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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대응' 출발점은 교육…전국 환경교사 35명뿐

입력 2021-07-30 07:52 수정 2021-07-3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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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 곳곳에서 지금도 살인적인 폭염과 홍수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죠. 이같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첫 출발점은 미래 세대를 책임지는 학교입니다. 실제로 이탈리아와 호주 등은 환경 교육을 필수로 지정했고 미국 뉴저지주는 초·중·고 모든 교과 과정에 기후 환경 교육을 포함시켰습니다. 하지만 우리 교육 당국은 기후 환경 교육을 하겠다고 선언만 했을 뿐 현실은 아무런 변화도 없습니다.

박상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과 함께 교육계에서도 기후 비상 선언이 나왔습니다.

[전국 시도교육감 협의회 (지난해 7월) :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 17명의 교육감은 전국 600만의 학생, 60만의 교직원과 함께 기후위기, 환경재난 시대에 대응하고, 다음 세대의 미래를 위해 지속가능한 학교 환경교육을 실천할 것을 선언합니다.]

1년이 지났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전국 모든 중고등학교에서 환경 과목을 채택한 곳은 열 곳 중 한 곳 꼴입니다.

'60만 교직원' 가운데 환경 교사는 35명에 불과합니다.

12년 만에 올해 새로 뽑힌 환경교사들 역시 8명뿐입니다.

환경교사로 뽑혔지만 대부분 배치는 엉뚱한 곳에 됐습니다.

[장은설/울산지역 환경교사 : 하루는 한 학생이 저한테 와서 '선생님 근데 왜 환경 수업은 교과서를 안 나눠줘요?'라고 물어보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우리 학교 환경 과목은 교과수업이 아니라 동아리 활동으로 되어 있어서 교과서가 없다'라고 이야기 하니까 '아니, 환경 선생님도 있는데 왜 학교에서 환경 선생님한테 지원을 안 해주냐'고…]

[김종우/울산 지역 환경교사 : 저는 학교에 근무하지 않고, (순환으로) 심지어는 어떤 학교에선 일주일에 2~3시간 정도 근무하고 다른 학교로 옮길 수도 있는 상황이 있고요. 아니면 학교 행사 때문에 (수업을) 건너 뛸 수도 있고.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이 저를 느끼는 게, 한번씩 물어봐요. '진짜 선생님 맞아요?'라고.]

아예 다른 과목 수업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신경준/한국환경교사모임 대변인 : 서울에 환경교사로 2명이 신규 발령된다고 해서 너무 기뻐했었는데요, 그런데 그 두 분의 신규 환경교사는 현재 특성화고등학교에 발령을 받았어요. 그래서 자신의 전공과 다른 과목을 수업하고 있으면서 환경 수업에 대해서 이야기하기가 사실상 힘들어졌죠.]

환경 수업을 하고 있는 교사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신경준/한국환경교사모임 대변인 : 다음 학교로 이동하게 됐을 때 환경 수업을 할 수 있을까. 그 걱정이 가장 크고요.]

교육부는 기후환경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부처 내에서 환경 교육을 담당하는 것은 2명뿐입니다.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관련 국제회의를 국내에 유치하는 것만으론 장기전인 기후위기 대응에 역부족입니다.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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