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취재썰] 불에 타는 고통에 코로나 불안감까지

입력 2021-02-20 10:02 수정 2021-02-21 11:18

희귀질환 환자들 "접종 시기 당겨달라" 요구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희귀질환 환자들 "접종 시기 당겨달라" 요구

〈출처=네이버 지식백과〉〈출처=네이버 지식백과〉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라고 들어보셨나요? 흔히 CRPS로 알려져 있는데요. 쉽게 설명하면 다친 이후 치료를 마쳤음에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몸에 남아있는 겁니다. 다쳤을 때보다 더 강한 통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아직 원인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계획이 발표된 이후 한국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우회에선 성명서를 냈습니다. 현재 3분기로 예정된 자신들의 백신 접종시기를 앞당겨달라는 내용입니다. 처음 주장을 들었을 땐 쉽사리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일반 성인에게도 퍼져있는데, 환자들은 백신 접종이 더 두렵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었습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경기도 남양주에 거주하는 조재희씨는 6년 전 산악자전거를 타다 넘어진 뒤로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을 앓아 왔습니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고통을 1~10단계로 분류하면 8단계는 아이를 낳을 때 느껴지는 고통의 수준, 10단계는 불에 타는 고통의 수준이라고 합니다. 조씨는 평소 6~7단계의 통증을 안고 살고, 때로는 10단계 정도의 고통이 찾아와 발작통을 앓는다고 했습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의 달력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의 달력
한주에 최소 1번 이상 병원 치료를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조씨는 지난해 9월과 11월, 2차례나 제때 치료를 받지 못했습니다. 한 번은 병원에 가던 도중 열이 났고. 한 번은 병원 진료 도중에 열이 났다고 합니다. 조씨는 마취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코로나19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온전히 통증을 느껴야했습니다. 결국 밤 10시가 넘어서야 응급실에서 마취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1년간 조씨를 포함한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치료받을 수 없다는 불안감에 시달려 왔습니다. 진료 가능한 병원이 원체 없는데, 감염되면 치료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조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불안감을 넘어서 공포죠. 코로나 걸리게 되면 이제 끝이구나 라고 생각은 항상 해요. 병원 다니면서도 너무 무서워서 코로나 걸리는 순간 병원 출입이 금지될 거고..."

한국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우회 등 5개 단체는 이런 이유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현재 성인 만성질환자로 분류된 환자 중 의사 소견이 있는 환자는 백신 접종을 앞당겨달라는 겁니다. 방역당국은 의료체계나 전파력 등 여러 기준을 고려한 만큼 백신 접종 순위를 조정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방역당국이 물론 수많은 분석을 통해 내린 결론이겠지만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과 만성 통증을 앓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좀 더 세심히 들었으면 합니디.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