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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썰] 재소자 간 고발전…교도소 내 '강제추행' 의혹, 무슨 일?

입력 2021-05-06 16:34 수정 2021-05-0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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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에서 최근 다룬 교도소 관련 내용은 빙산의 일각이다."
이 말과 함께 저희는 제보를 하나 받았습니다. 한 방에 있던 재소자들 사이에서 성범죄가 일어났는데, 형사처벌이 아닌 행정처분에 그쳤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춘천교도소에서 무슨 일이?

취재를 종합하면, '그 일'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춘천교도소 수용실에서 벌어졌습니다. 이 사건에서 나오는 인물은 최소 세 명입니다.

"수용자 A씨가 같은 방에서 지내던 수용자 B씨를 강제추행하고 폭행했다"며 같은 방 수용자 C씨가 A씨를 춘천지검에 고발했습니다.

최근 어렵게 접촉된 C씨는 취재진에게 "A씨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올해 초까지 1주일에 2~3번꼴로 B씨를 성추행했다. 폭행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12인실 수용실에는 8명이 수감돼 있었습니다. C씨는 "B씨가 울먹이며 비상벨을 누르려고도 했다"며 "내가 이 장면들을 목격했고 수용일지에 관련 내용을 적었다. 이 사실을 말해 줄 다른 증인들도 있다"고도 했습니다.

앞서 A씨가 고발한 사건은 지난 3월 춘천교도소로 넘겨졌고, 특별사법경찰관이 관련 수용자들을 모두 조사했습니다. 특별사법경찰은 강제추행은 '혐의없음', 폭행은 '공소권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성범죄는 피해자 고소와 무관하게 수사가 진행됩니다.) 춘천지검은 아직 사건에 대한 최종 처분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내부적으로는 공중생활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며 A씨에게 '징벌방 30일' 행정처분이 내려졌습니다.
 
춘천교도소에서 벌어진 강제추행 의혹 사건은 아직 검찰에서 최종 처분이 내려지지 않았습니다.춘천교도소에서 벌어진 강제추행 의혹 사건은 아직 검찰에서 최종 처분이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고발 취하했는데 다시 문제제기?

특별사법경찰의 수사가 진행되던 중, 수용자 C씨는 고발을 돌연 취하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다시 이 문제를 들고 나섰습니다. 교도소 안에서 돌발행동을 벌이다 지난 3월 금치 30일의 징벌까지 받았습니다.

C씨는 "교정당국 측에서 '좋은 게 좋은 것 아니냐'며 고발 취하를 종용했다"면서 "행정처분에 그친 걸 두고 행정소송을 내려다 말았는데 곧바로 청송교도소(경북북부제2교도소)로 부당하게 옮겨졌다"고 주장합니다. 피해자로 언급된 수용자 B씨가 처벌불원서를 쓴 것도 교정당국 측의 입김이 있었다는 게 C씨 주장입니다.

■법무부 "검사 지휘 받아 처리"…추가 민원 접수

법무부는 "검사의 지휘를 받아 사건을 '무혐의'로 검찰에 송치했고, 고발 취하를 종용한 사실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A씨 또한 '상습적이지 않았고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그런데 서울지방교정청은 최근 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춘천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다 지난해 말 출소한 동료 재소자 D씨가 사건을 다시 조사해달라며 지난달 민원을 냈기 때문입니다.
 
취재진은 춘천교도소 안에서 벌어진 강제추행 의혹 제보를 받고 관련자들을 만나 구체적인 정황을 들었습니다.취재진은 춘천교도소 안에서 벌어진 강제추행 의혹 제보를 받고 관련자들을 만나 구체적인 정황을 들었습니다.

수용생활을 하다 나오는 다양한 문제와 마찰로 수용자끼리 고소·고발·진정·신고 등을 제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가해자로 의심받는 수용자 A씨와 고발자인 C씨, 민원인인 D씨는 협박과 폭행, 사기 의혹 등 별건으로 서로 얽히고설킨 관계이기도 합니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서울지방교정청의 재조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습니다. C씨는 자신의 일과를 빼곡히 담은 서신 등을 D씨에게 제공했습니다. 취재진도 이를 입수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교정시설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추가 제보도 기다립니다.


신아람 기자 (영상취재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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