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마스크를 벗고, 합석을 하고, 떼로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추는 현장이 있습니다. 서울의 한복판 유흥가입니다. 밀착카메라가 그야말로 '밀착 취재'를 해봤습니다. 확진자가 7000명씩 속출하는 지금 우리의 주변이 맞나 싶습니다.
이희령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역 근처 술집 골목입니다.
평일 저녁인데도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요.
이번주에 방역 수칙이 다시 강화됐지만 여전히 사각지대인 곳들이 있다고 합니다.
어떤 상황일지 밀착카메라가 살펴보겠습니다.
처음 들어간 술집.
[술집 직원 : 2차 맞은 거 쿠브(확인 앱)로도 한 번만 보여줄래요? 한 명만 보여줘도 돼요.]
저희도 음식을 주문하고 이렇게 코인을 받았습니다.
이 코인으로 만남을 유도하는 겁니다.
조금 뒤, 한 남성이 오더니 코인을 걸고 게임을 하자고 합니다.
[술집 손님 : 제일 잘하는 게임이 뭐예요? 저 가위바위보 잘해요.]
마스크를 안 쓴 맨 얼굴입니다.
술집 곳곳에선 이렇게 모르는 사람끼리 게임이 벌어집니다.
긴 줄이 늘어선 또 다른 술집 앞.
들어가려 하니 카메라를 가립니다.
[술집 직원 : 핸드폰 뒤에 보안스티커 한 번만 붙일게요.]
합석은 안 된다고 하지만,
[술집 직원 : 아뇨, 지금 헌팅 안 되세요.]
얼마 되지 않아 요청이 들어옵니다.
[술집 손님 : 두 명이서 왔어요? 우리도 두 명인데 같이 놀아요.]
코로나가 걱정되지 않냐고 물었습니다.
[술집 손님 : 백신 맞았지? 괜찮지 않을까? 아직 오미크론은 한국에 들어오지 않았고. (들어왔어.) 바로 잡혔잖아.]
다시 강남 길거리로 나와 봤습니다.
제 뒤로도 사람이 많은데요.
클럽이 영업 제한으로 문을 닫으면서 그 안에 있던 손님들이 나온 겁니다.
거리두기는 당연히 지켜지지 않고 있고, 거대한 흡연구역처럼 돼버렸습니다.
모여서 담배를 피우고, 마스크를 벗은 채 걸어다닙니다.
유튜버도 다가옵니다.
[유튜버 : 악수만 하고 갈게요. (코로나 시대에?) 저 부스터샷 맞았어요. 인류 최초로 부스터샷 맞았어요.]
홍대 술집으로 가봤습니다.
시끄러운 음악과 새빨간 조명까지, 클럽 같은 모습입니다.
사람들이 일어나 춤추고 소리를 지르며 노래를 부릅니다.
일반음식점으로 춤을 출 수 없는 곳입니다.
한창 흥이 오르다, 갑자기 경찰이 들어옵니다.
춤추는 모습을 보더니 술집 관계자와 이야기합니다.
잠시 뒤 술집에선 일어나서 춤추지 말아달라고 공지를 띄웁니다.
이번엔 또 다른 바에 와봤습니다.
이쪽으로 와보면 이렇게 스탠딩과 테이블 간 이동을 금지한다고 써 있고 마스크를 꼭 착용해달라는 안내문이 있는데요.
안쪽은 어떤 모습일까요.
사람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모여 춤을 추고 있습니다.
몸을 흔드는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습니다.
사방에서 크게 소리를 지르고, 함께 노래를 부릅니다.
마스크 쓴 사람 찾는 게 더 어렵습니다.
여기저기서 담배도 피웁니다.
[술집 손님 : 같이 놀면 되게 재밌을 것 같아요.]
갑자기 직원들이 분주해집니다.
[술집 직원 : 잠깐만 자리에 앉아주세요, 잠깐만. 아무 데나 앉아주세요. 마스크 껴주세요.]
춤추던 사람들이 급히 자리에 앉습니다.
[술집 손님 : 잠깐 경찰 떠서.]
신고를 받고 경찰이 들어온 겁니다.
[술집 손님 : (무슨 상황인지 아세요?) 이거 지금 단속해서 잠깐 노래 끄고 앉는 거예요.]
이곳 역시 춤을 추면 안 되는 일반 음식점입니다.
[술집 손님 : 자주 이래요. 여기가 상술을 많이 했어요. 걸리면 큰일 나는 거. 저희는 그냥 앉아 있으면 돼요. 상관없어요.]
경찰이 돌아간 직후,
[겟올라잇, 겟업해!]
신고 전 모습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다시 방역수칙을 강화해도 제대로 지키지도 않고, 꼼수로 피해가기만 한다면 무슨 소용일까요.
통제되지 않는 이 밤에도 바이러스는 퍼지고 있습니다.
(VJ : 김대현·최효일·김원섭 / 인턴기자 : 정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