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크로스체크] 불난 전기차 '욕조'에 넣어야 겨우 진화?…전기차 화재 대응법

입력 2022-06-11 18:36 수정 2022-06-11 23:57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며칠 전 전기차가 고속도로 충격흡수대를 들이받고 불이나 차에 타고 있던 2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전기차는 일반차엔 없는 배터리 때문에 불이 나면 훨씬 더 크게 날 수 있습니다. 일반 소방 호스만으론 불을 끄기 어려워서 차를 통째로 담글 수 있는 '수조'까지 개발됐을 정도인데요.

전기차에 불이 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까지 포함해서 전기차 화재 문제, 크로스체크 조보경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불이 난 전기차를 크레인으로 들어 수조에 담급니다.

차량 하부에 있는 배터리의 열을 식히는 겁니다.

전기차에 불이나면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화재 규모가 훨씬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배터리의 '열폭주 현상' 때문입니다.

[나용운/국립소방연구원 연구사 : 배터리가 불이 나게 되면 수 초 이내에 예를 들어서 한 30~40도에서 순식간에 800도까지 올라가요. 연소 속도가 다르니까 주변으로 전파되는 속도 역시도 (경유차보다) 훨씬 빠르게 되는 거죠.]

소방관들이 불을 끄기도 훨씬 어렵습니다.

[이재홍/부산소방본부 화재조사주임 : 배터리가 차량 하부에 밀폐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화수가 침투하지 못해서 시간은 약 8배 많이 소요되고 많은 양의 물이 소모…]

일반 소방 호수로는 불을 완전히 끄기 힘들어서 마치 '욕조'에 차를 담그는 원리로 수조까지 고안된겁니다.

수조 이동이 쉽지 않자, 소방은 현장에서 직접 조립해 쓰는 수조도 만들었습니다.

지난 4일 남해고속도로에서 일어난 전기차 화재 진압에도 이 장비가 사용됐습니다.

[이재홍/부산소방본부 화재조사주임 : 4면을 조립해서 그 안에 저희가 물탱크 차 한 대 용량으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게 저희가 고안한 사항.]

하지만 아직 전국 모든 소방서에 전기차 화재 진압을 위한 장비들이 구비되어 있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

주행중인 전기차에 불이 났지만, 화재 원인을 밝히지 못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된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 2월 운전을 하던 중 연기가 나 차를 세운 A씨.

차는 완전히 타버렸고, 약 두 달동안 화재 조사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배터리 문제는 아닌걸로 결론났지만, 차량이 거의 다 타버려 정확한 화재 원인을 알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제조사나 관계업체 어디로부터도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A씨 : 똑같은 차를 다시 타야 된다고 가정하면 3천만원 이상 정도 손해를 보는 것 같아요. 운전을 하는 게 좀 힘이 들고.]

전문가들은 전기차 화재에 대해 막연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실제 국내에서 화재가 난 비율은 전기차보다 내연 기관차가 더 높습니다.

다만 전기차에 불이 났을 땐, 화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부분이 더 연구되어야 합니다.

[김필수/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 내연 기관차는 13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기차는 이제 몇 년 사이에 시작이기 때문에 아직 게임 체인저급 기술들이 많이 들어와야 되고요.]

[나용운/국립소방연구원 연구사 : 화재 조사를 통해서 거기에 나왔던 원인을 같이 제조사와 공유를 하고 안전 설계에 대해서 피드백을 하는 게 저는 시급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전기차에 불이나면 차량 바깥으로 빨리 대피하고, 신고시 제조사와 차종에 대해 미리 말하는게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취재지원 : 김연지 이채빈 이희진)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