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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지' 40대 환자, 한 시간 넘게 빈 병상 찾다 숨져

입력 2021-07-30 20:00 수정 2021-07-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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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확진자가 계속 늘면서 의료 체계는 무너지기 직전입니다. 심정지 환자가 한 시간 넘게 병상을 찾지 못하다가 숨지기도 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서 들어보죠.

박민규 기자,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기자]

지난 화요일이었습니다.

오전 11시 40분쯤 이곳 국립의료원에 43살 남성 환자가 심정지 상태로 이송됐습니다.

여러 처치를 했지만 숨졌는데요.

문제는 119 신고부터 이곳 의료원 도착까지 1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는 점입니다.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가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도까지 20곳 넘는 병원에 환자를 보낼 수 있느냐고 물었는데 안 된다는 답만 들었습니다.

[앵커]

그렇게 늦어진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간단히 말씀드리면 이 환자가 확진자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 환자는 숨지기 전날 월요일 코로나 검사를 받았는데요.

의식을 잃고 쓰러질 때까지 이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일단 의심 환자로 병원에 보내려고 했는데요.

심정지 환자에다가 열도 났기 때문에 응급실 안에 있는 격리병상으로 가야 했습니다.

그러나 자리가 없었습니다.

결국 구급대가 보건소에 전화해서 확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제서야 코로나 환자로 분류돼 이곳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확진자가 계속 늘면 이런 일이 또 있을까 봐 걱정인데 어떻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확진자가 늘면 치료를 받아야 할 병상은 부족해집니다.

의료진이 코로나 대응에 몰리면서 특히 응급실은 대응 능력이 떨어지고 격리병상도 부족해지고 있습니다.

오늘(30일)도 전국에서 환자 1,710명이 추가됐는데요.

국내 발생 환자 3명 가운데 2명이 수도권에서 나왔습니다.

이번 주 수도권 일평균 환자는 오늘까지 96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3주 연속 계속 1,000명에 가깝습니다.

병상 부족 우려는 비수도권에서 주로 나왔지만 수도권 확산도 여전한 겁니다.

[앵커]

그래서 정부는 병상을 계속 늘리겠다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기자]

수도권에 6200개, 비수도권 1800개 이렇게 해서 전국에 8000개 병상을 더 늘리겠다는 게 정부 계획입니다.

그러나 전해 드린 심정지 환자 사례만 봐도 이 숫자만 믿고 안심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의료 현장에서는 실제 쓸 수 있는 병상 수가 발표되는 것보다 적다.

확보해 둔 병상을 쓰려면 준비에만 2~3일이 걸린다, 이런 말이 나옵니다.

음압격리병실이나 중환자 병실은 비교적 특성상 의료진이 더 많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 기존 코로나 대응만으로도 이미 벅찬 상황이라는 겁니다.

결국 발표된 병상 숫자가 곧 즉시 가동 가능한 이 병상 숫자와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영상디자인 : 최수진 허성운 박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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