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팩트체크] 불가리스 마시면 코로나 바이러스 억제된다?

입력 2021-04-14 21:03 수정 2021-04-14 21:19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어제(13일)와 오늘, 이 마시는 요거트가 화제였습니다.

남양유업이 자사 제품, 불가리스를 마시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더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77.8% 줄었다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습니다.

[박종수/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 (어제) : 이런 제품을 먹었을 때 예방이 되느냐 하는 측면을 봤을 때는 분명히 저는 예방이 된다고 봅니다.]

이 발표 그대로, '불가리스를 마시면 코로나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다'는 언론보도도 등장했습니다.

어제 남양유업 주가 8% 넘게 올랐고, 해당 제품의 사재기 현상도 일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과 함께 이런 합성 사진까지 돌았습니다.

전 세계가 백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요거트만 마시면 될 일이었냐는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연구를 바탕으로, 요거트 마시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억제된다고 보기엔 근거가 부족합니다.

이 연구는 원숭이 폐세포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뒤 거기에 불가리스 제품을 섞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랬더니 바이러스가 77.8% 줄었더라는 겁니다.

그러나 이건 의료기기에 쓰는 살균소독제가 바이러스를 얼마나 줄이는지 확인할 때나 하는 실험입니다.

마셨을 때 몸 속 바이러스가 줄어드는지는 전혀 검증되지 않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도, 살아있는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시험도 하지 않았습니다.

[명승권/국립암센터 대학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 최소한 수백 명, 수천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해서 그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해야 하는데 너무 원시적인 수준에서의 연구결과를 가져다가 침소봉대하면서 혼란을 초래했다고 볼 수 있어요.]

남양유업은 어제까지만 해도 마시면 효과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종수/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 (어제) : 섭취를 했을 때 효과가 저는 있다고 이렇게 확신합니다.]

그러나 오늘은 "임상시험 전 단계라 인체 효능에 대해서는 단정 지어 말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논란이 되고 나서야 코로나19를 억제할 수 있다고 단언하기엔 부족한 연구라고 인정한 겁니다.

그럼에도 남양유업 측 발표를 그대로 전달한 보도 많았습니다.

전문가 분석이나 검증 없이 발표 내용만 전달한 보도, 저희가 찾아 세어본 것만 50건이 넘었습니다.

식약처는 남양유업의 연구 발표가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건지, 관련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있을지 따져보고 있습니다.

해외 유명학술지에서는 유산균 성분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억제하는지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고, 효능이나 원리를 검증해보려는 연구들도 나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과학적으로 인과관계를 증명해낸 사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미국 한림원도 유산균이 코로나19를 예방하거나 치료한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증거가 등장하면 바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관련기사

백신 맞으면 좀비로 변한다?…가짜뉴스도 '치명적 변이' 구충약이 코로나 예방?…온라인 유통 의약품 '가짜주의' 고춧대 달인 물로 코로나 치료?…뜬소문 시작은 어디?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