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창일 신임 주일대사가 오늘(22일) 일본으로 건너갔습니다. 도착하자마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일왕"이 아닌 "천황 폐하"란 호칭을 썼습니다.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거란 시각도 있지만, 국민 정서와 거리가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이한길 기자입니다.
[기자]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강창일 신임 주일대사.
기자들이 스가 총리나 모테기 외무상 등과 언제 만날지 묻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일왕'을 '천황 폐하'라고 부릅니다.
[강창일/주일대사 : 그다음에는 천황폐하께 가서 신임장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 정부는 김대중 대통령 때인 1998년부터 외교석상에서 '일왕' 대신 '천황'을 공식 용어로 쓰고 있습니다.
'천황 폐하'란 표현도 역대 대통령들이 종종 사용했지만 아직까지 국민 정서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강 대사는 과거 '일왕' 표현과 함께 일본에서 민감해하는 북방 4개 섬, 쿠릴 열도를 직접 방문해 일본 우익 진영에서는 상대국의 동의 절차인 아그레망을 거부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이런 일본 내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일부러 천황 폐하란 호칭을 선택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강 대사는 주일대사로 내정된 뒤 "대사로 부임하면 천황이라고 부르겠다"는 말도 했습니다.
일본과의 관계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제스처란 분석도 나옵니다.
[강창일/주일대사 : 양국이 우호협력 증진, 국교 정상화를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8일 위안부 판결에 대해 '곤혹스럽다'고 하는 등 일본을 향해 전향적인 메시지를 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