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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경제] "파오차이는 짠맛만" 외국인도 안다…'원조'의 맛

입력 2021-03-05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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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때아닌 '김치 종주국'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중국식 절임 채소 파오차이가 김치의 원조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거지요. 근거가 있는 얘긴지 우리 김치와 파오차이가 어떻게 다른지, 발로 뛰는 발품경제 이주찬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중국인이 많이 찾는 서울 대림 중앙시장입니다.

[중국 식자재 가게 주인 : (파오차이 있나요?) 없어요.]
[중국 식료품 가게 주인 : 파오차이는 중국 남방에서 많이 먹는데, 아마 없을 거예요.]
[중국 식재료 가게 주인 : (사람들이 안 찾아요?) 그렇게 안 찾아요.]
[중국 상점 주인 : (파오차이 있나요?) 예, 있어요.]

시장을 한참 돌아다닌 후에야 파오차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사는 중국인들도 많이 안 먹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도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지난해 11월 국제표준화기구의 표준인증을 받은 걸 근거로 김치원조가 파오차이라는 듯이 보도했습니다.

김치 종주국인 한국이 굴욕을 당했다고 강조한 겁니다.

이런 주장에 근거가 있을까, 김치 전문가를 만났습니다.

[김순자/국가 지정 김치명인 1호 : (파오차이는) 소금하고 향신료를 넣은 물을 끓여요. 그리고 이것을 가지고 부은 뒤 2~3일 후부터 먹기 시작하는데 끓는 물은 미생물을 다 죽여요. 그래서 오래가게 만드는 거죠.]

반면 우리 김치는 가열하지 않은 재료를 그대로 사용해 유산균이 살아 있습니다.

[김순자/국가 지정 김치명인 1호 : 주재료에 대파, 갓, 마늘, 생강, 젓갈을 같이 섞어서 버무려서 만들어요…천연유산균이 나오게 만들어서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세계에서 김치밖에 없습니다.]

김치는 종류만 500여 가지가 될 뿐만 아니라 조리법도 다양합니다.

신라촌락문서 등 상고 시대부터 한반도에서 김치를 먹었다고 돼 있고, 조선 문종실록에는 중국 사신들이 부탁해 김치를 선물로 줬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제 3국의 외국인에게는 어떨까?

[빅토리아 한슨/미국인, 교사 : (한국에서 얼마나 사셨어요?) 7년이요. (김치 좋아하세요?) 매일 먹어요.]

시식을 부탁했습니다.

[빅토리아 한슨/ 미국인, 교사 : 김치는 알고 있던 새콤한 맛이 있는데, 파오차이는 짠맛만 느껴졌습니다.]

중국이 김치 종주국을 주장하는 또다른 이유는 중국에 김치 공장이 많기 때문입니다.

김치 수출이 최대였던 지난해에도 김치 무역수지는 791만5000달러 적자였습니다.

국내 식당의 70%는 이미 중국 김치가 점령했습니다.

[조정은/세계김치연구소 전략기획본부장 : 김치의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고, 김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니까 세계 시장에서 중국이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논란을 일으키고…]

정부는 지난해 8월 김치 겉포장에 '한국 김치'라고 쓸 수 있는 '국가명 지리적 표시권' 제도를 도입했지만 아직 제 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 구글에서 김치의 근원지를 '중국'으로 소개하는 것을 바로잡은 것도 정부가 아닌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입니다.

당연하게만 생각해온 김치 종주국의 지위가 흔들리지 않도록 정부가 상표권과 해외 마케팅 등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그래픽 : 김정은 / 인턴기자 : 김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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