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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위반 차량에…우린 6만원, 영국은 157만원

입력 2021-03-05 20:43 수정 2021-03-05 22:23

'횡단보도 건너려는 사람' 주의 의무 빠진 우리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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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건너려는 사람' 주의 의무 빠진 우리 법

[앵커]

이렇게 횡단보도에서 사고로 숨진 사람은 2019년 기준 280명이 넘습니다. 가장 먼저 보호받아야 할 사람이 오히려 차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우리 법 때문입니다. 처벌도 약한데 횡단보도 신호 위반에 걸리면 우리나라 승용차 운전자는 범칙금이 6만원이지만 영국은 150만원이 넘습니다.

정용환 기자입니다.

[기자]

차가 사람 사이를 뚫고 횡단보도를 지나치려다 급하게 멈춥니다.

아찔한 순간을 넘긴 시민은 운전자를 향해 삿대질을 합니다.

한눈을 팔다 어머니와 떨어진 아이는 쫓기듯 뛰어 길을 건넙니다.

모두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주변엔 여러 경고 표지판이 있지만, 차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내달립니다.

[최보현/서울 응암동 : 걱정돼서 (아이와) 항상 같이 다녀요. (차들이) 빵빵거리고, 먼저 가려고 해요.]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보행 중 사망자 수는 2.9명으로, OECD 평균의 2.6배가 넘습니다.

65세 이상으로 한정하면 11.4명으로 OECD 평균의 4배, OECD 국가 중 1위입니다.

전문가들은 우리 법이 문제라고 말합니다.

프랑스나 스웨덴 등에선 사람이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기다리고만 있어도 차가 멈춰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도로교통법에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사람만 주의하면 됩니다.

[임재경/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 : (횡단보도에) 다리가 들어가야지 차가 일시정지하게 돼 있어요. 사람이 차의 눈치를 보는 형태가 되는 거고요. 외국은 차가 사람의 눈치를 보는 형태가 되는 거예요.]

이렇다 보니 차가 사람을 잘 배려하지 않게 된다는 겁니다.

제가 이렇게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 앞에 서있지만 차들은 기다려줄 생각이 없습니다.

처벌도 약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승용차가 횡단보도 신호등을 어겼을 때 범칙금 6만원을 냅니다.

그러나 영국에선 1000파운드, 우리돈 약 157만 원을 내야 합니다.

프랑스에선 최대 3년의 면허정지 처분을 받게 됩니다.

[폴린/프랑스 : (신호등이) 빨간불일 때도 스쿠터가 저렇게 길을 지나가고 심지어 사람이 걸어가고 있을 때도 지나다녀서 상당히 무섭다…]

전문가들은 보행자를 우선하는 쪽으로 법을 개정하고, 횡단보도에 과속 단속 카메라를 늘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영상디자인 : 강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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