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라이더 '폭주'로 몰아넣는…배달 앱의 '30분 배달'

입력 2021-06-19 19:19 수정 2021-06-21 10:3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배달 라이더들의 위험한 무법 질주, 요즘 운전자들의 큰 불만입니다. 하지만 그 뒤에는 배달앱의 속도 경쟁이 있습니다.

뭐든지 30분 만에 오는 빠른 배달의 대가는 무엇인지, 구혜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배달음식 많이 시켜 드세요?) 네.]

[(요즘에 배달 주문하면 몇 분 안에 도착할 걸로 기대하세요?) 한 30분 정도. 요즘엔 한 30분? 20분에서 30분? 30분 정도?]

'30분 배달'은 새로운 표준입니다. 언제부터일까요?

[3달 안에]
[2,3달 전부터?]
[한 1년된것 같아요.]
[코로나 시작하고 나서]
[그땐 1시간? 오래 걸렸던.]
[옛날에는 50분? 1시간? 길면 1시간 좀 넘을 때도 있고.]
[1시간 넘으면. 한 50분 이상?]

단 1년 만에 배달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Q. 왜죠?

혜성처럼 등장한 '쿠팡이츠' 속도경쟁에 불 붙였습니다.

'배달 앱'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다 부수고 단기간에 급성장했습니다.

우리가 무슨 민족입니까! 하며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한 배달의 민족에겐 충격과 공포.

2위가 불안한 요기요도 따라할 수밖에 없습니다

Q. 속도경쟁 어떻게?

더 빠르다, 10분 늦으면 반값이란 홍보는 기본.

배달의 민족엔 '배달 빠른 순'으로 보는 기능이 생겼고, 요기요는 도착가능 시간을 빨간색으로 강조합니다.

쿠팡이츠는 몇 분, 24분, 15분 시간 얘기 뿐입니다.

Q. 빠르면 좋은 거 아님?

음식점도 속도경쟁에 강제로 내몰립니다.

맛은 보이지 않지만, 숫자는 눈에 딱 박힙니다.

배달시간은 음식점에서 정합니다.

조리가 오래 걸리는 치킨.

기름 예열에 13분, 닭 튀기는 데 13분, 기름 빼고 양념 묻히는데 3분, 총 30분 정도가 걸립니다.

그런데, 치킨 배달까지 20분을 약속하는 곳이 많습니다.

[어떤 집은 17분까지… 17분이면 생닭은 그냥 갖다가 주는 시간이거든요.]

타임머신이라도 있는 걸까요? 조리법이 바뀝니다.

[치킨집 점주 : (미리 튀겨놓으면?)10분 정도 줄이겠죠. 비정상이 정상을 덮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Q, 거리가 다른데?

음식점에서 정한 시간, 라이더들에겐 압박입니다.

식당에서 준비가 되지 않아 기다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음식을 받자마자 벌써 3분 지각.

[김건호/배달 라이더 : 저도 음식을 시켜먹는 입장이잖아요.면 (요리) 같은거 싣고 가면 부담이죠.]

운전하는 동안 늘어나는 숫자가 머리 속을 가득 메웁니다.

가는 내내 경고음이 울립니다.

늦었단 메시지입니다.

결국 11분 지각.

혹시나 등급이 떨어질까 걱정됩니다.

[김건호/배달 라이더 : 등급 높은 사람들이 좋은 시간을 우선으로 가져가요. 3등급쯤 되면, 일하기가 정말 불편합니다.]

네비게이션으로 10분 넘게 걸리는데 7분 만에 가라고 합니다.

지연 시간은 늘어가고 마음의 짐도 늘어갑니다.

[유슬기/ 배달 라이더 : 쫓기죠. 굉장히 쫓기죠. 빨리 가야 한다는. 업주님한테 또 한소리 듣겠네.]

차가 막혀 결국 10분 늦습니다.

[유슬기/배달 라이더 : 마음속으로 되게 죄송하죠. 빨리 가고 싶고 그런데. 최대한 교통법규 지켜서 가려고 하다 보니 더 늦은 거예요.]

Q. 무법운전 핑계 아님?

라이더들의 운전 행태, 문제 있다고 다들 동의합니다.

다만, 배달앱이 라이더들의 위험운전을 유도한다는 겁니다.

60분이 넘게 걸린 배달 건은 페널티가 있습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 저희도 책임이 있지만 빠른 배송으로 경쟁을 하는 사업자들한테도 그만한 책임을 묻고 비판해야…]

이번 주 배달노조 라이더 유니온이 교통법규를 다 지키며 배달을 하는 실험을 해봤습니다.

배달앱 AI의 여러 문제들이 발견 됐고, 결과도 분석중인데요.

분석 결과는 다음 주에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영상디자인 : 황수비·조영익 /영상그래픽 : 김정은)

관련기사

"경비원이 줄 올려" vs "배달원, 일부러 넘어져"…무슨 일? '건당 수당' 배달 경쟁이 부추긴 무법 질주…사망사고도 늘어 무료 배달이라더니? 햄버거 세트에 끼운 1200원 '웃돈'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