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음 달부터 일을 그만두고 싶다", "너무 힘들어서 못 버티겠다" 의정부의 한 병원에서 일하던 신입 간호사가 스스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 이런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고인이 숨을 거둔 배경을 두고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동료들은 선배가 후배를 괴롭히는 '태움' 문화가 원인이라고 지목했습니다.
홍지용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6일, 경기 의정부의 한 대형병원 기숙사에서 24살 신입 간호사 오모 씨가 숨을 거뒀습니다.
병원에 들어온 지 9달 만이었습니다.
'아예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60일 전에 사표를 내야 한다는 규정을 이유로 거절당했습니다.
2시간 뒤 세상을 떠났습니다.
주변 동료 간호사들은 입사 당시 오씨가 밝고 쾌활했다고 말합니다.
[A씨/동료 간호사 : 친화력도 엄청 좋고, 되게 까불거리기 좋아하고, 엄청 그냥 활발하고.]
그런데 차츰 힘든 모습이 보였다고 합니다.
[A씨/동료 간호사 : 너무 스트레스받아서, 집에서 먹어도 이제 못 먹고 토하고.]
특히 선배 간호사 일부가 괴롭혔다고 주장합니다.
[B씨/동료 간호사 : (선배가) 인계 다 끝나고도 쏘아붙이는 말투로 계속 이야기하시는 거예요.]
차트까지 던졌다고도 전합니다.
[C씨/동료 간호사 : 차트 던진 날 저도 인계를 하고 있었어요. (선배가) 짜증 내고 소리치고 그런 목소리가 계속 들렸던 거죠.]
오씨가 죽고 싶다는 말도 자주 했다고 털어놓습니다.
[B씨/동료 간호사 : 건강검진 문진표 쓰러 갔었을 때도 주관식으로 좀 쓰는 게 있었어요. '아 그냥 출근하기 전에 죽고 싶다고 쓸까?' 이러는데…]
병원에서는 장난처럼 넘겼다고 토로합니다.
[C씨/동료 간호사 : (살이) 10㎏ 넘게 빠진 거를 말을 했대요. OOO님이 손들면서 얘야 얘! 장난스럽게. 그만큼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어서 빠진 건데…]
경찰은 병원 내 괴롭힘이 있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오씨의 휴대전화와 최근 1달 치 병원 CCTV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병원 측은 고인의 사망과 병원 내 문제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