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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약자 향한 따뜻함"…전문가가 본 JTBC 10년

입력 2021-09-29 19:36 수정 2021-09-2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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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29일, 서울 상암 JTBC 사옥에서 열린 JTBC 10주년 세미나(주최 한국언론학회) [사진 JTBC]2021년 9월 29일, 서울 상암 JTBC 사옥에서 열린 JTBC 10주년 세미나(주최 한국언론학회) [사진 JTBC]
종합편성채널 출범 10년을 맞아 지난 10년간의 JTBC 성과와 한계를 짚어보는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29일 오후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열린 한국언론학회 주최 'JTBC 10년의 성과와 가치:종합편성채널과 한국 미디어 산업' 세미나입니다. 종합편성채널은 2011년 12월 출범한 뒤 여러 논란과 부침을 겪으면서도 색다른 콘텐트를 시도하고 다양한 여론을 반영하는 등 우리나라 방송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오면서 방송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수영 JTBC 대표이사는 축사를 통해 "JTBC는 지난 10년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차별화된 프로그램과 방송을 하기 위해 굉장히 노력해왔고 대한민국 방송계에 자극제로서 좋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따끔한 격려와 좋은 얘기를 토대로 다음 10년도 대한민국 방송계를 이끌고 건전한 자극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JTBC, 우리나라 방송 고정관념 깨"
오늘 세미나에서 'JTBC 10년, 콘텐트의 구축과 의미' 주제로 발제를 맡은 김설아 홍익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한국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가 갖고 있던 한국 방송에 관한 고정관념을 깼다는 점에서 JTBC의 역할은 굉장히 큰 의의를 가진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교수는 지난 10년간 만들어졌던 JTBC 콘텐트의 특징을 크게 ①공론장 제공 ②음악 프로그램의 차별적 성장 ③대중문화유산의 전수 ④전문가주의의 대중적 활용 등 4가지로 나누었습니다. 김 교수는 “JTBC 프로그램의 특징은 공론장”이라며 “여기에서 말하는 공론장은 흔히 말하는 미디어 공론장이라기 보다 다양한 주제들에 관해 많은 의견들이 부딪치고 싸우는, 그를 통해 심지어 생산적인 교류를 하는 공간을 말한다”고 했습니다.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 정치와 경제 뿐 아니라 남녀관계와 미신까지도 어우러져 얘기했던 18세기 커피하우스의 모습을 JTBC 초기 프로그램이 보여줬다는 게 김 교수의 생각입니다. 김 교수는 “유럽을 보면 교육이든 예능이든 토론식 프로그램이 굉장히 많이 있어 정보와 지식을 사람들에게 전달할 뿐 아니라 사람들로하여금 다시 한 번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면서 “JTBC '썰전' '비정상회담' '마녀사냥'이 아주 충실하게 이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히든싱어·슈가맨·싱어게인…음악 프로그램 차별화
JTBC 대표 음악 예능인 '슈가맨' [사진 JTBC]JTBC 대표 음악 예능인 '슈가맨' [사진 JTBC]
음악 프로그램의 차별화도 JTBC 콘텐트의 특징으로 꼽았습니다. JTBC는 출범 이후 '히든싱어' '슈가맨' '팬텀싱어' '비긴어게인' '싱어게인' '슈퍼밴드' '풍류대전' 등 차별화된 음악 예능을 방송해오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이제까지 경연 프로그램들은 아이돌 위주였고, 음악이 아니라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게 목적이었는데 JTBC 경연 프로그램은 음악을 주인공으로 불러와 음악에 대한 대중의 시각을 바꾸어놓았다”고 봤습니다. 다만 김 교수는 “최근 들어 프로그램 편성 전체를 봤을 때 포맷의 다양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다양한 콘텐트 개발을 통해 공중이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미디어 공론장을 재현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토론자로 참여한 송종현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JTBC 드라마 'SKY캐슬' '솔로몬의 위증' '힘쎈여자 도봉순' '청춘시대' '눈이 부시게' 등을 예로 들면서 “JTBC는 특히 드라마 분야에서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 사회적 고민을 담은 참신한 드라마 기획이 많았다”며 “앞으로 10년은 JTBC 채널 이미지를 바탕으로 글로벌한 콘텐트 리더로서 과제를 설정해보면 어떨까 싶다”고 평가했습니다. 임정수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2011년 JTBC에서 사극 '인수대비'를 했을 때 깜짝 놀랐다”며 “지상파 중심으로 드라마 생산이 이뤄졌을 때 새로운 드라마 생산 주체가 나와야 국내 드라마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봤는데 JTBC가 그걸 이뤄냈다”고 말했습니다.

