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하는 모습일까요? 정답은 잠시 뒤에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이것부터 보시죠.
KF94 마스크입니다. 황사 및 미세먼지와 유해물질을 차단한다고 돼 있습니다. 식약처 허가를 받았고 ISO 인증을 받은 업체에서 생산한 제품이라고 돼 있습니다. 두 개의 제품을 한 번 뜯어보겠습니다.
똑같이 하얀색 마스크가 나옵니다. 그런데 하나는 식약처 허가를 받은 제품이고 하나는 무허가 제품입니다. 어느 쪽이 허가받은 마스크일까요?
정답은, 오른쪽 제품이 허가받은 마스크입니다. 어떻게 다르냐고요? 자세하게 비교해보겠습니다. 직접 마스크 단면을 잘라봤습니다. 두 제품 모두 부직포와 필터 4겹입니다.
직접 보여드리기 어렵지만, 허가 제품이 미허가 제품보다 다소 두께가 두껍고 묵직한 느낌입니다. 다만 이 회사 제품의 경우 맨눈으로 구별이 됩니다.
허가받은 제품엔 오른쪽 아래 마스크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반면 무허가 제품엔 없습니다. 또 허가받은 제품의 경우 접합 부위가 두꺼운 반원 모양의 점선으로 돼 있지만, 무허가 제품은 흐리고 얇은 점선입니다.
다만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 회사가 만들어 판매한 제품의 경우에 이러한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정식 허가를 받은 다른 회사 제품의 경우 마스크에 제품명을 새기지 않는 경우는 많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 회사는 허가를 받지 않은 업체에 허가받은 보건용 마스크 포장지를 제공하고 무허가 KF94 566만 개를 만들게 했습니다. 시가로는 26억 2,000만 원 상당인데요. 이를 유통업체와 함께 홈쇼핑,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여름엔 날씨가 더워지면서 일명 '덴탈 마스크'로 불리는 비말 차단용 마스크 수요가 높아지자, 시중에서 공산품 마스크를 사 자신들이 생산하는 비말 차단용 마스크 포장에 바꿔 넣어 팔기도 했습니다. 일명 '포대갈이'를 한 겁니다. 처음에 보여드렸던 장면이 바로 공산품 마스크를 미말 차단용 마스크로 바꿔치기 하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포대갈이를 통해 판매한 마스크는 무려 574만 개로 시가 17억 1,000만 원에 달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무허가 KF94 마스크를 포함하면 총 1,140만 개, 약 43억 원 어치의 마스크가 불법으로 유통된 겁니다. 이 가운데 식약처는 113만 8,000개를 압류했습니다. 1,000만 개가 넘는 나머지 제품은 모두 시중에 유통이 됐다는 겁니다.
다만 식약처는 해당 제품들이 지난해 여름 단속 이후 제조, 판매가 중단됐다고 밝혔습니다. 만일 해당 제품을 사 가지고 계시는 분들은 제조사에 반품하면 환불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불법 마스크를 제조해 판매한 업체들은 정품과 같은 필터를 쓰고 있어서 성능이 같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식약처는 정식 허가를 받지 않았고, 성능 테스트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엄연한 불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식약처는 이러한 마스크를 제조·판매한 업체 대표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관련자 4명을 불구속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한운섭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악용해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가짜 마스크를 불법 제조·판매하는 위반업체에 대해 엄중히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운섭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 단장이 허가 마스크와 무허가 마스크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마스크를 만드는 회사마다 특징이 달라서, 외형만으로는 일률적으로 허가를 받은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을 구분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마스크가 허가를 받은 제품인지 확인하려면 식약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식약처 홈페이지에 있는 '슬기로운 보건용 마스크 탐구생활' 또는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 홈페이지 내 의의약품정보 검색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