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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돔' 아니지만 폭염 이어져…6호 태풍 '인파'가 변수

입력 2021-07-23 14:28 수정 2021-07-2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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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바라본 서울 도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지난 21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바라본 서울 도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장마가 예년보다 일찍 끝나고, 비도 적게 뿌린 탓에 7월 중순부터 폭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평년보다 이른 폭염에 일각에서는 2018년만큼 극심한 폭염이 오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2018년에는 일명 '열돔 현상'으로 인해 공식 관측 기록이 40도를 넘을 만큼 기록적인 폭염이 발생했는데요. '열돔 현상'은 정식 기상학 용어는 아닌, 미국 언론에서 만들어낸 용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식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기상청에서도 예보에 사용하지 않습니다.

미국 열돔 (heat dome) 모식도 〈출처: NOAA (미국 해양대기청)〉미국 열돔 (heat dome) 모식도 〈출처: NOAA (미국 해양대기청)〉

지난 6월 말, 미국에 1000년에 한 번 올 법한 기록적인 더위를 부른 것도 열돔 현상인데요. 간단히 말하면 이 현상은 지면의 뜨거운 열과 고기압, 그리고 대기 정체 현상인 '블로킹'이 맞물려 나타나는 것입니다. 뜨거운 열이 계속해서 한 자리에 갇히게 되면서 마치 돔의 형태로 열이 쌓이는 것처럼 나타나게 됩니다.

그렇다면 2018년 우리나라 상황은 어땠을까요? 동쪽에서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서쪽에서는 티벳 고기압이 우리나라 주변으로 폭넓게 확장한 상태가 한 달간 지속되면서 극심한 폭염이 찾아왔었습니다. 뜨거운 고기압들이 우리나라 상층과 하층으로 두텁게 자리 잡고 영향을 준 것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요.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미국에서 부르는 열돔 현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2018년 폭염 원인 모식도2018년 폭염 원인 모식도


하지만 2018년에 발생한 저 현상을 '한국판 열돔'으로 부른다면,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번 더위도 열돔 현상 때문일까요? 현재까지는 '한국판 열돔'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티벳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덮지 않은 데다가 정체 현상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장마가 끝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완전히 덮었고, 일주일 넘게 이어지는 폭염에 열이 쌓인 상태에다 제6호 태풍 '인파 (IN-FA)'가 보내는 뜨거운 열기와 동풍이 겹치면서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폭염이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강한 폭염에 어제 경기 동두천 상패동에선 40.2도가 관측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관측은 공식적인 관측이 아닌, 비공식 관측으로 공식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습니다. 이 관측소 주변에 에어컨 실외기와 같은 열원이 있어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오늘 오전 11시 기준 7월 24~30일 예상 최고기온 〈출처: 기상청〉오늘 오전 11시 기준 7월 24~30일 예상 최고기온 〈출처: 기상청〉

폭염은 주말에도 기승을 부리면서 기온이 더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주에는 기온 자체는 34도 내외로 조금 내려 갈 것으로 보이지만, 제6호 태풍 '인파'가 변수입니다. 태풍 '인파'는 25일쯤 중국 상해 남쪽으로 상륙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세력이 약해지면서 뿜어내는 수증기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기온과 함께 습도도 높아지면서 체감온도와 불쾌지수, 열 스트레스는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열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열사병이나 열 탈진과 같은 온열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커집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온열질환자는 21일 기준으로 550명을 넘었고, 6명이 숨졌습니다. 기상청은 가장 무더운 시간인 오후 2시와 4시 사이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을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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