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한국 양궁이 강한 이유를 꼽으라면 '공정한 선발 시스템'이 빠질 수 없습니다. 오로지 실력만 보고 뽑는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면 바로 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왔다 하더라도 똑같이 경쟁해 이겨야 합니다.
"선발전이 올림픽보다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 계속해서 서준석 기자입니다.
[기자]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하트를 그려보이는 여자 양궁 선수들.
이 세 선수는 이번 올림픽이 처음입니다.
우리 양궁 역사상 올림픽 출전 경험이 없는 선수로 여자 대표팀을 꾸린 것은 1996년 애틀랜타 이후 25년 만입니다.
'경험 부족' 우려에도 이들이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하고도 공정한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 덕분입니다.
선수들은 세 차례에 걸친 선발전 동안 4000발 넘는 화살을 쏘며 꾸준한 실력을 입증해야합니다.
평가 요소는 오로지 과녁 꽂힌 점수.
특히 양궁협회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공정성을 더 높였습니다.
기존 국가대표 선수라면 1, 2차전은 건너 뛰고 3차전부터 선발전에 참여했는데, 이번엔 모두 똑같은 출발선에서, 1차전부터 참여하게 한 겁니다.
리우올림픽 2관왕이자, 선발전 당시 국가대표였던 장혜진은 2차 선발전에서 탈락했습니다.
게다가 양궁협회는 올림픽이 1년 미뤄지자, 선발전을 한 번 더 치렀습니다.
부상으로 첫 국가대표 선발전에 기권했던 17살 고교생 궁사 김제덕은 바로 이때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양궁 최연소 메달리스트이자 2관왕은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오진혁/양궁 국가대표 : 항상 그해의 올림픽이 끝나면 그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발전하려고 (했습니다.) 저희가 선발전도 더 치열하게 치렀고, 그래서 선수들의 경기력이 나아지지 않았나.]
로이터는 한국 양궁이 "메이저리그와 프로풋볼과 같은 전문적인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했고,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궁수들에겐 올림픽에 가는 것이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어렵다"고 보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