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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클뉴스] 일본도 결국…미·중 치킨게임 된 '올림픽 보이콧'

입력 2021-12-24 16:24 수정 2021-12-2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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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온라인 기사 〈월클뉴스〉에서는 국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전 세계를 두루 또 깊이 있게 담아 '월드클라스' 기사를 선보입니다.

일본이 내년 열릴 베이징 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을 할 뜻을 밝혔습니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오늘(24일) 기자회견에서 "내년 올림픽에 정부 대표단 파견을 예정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외교적 보이콧', 즉 선수단은 경기하러 가는데 한 나라를 대표하는 정부 인사들은 안 간다는 뜻입니다. 중국을 향한 일종의 외교적 메시지입니다.

■ 미국 주도 '외교적 보이콧'에 일본까지 동참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장관이 밝힌 불참 이유는 중국의 인권 문제입니다. "국제사회에서 변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인 자유, 기본적인 인권의 존중, 또 법의 지배가 중국에서도 보장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이 오늘(24일)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베이징 올림픽·패럴림픽에 대해 ″정부 대표단 파견은 예정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이 오늘(24일)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베이징 올림픽·패럴림픽에 대해 ″정부 대표단 파견은 예정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외교적 보이콧'을 시작한 것은 미국이었습니다. 일본과 같은 이유에서 지난 6일 미국이 먼저 베이징 올림픽에 대해 '외교적 보이콧'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당시 공식적으로 '외교적 보이콧'이라는 명칭도 안 썼습니다. 백악관은 "중국의 신장 위구르 인권 탄압에 대한 대응"이라고만 했습니다.

그 뒤 미국과 가까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국가들이 모두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습니다. '파이브 아이즈'는 영미권 나라들의 정보 동맹입니다. 미국 말고도 '파이브 아이즈'에 속한 영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가 보이콧을 거든 것입니다.

■ "미국이야, 중국이야"…피할 수 없는 '치킨게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비공식 협의체인 '쿼드(Quad)'에 들어 있는 일본은 애초에 보이콧할 가능성이 커 보였습니다. 일본의 이번 동참 결정을 두고 일본 언론들은 "결국 미국과 보폭을 맞춘 행보"라고 풀이합니다.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 올림픽 보이콧은 어쩌면 승부수입니다. 전 세계를 상대로 미국과 중국, 둘 중 하나를 택하라고 하는 것처럼 읽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시작한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움직임에 동맹국들이 가세하면서 미·중 패권 싸움이 불붙는 양상이다. 〈사진=BBC〉미국이 시작한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움직임에 동맹국들이 가세하면서 미·중 패권 싸움이 불붙는 양상이다. 〈사진=BBC〉

오랜 동맹국인 일본의 동참은 미국에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이 올해 도쿄 올림픽 개최를 지지해준 중국에 빚이 있는 마당에 미국 쪽에 힘을 싣는 것처럼 보이니 더 그렇습니다. 최근 중국과 부쩍 가까운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나서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해봐야 중국의 부상을 못 막을 것"이라고 꼬집기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편이 갈리는 모습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선택'을 요구 받는 순간입니다. 미국의 보이콧 움직임에 대놓고 가세하는 나라들이 늘수록 아직 입장을 내지 않은 우리나라에 부담일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여전히 베이징 올림픽에 정부 대표단을 보낼지 말지 결정 난 것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중국 측으로부터 올림픽 초청장을 받았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선 긋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달 화상으로 열릴 수도 있는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반대의 '선택' 사이에서 고심이 깊어질 수 있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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