"예전의 활달함 보이지 않아" 지적도
JTBC 사옥 외경 [사진 JTBC]JTBC 사옥 외경 [사진 JTBC]
“세대 간 공감, 가족 형태에 대한 이해, 기호와 취향의 다양성 존중 등이 JTBC 프로그램에 충분히 녹아 들어갔다”(이영애 JTBC 시청자위원)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가족들이 보는 콘텐트가 편성되는 시간이 조금 늦다. 예전에 갖고 있던 활달함이나 신남이 잘 묻어나지 않는다”(황성연 닐슨미디어코리아 부장)는 뼈아픈 지적도 나왔습니다. 윤희웅 JTBC 콘텐트전략실장은 “미디어업계 자체가 굉장히 많이 바뀌고 있는 전환기로, 시청자들이 TV를 많이 떠났다”며 “예전에는 동시간대 재밌는 프로그램이 겹치면 시청자들이 옮겨 다니면서 챙겨 봤는데 이제는 VOD로 보면 되니 하나만 선택해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패턴이 많이 바뀐 것에 어떻게 대처하고 앞으로 10년의 비전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며 “JTBC라는 브랜드 우산 아래 좋은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JTBC만의 강한 저널리즘 필요"
세미나에 참석한 이규연 JTBC 대표이사. 이규연 대표는 "진보와 보수 가리지 않고 권력의 감시자로서의 강한 야성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사진 JTBC]세미나에 참석한 이규연 JTBC 대표이사. 이규연 대표는 "진보와 보수 가리지 않고 권력의 감시자로서의 강한 야성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사진 JTBC]
오늘 세미나에서는 JTBC 저널리즘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습니다. 김위근 퍼블리쉬㈜ 최고연구책임자는 '종편채널 도입 이후 한국 저널리즘의 변화: JTBC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제하며 JTBC 뉴스의 성과와 한계를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설명했습니다. 김 최고연구책임자는 “시청률 등 양적 성과에서는 2017년을 기준으로 정점을 찍고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고, 이에 반해 질적 성과는 여전히 JTBC 저널리즘의 혁신성과 민주성이 영향을 미치면서 양적 성과보다는 부침이 덜한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또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수용자 조사를 바탕으로 “다른 방송사와 달리 상대적으로 젊고 고학력층인 시청자가 JTBC의 영향력과 신뢰성을 높게 평가한다”며 “다른 채널보다 네이버와 유사한 패턴을 보여서 이 부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김 최고연구책임자는 JTBC 뉴스를 위한 제언으로 ▶강한 저널리즘 ▶저널리즘의 본질적 역할 수행 ▶새로운 뉴스 가치 정립 ▶시민이 필요로 하는 뉴스 생산 ▶혁신성과 민주성 유지 ▶JTBC 저널리즘 문화 등을 제시했습니다.


달라진 미디어 환경 속 JTBC 갈 길은
2021년 9월 29일, 서울 상암 JTBC 사옥에서 열린 JTBC 10주년 세미나(주최 한국언론학회)2021년 9월 29일, 서울 상암 JTBC 사옥에서 열린 JTBC 10주년 세미나(주최 한국언론학회)
토론자로 참석한 최용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JTBC는 종편 중에서도 차별점을 두어왔지만 2020년 이후 전 과는 달리 동력이 떨어진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진보, 보수할 것 없이 수많은 1인 미디어가 등장하고 시청자도 굉장히 세분화하고 있는 언론 환경 변화 속에서 JTBC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거기에 대한 답을 내부에서 스스로 내려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심재웅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세월호와 촛불 정국 등 어젠다와 달리 최근의 조국 사태와 정치 지형은 국민 통합이 아니라 국민을 이질 시키는 어젠다의 성격이 짙어 JTBC가 일관된 보도를 한다 해도 시청자들에게 다르게 읽힐 수 있다”며 “뉴스 시청 또한 파편화되고 있는데, JTBC에 대해 높게 평가하는 젊은 층, 고학력층이 가장 많이 분산되고 있는 계층이라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기욱 JTBC 시청자위원은 “1월부터 시청자위원으로 모니터링해본 결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다양한 보도, 미얀마 사태 보도, 미국 내 아시아인 차별, 택배 노동자들의 다양한 어려움, 최근의 사고사와 노동자 사망문제 등을 굉장히 자세하게 다뤄서 인상적이었다”고 “우리 사회가 발달할수록 고통은 비대칭적으로 가중돼 결국 사회적 약자들이 고통받을 텐데 그런 점에서 JTBC가 앞으로도 나아가는 언론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토론자로 직접 참석한 이규연 JTBC 대표이사는 “JTBC는 진보 보수 가리지 않고 권력의 감시자로서의 강한 야성을 보여줄 것”이라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 또한 저널리즘이 수행해야 할 기능 중 하나기 때문에 관심을 꾸준히 갖고, 더 나아가 사람들에게 각인까지 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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