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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뉴스] 유학파 셰프의 '시골식당'…농촌 향하는 청춘들

입력 2021-05-19 21:49 수정 2021-05-1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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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 포레스트'(2018년) : 돌아왔다, 집으로!]

[앵커]

고단했던 도시를 떠나 시골로 돌아온, 영화 속 청춘들입니다. 실제로 이렇게 농촌을 선택하는 사람이 모든 연령대 가운데 유일하게 20대만 늘었습니다. 다 내려놓고 떠나겠다는 게 아니라, 나만의 가치를 찾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보겠다고 말합니다.

구스뉴스 이수진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경북 상주의 한 시골 마을, 집 마당엔 강아지 4마리가 엉켜서 장난을 칩니다.

[백아름(31)/농부 : (어떻게 따면 돼요?) 이런 애들 잡고 떼어주시면 되는데.]

어느새 4년차, 젊은 농부의 손길도 이젠 익숙해졌습니다.

정성을 들이고 있는 고추는 수확까지 2달이 남았습니다.

[백아름(31)/농부 : 감격스럽고, '우리가 이런 걸 키웠다고?' 뭔가 자식 같은 느낌도 들고.]

젊은이들은 찾아볼 수 없는 농촌에 도시에서 나고 자란 이 사람들이 왜 들어왔을까.

[마민지(31)/농부 : 하늘의 변화를 보는 게 너무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노을이 진짜 예쁜 날도 있고, 하늘이 깨끗한 날도 있고]

경북 의성의 한 마을엔 주민 800명이 모여 삽니다.

마을 입구에 자리 잡은 식당은 오전부터 사람들이 몰립니다.

오늘 메뉴는 제육볶음.

[김현서(28)/부대표 : 매일 다르게 메뉴를 정하고 있어요. 식당이 여기밖에 없어서 계속 똑같은 메뉴면 지겨울 수 있어서.]

이 곳의 음식은 프랑스 요리를 전공한 유학파 셰프가 전담합니다.

[박지상(28)/셰프 : 특별한 요리법은 없지만 물을 조금 넣어서 양념이 퍼지게…]

문 연 지 고작 20일 정도 된 이 식당 자리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찾지 않던 우체국이 있었습니다.

[이학정(27)/대표 : 주민들이 식당 오셔서 술 드실 때도 전화해서 친구 부르시잖아요. 그럼 '우체국이야, 와~']

일자리를 찾아 너나 할 것 없이 도시 속으로 찾아 들어가는 요즘, 이들이 조용한 시골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요?

Q. 왜 농부의 길을 걷나요?

[백아름(31)/농부 : 노량진에서 공부도 한 2년 정도 했었고, 주얼리 세공이라든지 이런 걸 일로도 했었는데. 나는 일을 하러 갔는데, 뭔가 사적인 부분까지 심부름을 시킨다든지. '돈 버는 일 하는 게 쉽지 않구나' '과연 내가 행복한가']

Q. 시골식당, 왜 열었나요?

[박지상(28)/셰프 : 호텔 (일자리)만 계속 찾아봤거든요, 그런데 몇 달 동안 계속 봐도 계속 안 뜨더라고요. 아직은 사람이 필요가 없어서 구하지 않는다.]

코로나 시대 속 굳게 닫힌 취업문이 열리기만 기다리기엔 청춘이 아깝게 느껴졌습니다.

시골로 눈을 돌렸습니다.

[김현서(28)/부대표 : 취업 준비하면서 든 생각이, '내가 과연 이걸 정말 하고 싶어서 계속 꿈꾸는 건가?' (여기서) 남들과 다른 경험을 하면서 나만의 자존감을 쌓을 수 있겠구나.]

농촌을 선택하는 사람 수는 2018년 이후 줄고 있지만, 20대 귀촌 인구는 모든 연령대 중 유일하게 늘어 6년 사이 40% 증가했습니다.

농사일을 가르쳐 주는 영농 육성 프로그램엔 농사를 지어본 적 없는 2030대가 코로나 시대 이전보다 16%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서로 경쟁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고단한 도시의 생활을 피해 자연 그대로가 살아 숨쉬는 시골에서 뭔가 다른 삶의 가치를 찾는 젊은이들이 있습니다.

[이학정(27)/대표 : 농촌에 새로운 기회가 있을 수도 있고, 온라인 시장으로 저희가 활로를 개척한다면 저희는 충분히 사업성이 있죠.]

(영상디자인 : 박성현 /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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