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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기뻤으면...체조선수처럼 공중 뒤돌기 한 골키퍼

입력 2022-01-25 06:00

가슴졸인 승부차기, 부르키나파소 골키퍼에겐 최고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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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졸인 승부차기, 부르키나파소 골키퍼에겐 최고의 순간

승부차기 스코어 6대6, 그리고 부르키나파소의 9번째 킥,
이 킥을 성공하면 120분 넘게 이어온 승부는 끝이 납니다. 가봉 선수도, 부르키나파소 선수도 누구 하나 편하게 볼 수 없는 순간이지요. 선수들은 등을 돌리고, 또 눈을 감았습니다. 한편에 비켜서 있는 부르키나파소 골키퍼는 머리를 그라운드에 묻은 채 바짝 엎드렸습니다.
경기장에 환호가 일었습니다. 키커는 유니폼 상의를 벗어 던졌습니다. 승부차기 스코어 7대6. 부르키나파소의 8강 진출이 결정됐습니다.

부르키나파소 골키퍼는 마지막 승부차기 킥을 지켜보지 못하고 그라운드에 얼굴을 묻고 있었습니다.(사진=아프리카네이션스컵 영상 캡처) 부르키나파소 골키퍼는 마지막 승부차기 킥을 지켜보지 못하고 그라운드에 얼굴을 묻고 있었습니다.(사진=아프리카네이션스컵 영상 캡처)
이 순간, 부르키나파소 수문장 에르베 코피(26)의 세리머니가 펼쳐졌습니다. 숨죽여 있던 골키퍼는 벌떡 일어나서 백 텀블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체조선수처럼 6~7번을 연속으로 돌았습니다. 이 영상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전 세계로 알려졌습니다. 마지막 승부차기를 성공한 선수가 받아야 할 스포트라이트는, 부르키나파소 골키퍼가 빼앗았다는 우스개도 나왔습니다. 얼마나 기뻤으면, 골키퍼는 멋진 뒤돌기 세리머니로 포효했을까요.

부르키나파소 골키퍼의 세리머니는 특별했습니다. 체조선수처럼 6~8번 재주를 넘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사진=아프리카네이션스컵 영상 캡처) 부르키나파소 골키퍼의 세리머니는 특별했습니다. 체조선수처럼 6~8번 재주를 넘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사진=아프리카네이션스컵 영상 캡처)
부르키나파소의 16강전은 힘겨운 사투였습니다. 먼저 골을 넣어 앞서갔고, 가봉 선수 1명이 퇴장까지 당하면서 유리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1분에 자책골을 내주면서 연장전을 치러야 했고, 결국 승부차기까지 갔습니다.

승부차기는 골키퍼가 가장 피하고 싶은 순간입니다. 두 골키퍼의 선방이 이어졌고, 몇 번의 실축도 뒤따랐습니다. 그리고 부르키나파소 골키퍼가 마지막에 웃었을 뿐입니다.

코피는 벨기에 샤를루아에 몸담고 있습니다. 2017년 프랑스 릴에 입단해 포르투갈 벨레넨세스 등에 임대됐다가 지난해 여름 벨기에 클럽과 계약했습니다. 이번 승리가 축구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코피는 2016년부터 부르키나파소 국가대표로 활동했고, 2017년엔 아프리카네이션스컵 3위의 기쁨을 함께했습니다. 부르키나파소는 2013년 대회에서 깜짝 준우승하며 아프리카 축구의 복병으로 떠올랐습니다. 이번 대회에선 다시 한번 2013년처럼, 2017년처럼 또 한 번의 기적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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