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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은 원숭이두창의 확산…인수공통감염병의 습격

입력 2022-05-26 10:52 수정 2022-05-2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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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은 원숭이두창의 확산…인수공통감염병의 습격
#"코로나19가 끝이 아니다" 인류 위협하는 인수공통 감염병①

코로나19에 이어 이번에는 원숭이두창입니다. 일단 확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영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뒤 한 달 만에 유럽과 북미를 포함한 20여 개국으로 확산하며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아프리카 풍토병으로 알려졌던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에 이어 또 다른 팬더믹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에 이은 또 다른 인수공통감염병의 습격입니다.

이 원숭이두창(Monkeypox)는 천연두의 원숭이버전입니다. 천연두는 흑사병에 이어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질병 가운데 하나죠. 이집트 파라오 람세스 5세의 미라에서도 발견됐을 정도로 기원전 1,100년 이전부터 인간을 괴롭혀 왔습니다.

우리나라의 공식명칭은 두창이지만 성인용 비디오테이프를 볼 때마다 경고문구 로 나오던 '호환마마'가운데 '마마'로도 불려왔습니다. 마마는 큰 손님을 일컫는 무속용어인데 과거에는 일단 천연두에 걸리면 그저 곱게 나가기만을 빌 수밖에 없는 대책없는 병이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이은 원숭이두창의 확산…인수공통감염병의 습격

이젠 호랑이의 습격이 거의 사라지고 천연두 역시 백신을 통해 정복됐기 때문에 두려워할 필요는 없게 됐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원숭이두창이라는 천연두의 변종이 찾아온 겁니다. 다만 이번 원숭이두창은 다행히 과거 천연두보다는 전염성과 중증도가 낮습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4주 동안 증상이 지속되다 대부분 자연회복되고 치명률은 과거의 천연두의 1/10 수준인 3~6%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 이 원숭이두창이 어쩌다 전 세계로 퍼지게 된 걸까요?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처럼 갑자기 생긴 감염병은 아닙니다. 1958년 덴마크의 한 실험실 원숭이에서 처음 확인된 질환입니다. 천연두와 비슷한 증상이 원숭이에게 나타난 것을 토대로 원숭이두창으로 이름 지어졌습니다. 처음에는 동물감염병으로 알려졌지만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종간감염인 스필오버(Spillover)를 통해 첫 환자가 발견된 이후 중앙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풍토병이 됐습니다.
코로나 이은 원숭이두창의 확산…인수공통감염병의 습격

사람 대 사람 간 감염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이 병에 걸린 설치류나 영장류와 사람이 접촉하면서 감염되는 경우였습니다. 이후 감염병 특성상 아프리카 지역이 아닌 북미와 유럽 등 여러 지역에 전파된 경우가 있었지만 모두 지역사회 전파로 이어진 경우는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이 여기 있습니다. 원숭이두창이 발견된 이래 이번 확산사태처럼 수십 개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수의 감염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비관론보다는 낙관론이 우세합니다. 앞으로 환자가 더 나올 수는 있지만 코로나19처럼 대유행을 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입니다.

코로나19의 경우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면서 한 명이 동시에 여러명을 감염시킬 수 있지만 원숭이두창은 대부분 접촉을 통해서 감염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또 코로나19의 경우 RNA 바이러스 이기 때문에 활발한 변이 과정을 통해 전파력을 키우지만 원숭이두창은 DNA 바이러스인 만큼 변이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도 있습니다.
코로나 이은 원숭이두창의 확산…인수공통감염병의 습격

만약 1979년 이전에 태어난 분이라면 걱정을 더 줄여도 됩니다. WHO가 1980년 천연두 퇴치를 선언하기 전까지는 백신을 의무적으로 맞아야 했기 때문에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노출되더라도 여전히 면역세포들이 효과적으로 대항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면역률은 85%에 달한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방역당국도 혹시 모를 전파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2016년에 원숭이두창에 대한 검사체계를 이미 구축했고 혹시 모를 전파에 대비해 천연두 백신 3,502만 명분도 비축돼 있는 상태입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인수공통감염병의 역사로 본 바이러스의 생존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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