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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뉴스+] '큰 배움' 사라지고 학자금 대출만 남은 '코로나 대학 현장'

입력 2021-03-30 15:34 수정 2021-03-30 15:36

학자금 대출 얻어 대학 왔는데 3학기째 비대면에 등록금은 그대로…"이게 최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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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 대출 얻어 대학 왔는데 3학기째 비대면에 등록금은 그대로…"이게 최선입니까"

새 학기가 시작됐습니다. 대학도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썰렁합니다. 대부분의 수업은 비대면으로 이어지고, 학생들의 일과는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는 겁니다. 90년대생 기자들이 만드는 [구스뉴스]는 지난 주 '비운의 코로나 학번'들을 만났습니다(이전 기사 보기: http://naver.me/FS6wWCjm ). 방송에 다 담지 못한 목소리들, [구스뉴스+]를 통해 지금부터 들어 보시죠.

[인터뷰]

"저는 20학번 윤준형입니다.
코로나로 신입생 생활이 없어진 '코로나 학번'입니다."

Q. 코로나 이후 3학기째인데, 수업은 어떻게 듣고 있나요?

"여기도 이 화면이고, 여기도 이 화면이고… 36분 동안 계속 이 화면만 보고 있어요."

등록금은 그대로, 수업의 질은 하락

"솔직히 주변에 농담으로 450만 원짜리 EBS 강의 듣는다고 하거든요. EBS가 더 나을 것 같다고. (교수님) 자신이 쓴 교재를 사서 여기 몇 쪽부터 몇 쪽까지 읽어서 감상문 써내라. 그런 건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건데… 대학 수업을 그렇게 한다는 게 많이 아닌 거 같고."

아무리 코로나였다지만… 대학, 이게 최선입니까?

"'대면일 수도 있다..' 허황되게 말했다가 연장되고, 또 4주 연장되고. 이러다 보니까 그 대면(수업)을 준비하기 위해서 방을 얻었거든요."

'졸업장만 있으면 된다'고요?
저희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소프트웨어로 전공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고등학교도 특성화고로 전공 살려서 왔고. 이걸 깊이 배우려고 대학교에 온 거거든요. 졸업장만 받으려고 하면 이렇게 해도 상관이 없는 건데 내가 원하는 수준의 수업을 못 듣고, 그런데 돈은 똑같이 내고."

"사회는 '대학은 나와야 한다' 강요하고,
대학은 코로나를 핑계로 제대로 가르치려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윤준형 씨 대학 관련 지출 내역. 출처: 윤준형 씨 제공.윤준형 씨 대학 관련 지출 내역. 출처: 윤준형 씨 제공.

20학번 대학생 윤준형 씨는 배운 건 없는데 빚만 늘었다며, 지출 내역을 보내왔습니다. 생활비는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자영업자인 부모님이 힘들게 마련한 돈이고, 학자금 대출은 미래의 준형 씨가 벌어 메워야 할 돈입니다. '부모님 등골 빼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데, 학교는 3학기째 질 낮은 수업을 바로 잡지 않아 답답하다고 했습니다. 운 좋게 가르침에 대한 특별한 의지를 가진 교수를 만나야 무언가 얻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부 발 빠른 대학들은 이번 학기부터 수강 인원이 10∼20명인 이론 수업도 대면으로 전환했지만, 준형 씨에게는 아직 남 일입니다. 준형 씨는 여전히 대학교 일반 강의실에도 들어가 보지 못했습니다.
 
자영업을 하시는 윤준형 씨 어머니. 윤 씨의 등록금은 부모님의 헌신으로 마련된다. 출처: 윤준형 씨 제공.자영업을 하시는 윤준형 씨 어머니. 윤 씨의 등록금은 부모님의 헌신으로 마련된다. 출처: 윤준형 씨 제공.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측은 등록금은 10년째 인상 없이 동결 중이며, 지난해 등록금은 이미 코로나 방역과 사이버 강의 환경 구축 등에 지출했다는 입장입니다. 또 온라인 수업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대학은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에 2200억원 규모의 '특별장학금'을 지급했습니다. 한 학생당 10만원, 많게는 30만원 정도가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소송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책임을 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금액"이라고 분노했습니다.

지난 25일 열린 사립대 등록금 반환 소송 첫 변론에서 전국대학생학생회네트워크 측 변호인은 대학에 관련 문서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대학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증거를 제시하라는 겁니다. 각 학교의 온라인 수업 계획, 수업 현황뿐만 아니라 대학이 수업 준비에 든 비용, 학생들이 온라인 강의에 대해 적은 평가 내용도 요청했습니다. 학교와 학생 간의 일이라며 교육부도 발을 뺀 '등록금 소송',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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