건이 지난해 미국에서도 있었습니다. 스무살 여군이 상관에 성폭행을 당하고 결국, 목숨을 잃은 사건입니다. 이 사건 이후 미국 의회는 군내 성범죄 사건 처리를 지휘관이 아닌, 별도의 독립기구가 하는 법안을 추진했고 현재 처리를 앞두고 있습니다. 우리도 참고할 만한 부분이 있어 보이는데요.
홍희정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6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여군 바네사 기옌.
기옌은 군 내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며 주변에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2주간 실종된 기옌은 심하게 훼손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용의자로 지목된 상관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기옌의 사연이 알려지자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증언이 쏟아졌습니다.
용기 내 상관에 신고했지만 사건을 묻으라며 협박을 받은 게 한두 건이 아니었습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군내 성범죄 피해자 수가 약 2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마크 밀리/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 (현지시간 5월 9일) : (군내 성범죄) 피해자 수는 줄지도 않고 있어요. 이것은 아군에 대한 아군의 공격입니다.]
그동안 지휘관들은 군내 성범죄 사건 처리를 자신의 지휘 조직이 아닌 전문 검사에게 맡겨야 한다는 방안에 수십 년간 저항해왔습니다.
[커스턴 길리브랜드/미국 상원의원 : 그들은 종종 가해자나 피해자가 누군지 알고 있기 때문에 불행하게도 편견을 가진 채 조사가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독립기구에서 조사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로이드 오스틴/미국 국방장관 (현지시간 10일) : 분명히 우리가 해온 건 효과가 없었습니다. 저희가 설립한 독립심사위원회가 권고안을 제시해 주었고, 그 피드백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군 성범죄 사건을 수사할 독립기구를 설립하자는 바네사 기옌 법안은 지난달 발의됐습니다.
이 법안이 의회 문턱만 넘으면 군이 사건을 축소, 무마시키는 걸 막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화면출처 : A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