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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봐서 좋다"…14개월만 한국 땅 밟은 '인천공항 난민'

입력 2021-04-14 08:54 수정 2021-04-1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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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양을 봐서 좋다" 인천공항 터미널에서 1년 2개월 동안 생활하던 아프리카 출신 남성이 어제(13일) 처음으로 공항 밖으로 나오며 한 말입니다. 난민 심사라도 해달라는 요청이 계속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법원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처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임시 수용을 해제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백민경 기자입니다.

[기자]

아프리카인 A씨가 입국장을 나옵니다.

1년 2개월 동안 생활했던 인천공항 환승구역을 떠나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은 겁니다.

[A씨/난민신청인 : 지금은 행복해요. (그동안) 햇빛을 충분히 볼 수가 없었어요. 빛을 거의 볼 수 없었어요.]

지난해 2월 인천공항에 도착한 A씨는 난민신청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항공권의 목적지가 다른 나라고 한국은 경유지란 이유로 출입국관리소가 접수를 받지 않은 겁니다.

A씨는 결국 1터미널 43번 게이트에서 쪽잠을 자며 생활해야 했습니다.

여행객이 주는 과자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화장실에서 씻었습니다.

1심 법원이 '난민신청 기회도 주지 않은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A씨 손을 들어줬지만, 출입국관리소는 항소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인천지법이 A씨가 공항 환승구역에 방치된 것을 사실상 출입국 관리소가 '수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임시로 해제하라고 판단했습니다.

건강 등의 문제도 인정했습니다.

[A씨/난민신청인 : 저 여기가 아파요. 여기 근육이 부풀었어요.]

A씨는 2심 판결을 기다리며 난민 심사를 준비할 계획입니다.

[A씨/난민신청인 : (본국에 송환된다면) 저는 죽을 겁니다. 내 동생도 죽였어요. 저도 그래서 탈출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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