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팩트체크] "5·18 유공자 특혜" 왜곡…누가·언제 시작했나 알아보니

입력 2020-05-13 21:24 수정 2020-05-14 16:28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전두환 씨 자택 앞 (지난 4월 27일 / 화면출처: 유튜브) : 5·18 유공자 중에 제가 감히 예상드리건대 80% 이상이 가짜랍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혜택을 누리고 있단 말입니다.]

[광주 시내 (지난 6일 / 화면출처: 유튜브) : 명단 내놔, 명단! 명단 내놔!]

[기자]

최근까지 5·18 관련 음모론을 퍼뜨리는 유튜버들입니다. 갈수록 거리낌이 없는 5·18 유공자 폄훼와 왜곡 주장, 본격화한 그 출발점을 찾아봤습니다.

[앵커]

이가혁 기자 나왔습니다. 5·18 가짜 유공자, 그리고 특혜 주장. 이건 저희가 계속 팩트 체크를 해도 사라지지 않는군요?

[기자]

그래서 오늘(13일)은 저희가 그 출발점을 찾아봤습니다.

그 배경을 좀 찾아봤는데요.

'5·18 유공자가 과도한 혜택을 받는다' 이런 이른바 '비교표'가 지금도 온라인에 퍼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보훈처에서 여러 번 해명했고 언론도 '사실 아니다'라는 팩트 체크를 했습니다.

5·18 유공자, 6·25 참전용사 이렇게 두 항목만 표를 만드는 것 자체가 오류가 많고 자의적이기 때문입니다.

6.25 관련 유공자들 중에 혜택이 가장 적은 참전유공자와 5.18 민주유공자 전체를 좀 뒤섞어서 비교한 건데, 병역이나 의료혜택 같은 특정 내역을 입맛대로 좀 키우거나 좀 자의적으로 줄였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들을 분석한 결과 그 시작은 2013년 3월에서 5월 사이였습니다.

이때 지금 퍼지는 것과 오류까지도 똑같은 표가 만들어 퍼졌습니다.

[앵커]

특별히 이렇게 2013년에 본격화한 배경이 있을까요?

[기자]

저희가 온라인, 왜 패턴이 나타났는지를 논문을 통해서 살펴봤는데요.

2013년은 온라인에서 혐오 표현이 급증하던 시기입니다.

특히 2012년의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베의 접속자가 급증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2013년 5월 희생자의 관 앞에서 울고 있는 5.18 유가족을 심각하게 비하하는 글이 일베에 올라와서 큰 물의를 빚었죠.

이 사건은 2년 후에 대법원에서 모욕죄로 징역형이 확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역시 5월에 방송사 두 곳이 5.18 당시 광주에 북한군이 투입했다, 이런 음모론을 인터뷰로 내보냈습니다.

방송 후에 두 곳이 곧바로 사과를 하긴 했지만, 법정 제재를 면치 못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미 법적으로도 또 역사적으로도 판단이 끝난 5.18의 정당성을 근거 없이 훼손하는 일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진 겁니다.

[앵커]

그런데 5.18 유공자에 대한 음해는 옛날에도 있었지만, 최근에 더 거세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19대 대선이 있었던 2017년에 보시면 2017년 3월에 과도한 취업특혜가 청년 유권자들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식의 선거 여론전이 나타났습니다.

일베에서 포스터를 만들어 퍼뜨렸고요.

또 지만원 씨와 온라인 극우매체도 나섰습니다.

급기야 오프라인까지 퍼졌습니다.

이렇게 온라인에만 떠돌던 포스터가 전단지로 바뀌어서 인쇄가 돼서 실제 대학과 학원가에 뿌려지기까지 했습니다.

[앵커]

기억이 납니다. 이때부터 저희들도 본격적으로 이걸 팩트체크를 해 드렸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후에 정치권이 판을 깔아주면서 또 문제를 키웠습니다.

이대로 좀 잠잠해져야 했는데, 정치권이 이번에는 문제를 자극했습니다.

작년 2월에 당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등의 초청으로 국회에서 5.18 공청회가 열리면서 지만원 씨가 주장한
북한군 개입 음모론이 국회에 다시 등장하게 된 겁니다.

[앵커]

결국 음모론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그리고 일부 정치권, 정치인의 권위를 좀 빌려서 이렇게 자리를 잡게 된 거군요.

[기자]

오늘 저희가 확보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계를 한번 좀 같이 보시죠.

그동안 유튜브나 온라인 게시판에 5.18 관련해서 총 522건이 삭제나 접속 차단 대상으로 판정이 났습니다.

앞서 보신 대로 대선이 있었던 2017년 또 국회 망언이 쏟아진 작년에 건수가 급증하는 것을 보실 수가 있죠.

5.18 유공자 폄훼는 이 음지에만 있었던 온라인 한편에만 있었던 그 음모론이 현실에까지 영향을 주는 이른바 가짜뉴스 문제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 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

※ 최종 수정 시각 : 2020년 5월 14일 오후 4시
- 원래 방송에서 00분54초~01분4초 구간의 그래픽(온라인에 퍼진 5.18 유공자와 6.25 일반참전용사 혜택 비교 표)이 충분하게 노출되지 않은채, 다음 그래픽으로 넘어갔습니다. 이에 원래 그래픽이 잘 보이도록 영상을 수정했습니다.

관련기사

여전히 판치는 '5·18 가짜뉴스'…젊은 유튜버도 가세 "5·18의 진실은요"…가짜뉴스 잡는 '팩트체크' 시민군들 현행법 '구멍', 처벌 피한 '5·18 가짜뉴스'도…대책은? 40년 전 5·18 발포명령자는 누구…조사위 진상규명 착수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