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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사무실서 타고, 코앞 거리도 청구…출장비 '꼼수'

입력 2019-06-22 20:48 수정 2019-06-22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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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제 옆으로 보시는 화면, 인천의 한 지자체 공무원들의 출장 내역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조금 이상합니다. 한 직원이 매일 비슷한 시각, 같은 시간 동안 물품 구입을 위해 출장을 나갔다고 적었는데 알고 보니 사무실에 있으면서 허위로 적어 출장비를 타낸 것입니다. 구청에서 길 하나 거리를 다녀오면서 출장비를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서준석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 중구청입니다.

이곳 직원들의 출장 내역입니다.

김모 씨는 2013년 1월 2일, 오전 10시부터 4시간 동안 출장을 다녀왔다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그날 오전 11시, 김씨는 본인 컴퓨터에서 두 문건을 만들었습니다.

출장을 나간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사무실에 있었던 것입니다. 

구청 직원들은 4시간 미만 출장은 만 원, 그 이상은 2만 원의 여비를 받습니다.

취재진은 지난 2013년부터 7년 동안 인천 중구청 직원들의 출장 일정을 분석해 봤습니다.

출장을 다녀왔다는 시간과 내부 문건이 작성된 시간을 비교해 본 것입니다.

그 결과 특정 한 과에서만 355건의 출장 시간이 문서 작성시간과 겹쳤습니다.

가짜 출장을 올린 명단에는 노조위원장도 포함돼 있습니다. 

[김모 씨/노조위원장 : (일부라도 반납해주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예 반납하겠습니다.]

허술하게 올려도 출장비를 타는 데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신모 씨의 경우 매일 비슷한 시각, 같은 시간 동안 물품 구입을 한다며 관내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코 앞 거리를 다녀오고 출장비를 챙긴 경우도 있습니다. 

구청 직원들이 쓴 출장 목록입니다.

자세히 보면 직장 어린이집을 지도 점검하겠다는 계획이 눈에 띄는데요, 실제 현장에 와보면 이렇게 길 하나 거리입니다.

[최동길/시민단체 '주민참여' 대표 : 전체 구청에 대해서 확대 조사를 하고 기관을 확대한다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10억원 가까운 돈이 편취되고…]

실제 인천 중구청 공무원들은 지난 2013년에도 가짜 출장이 드러나 885만 원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같은 일이 반복된 것입니다.

지난해 시민단체 고발로 구청 자체에서 감사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감사 업무를 맡았던 사람이 허위 출장 의혹을 받고 있는 당사자로 확인됐습니다.

[중구청 기획감사실 관계자 : 글쎄요, 그 내역까지는 모르겠네요. 본인 것을 본인이 봤다는 것은 잘못된 거죠.]

이후 인천시가 다시 중구청에 대한 감사를 벌여 882만 원을 환수했습니다.

하지만 감사 범위가 4개 부서뿐이었습니다.

당시 수사에 나선 경찰과 검찰은 CCTV 등 허위 출장을 입증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배영근/변호사 : 허위 공문서 작성이라고 보는 게 맞고…(출장을) 나간 것은 맞는데 일찍 들어온 것이라고 하더라도 도착시간을 허위로 작성한 것인데…]

(인턴기자 : 곽윤아·한상헌·윤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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