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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크레인 사고 70% 소형 크레인…현장 곳곳 '위험 신호'

입력 2021-05-06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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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건설 현장에서 많이 발생하는 사고 중 하나가 타워크레인 사고입니다. 최근 3년 동안 47건, 올해만 해도 3번이고, 특히 이 가운데 70%는 소형 크레인으로 인한 사고였습니다. 국토교통부가 했던 조사에서 심각한 결함이 발견된 기종도 있었는데 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은 안전한 건지 밀착카메라가 가봤습니다.

이예원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입니다.

지난달 24일, 소형 타워크레인에서 노동자 1명이 떨어져 숨졌습니다.

건설사 측은 당시 타워크레인을 올리는 작업중이었는데 이 작업과 무관하게 사고가 났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청은 사고원인을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사고가 난 현장이 잘 보이는 맞은편 건물 옥상으로 올라와봤습니다.

지금 현재 타워크레인을 이용한 작업은 일시 중단된 상태인데요.

현장을 본 기사들은 타워크레인 장비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합니다.

[이중식/민주노총 건설노조 인천·경기타워크레인지부 부지부장 : 브레싱 사이가 8~10m밖에 안 되는데 원래 15~24m를 해야 안전율에 맞는 거예요. 제가 볼 때 이 장비가 도면상과 설계하고 달라서 합격하면 안 되는…]

다른 현장도 가 봤습니다.

부산의 한 건설 현장입니다.

저는 지금 이 건물의 가장 옥상에 올라왔는데요.

이쪽을 보시면 이렇게 가까이에서 타워크레인을 볼 수 있습니다.

과연 이 타워크레인을 이용한 작업에 문제는 없는지 지금부터 건물 곳곳을 살펴보겠습니다.

3톤 미만의 자재를 나르는 소형 타워크레인이라 대형과 달리 원격으로 조종합니다.

장비에 문제가 없고, 특히 안전에 신경 쓴다고 공사 관계자는 말합니다.

[공사 관계자 : 저희는 철근이 제일 많이 들어오는데, 한 층 한 층 소량으로 야적하고. 밑에서 신호수가 양쪽 대기하고. 차량 통제도 하고요.]

하지만 건설노조 감시단은 우려가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합니다.

[정두철/민주노총 건설노조 부산·울산·경남타워크레인지부 쟁의부장 : 브레싱 자체가 짧게 잡은 용접밖에 안 돼 있는 거예요. 장비가 (위로부터) 힘을 받았을 때 저쪽에서 잡아줘야 하는데 (그게 안 되죠.)]

공사장 쪽에서는 전문가 검토를 거쳐 설치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사 관계자 : (간격이) 너무 협소하기 때문에 기존 브레싱으로 이걸 잡을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타워 업체에서 구조 검토를 다 받아가지고 설치한 겁니다.]

전국에 등록된 타워크레인 5900여 대 중 30%가 소형 크레인입니다.

그런데 최근 3년간 발생한 크레인 사고를 살펴보면, 소형 크레인 비중이 70%가 넘습니다.

지난해 국토부의 특별점검 결과를 살펴 봤습니다.

고정핀에 금이 가 있거나, 볼트가 풀려있기도 합니다.

당시 594대에서 3천815건의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국토부는 결함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소형 크레인 12개 기종은 등록 말소 또는 리콜 결정을 내렸습니다.

안전 기준 미달이거나, 도면과 현장의 장비가 달랐던 겁니다.

하지만 이중 한 장비를 쓰고 있는 공사 현장에선 '오늘 처음 듣는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공사 관계자 : (등록 말소 사실 자체를 모르셨던 거예요?) 오늘 처음 알았다니까요. (이 두 가지 사유거든요.) '러핑 와이어로프 안전율이 약간 떨어진다…']

무인, 즉 소형 크레인의 위험성을 모르는 건 아니라고 말합니다.

[공사 관계자 : 와이어로프를 최근에 또 교체를 했어요. 우리도 무인이라는 게 요새 자주 넘어가고 그러니까 현장에서 제일 신경 쓰는 게 크레인이에요. 이상하다 싶으면 점검받고…]

건설사 입장에선 소형 크레인에 문제가 있다고 바로 시정하긴 어렵다고 말합니다.

[A건설 : 국토부에서 문제 있는 기종이라 그러면 현장 끝나면 폐기를 하겠죠. (하지만) 공사 끝날 때까지는 존치할 수밖에 없는…]

[B건설 : 우리나라 건설이, 항상 여유 있는 공기(공사기간)가 없어요. 사실은 타워(크레인)도 주말에도 저녁에도 한두 시간 작업하는 경우도 되게 많거든요.]

하지만 노조는 국토부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전병옥/민주노총 건설노조 서울·경기타워크레인지부 교육선전부장 : 안전에 관용은 없다고 못을 박았어요, 국토부에서. 그런데 지금 많아요, 전국에 (문제) 있는 장비가. 연일 이런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는데도 의지만 표현해가지고는 안 되고. 안전과 생명에는 유예 기간이 없어요.]

지금도 우리 주변 곳곳에선 크레인 작업이 한창입니다.

그동안 장비를 제대로 관리하지 하지 않았거나,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은 현장에서 누군가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게 안전이기에,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VJ : 박선권 / 영상디자인 : 송민지 / 인턴기자 : 이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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