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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취임 후 한·일 외교당국 첫 만남…입장 '평행선'|아침& 세계

입력 2020-10-30 08:58 수정 2020-10-3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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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한·일 외교 당국이 스가 일본 총리 취임 이후 첫번째 국장급 협의를 어제(29일) 서울에서 진행했습니다. 강제 징용 배상 판결을 비롯한 두 나라의 갈등 현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 대양주 국장이 어제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를 찾았습니다. 이도훈 한반도 평화 교섭 본부장과 김정한 아시아 태평양 국장을 차례로 만났습니다. 양국의 외교 당국 관계자들이 얼굴을 맞대고 만난 것은 8개월 만이자 스가 내각 출범 이후 처음입니다. 우리 외교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일본 측은 강제 징용 기업의 자산 현금화를 우려하면서 한국 정부가 선제적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실상 어제 만남은 양측의 의견 차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데 그쳤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회담을 끝낸 다키자키 국장 역시 취재진의 질문에 말을 아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다키자키 시게키/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 다음에 제대로 설명을 드릴 것이기 때문에 기다려 주십시오.]

스가 총리가 취임 이후 첫번째 소신 표명 연설에서 한국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관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6일 연설에서 스가 총리는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이며 건전한 관계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기초해 적절한 대응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아베 전 총리의 한일 관계 노선을 그대로 계승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안정된 관계 유지를 강조했습니다. 스가 총리의 말도 들어보시죠.

[스가 요시히데/일본 총리 : 중국과 안정적인 관계는 양국뿐 아니라 지역 및 국제사회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고위급 기회를 활용해 주장할 것은 확실히 하면서 공통의제에 대해서는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스가 총리는 미국과의 동맹 강화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일본 자위대와 미군의 합동 군사훈련 킨 소드가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진행됐습니다. 특히 이번 훈련은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 방위에 초점을 맞추면서 미·일 양국이 중국에 대한 견제 의도를 보다 확실히 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꼬일대로 꼬인 매듭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한일 관계와 스가 총리의 주변국 외교 전략 일본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 문제 연구소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먼저 어제 있었던 한일 외교 당국의 만남부터 짚어보죠. 스가 내각이 출범한 이후 첫 번째 만남이었는데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 진전이 없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표면적으로 양국 외교 당국이 발표한 바에 의하면 진전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진전이 없는 거냐 하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9월 16일날 스가 정권 출범한 이후에 지난 10월 8일날 한일기업인특별절차라는 합의가 있었어요. 그래서 그 합의 이후에 국장급이 처음으로 만났다는 데 의미가 있고요. 저는 어제 우리 외교부에서 발표한 것 중에 하나 관심이 가는 건 이제까지 발표에 없었던 표현이 없었어요. 다시 말씀드리면 일본 정부가 피해 기업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성의 있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이런 말을 외교부의 보도자료에 봤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일본은 일본 측의 설명을 했지만 우리는 좀 더 명확하게 아마 일본 측에 요구를 하지 않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 표현은 아마 보다 성의 있는 자세라는 것은 아마 기업, 일본의 기업이죠. 기업에게 사죄나 반성을 표명을 요구한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조금 이거에 대해서 일본 측도 나름대로 앞으로 검토를 해 가겠습니다마는 이거를 계기로 해서 조금 더 당국 간에 협의를 계속해 간다면 좋은 성과도 내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기대를 좀 하고 싶어요.


  • 그런데 스가 총리 첫 번째 소신표명 연설에서 한국에 대해 전혀 달라진 것 없이 기존 입장만 밝혔습니다. 별다른 언급도 하지 않았고요. 냉담했다는 평가까지 나오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냉담했다고까지 평가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한국에 대해서 아주 중요한 이웃나라라는 표현을 썼어요. 처음으로 총리가 되고 나서 국회에서 한 연설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부분을 좀 주목을 하고 싶어요. 한국에 관해서 만약에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면 아주 냉담하다고 이렇게 평가를 할 수 있을 텐데 기존에 때로는 사용하거나 때로는 사용하지 않거나 했었습니다마는 중요한 아주 중요한 이웃나라라는 표현을 썼다는 것은 한국과의 관계를 앞서 잘 해 보고 싶은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아요. 일본 내에서도 북한이나 한국에 대한 한반도 외교에 전반적으로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어요. 이러기 위해서는 당사자와의 협의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연설에서도 스가 총리는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의 직접 만남 의사를 표명했습니다마는 역시 한국과의 문제에도 한국 대통령과 직접 만나서 협의할 필요가 있다, 이런 목소리가 있기 때문에 아마 저는 앞으로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그런 기대가 있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가 총리, 우리나라보다는 중국에 대해서 상당히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런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일 동맹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도 보였고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시도로 해석되는데 이 같은 전략 성공할 수 있을까요?

    성공할 수 있는 걸 성급하게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마는 일본이나 한국이나 사실 같은 입장이에요. 군사적으로 본다면 중국은 위협적인 요소가 있고요. 경제적으로 본다면 한국이나 일본이나 가장 큰 교역 상대국이 중국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더군다나 금방 말씀하신대로 일본의 외교의 핵심은 미일동맹인데 동맹국을 미국을 공통의 동맹국으로 갖고 있다는 것도 한국과 비슷해요. 다만 문제는 경제적으로는 중국과의 관계를 계속하고 싶지만 군사적인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 하는 그런 문제가 있어요. 또 중국이라는 나라의 정치적인 특수상 보면 기본적인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그런 나라냐, 중국이 하면 또 그렇지가 않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결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가 가능하냐 측면에서 본다면 중국의 관계를 관리는 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에 완전히 이해를 표하거나 우리가 생각하는 거의 같은 수준의 관계를 할 수 있느냐. 그렇지는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조금 어려운 국면이, 저희도 같이 어려운 국면이지만 이런 문제를 같이 논의하는 계기를 양국이 좀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한일 외교 당국의 어제 회담에 대해 우리 외교부의 한 당국자는 "그 동안은 안개가 끼어있는 강가에서 서로 건너 오라고 요구만 했었다면, 이제 안개가 걷히고 앞에 놓인 뻘 밭과 지뢰 등을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유했습니다. 지금부터는 눈앞에 놓인 장애물을 어떻게 없애고 서로를 향해 나아갈 것인지, 한일 양국 모두의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금까지 아침& 세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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