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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는 말도 귀에 안들어올 정도"…한계 몰린 의료진

입력 2021-01-23 19:30 수정 2021-01-2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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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로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 속에 있는 분들, 또 있죠.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고 있을 '의료진'입니다. '영웅'이라고 치켜세우고, '덕분에'라며 응원했지만, 1년이란 시간은 응원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긴 시간'이었습니다.

먼저 여도현 기자가 의료진의 하루부터 전해드립니다.

[기자]

코로나 격리병동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건 오직 의료진 뿐.

그러다보니 간호사들은 환자들의 생활도 책임져야합니다.

[김경오/보라매병원 간호사 : 대소변도 다 침대에서 치워드려야 되기 때문에 그것도 치워드려야 되고. 밥도 혼자 드실 수 없기 때문에 저희가 식사까지 다 수발해야 하는…]

[A씨/코로나 전담병원 간호사 : 틀니 관리도 해드려야 되죠. 너무 샤워하고 싶다고 그러시더라고요. 저희가 샤워도 시켜드렸고. 커피가 너무 먹고 싶다고 소원이라고 하셔서 커피도 타다 드리고…]

고인이 된 환자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것도 간호사의 몫입니다.

[A씨/코로나전담병원 간호사 : 저희가 소독을 다 하고 환자를…]

[김경오/보라매병원 간호사 : 따로 시신을 담는 백이 있어요. 거기다가 넣어서 화장을 하러…]

A씨가 있는 병원에서 간호사 1명이 돌봐야 하는 환자는 10명.

방호복은 1년 가까이 입었어도 익숙하지 않습니다.

[김경오/보라매병원 간호사 : 손가락이 제대로 굽혀지지도 않고 환자 한 명을 자리를 해드리고 나면 완전 땀이 범벅이거든요.]

간혹 의료진들을 더 힘들게 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A씨/코로나 전담병원 간호사 : '네 월급 내가 준다'는 식으로…'왜 나를 잡아놨냐, 음모다.' 이러시면서 '나가겠다, 너네 고소하겠다'해서…]

하루 종일 바이러스와 싸우다가 혹시 아이에게 옮길까, 집에도 가지 못합니다.

그렇게 버티고 버틴 1년, 이제는 더이상 버틸 자신이 없다고 말합니다.

[A씨/코로나 전담병원 간호사 :힘내라는 말조차도 이제는 귀에 안 들어올 정도로…누가 건들면 눈물이 왈카닥 쏟아질 정도로 간호사들이 지쳐 있는 거…]

[김경오/보라매병원 간호사 : 우리가 아무리 얘기해봤자 상황이 더 나아지는 게 없구나. 난 언제까지 이렇게 버틸 수 있을까.]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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