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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선대위 본격 가동…송영길·이준석, 존재감 부각 전략은?

입력 2021-11-2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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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양당 선대위가 모두 닻을 올리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돌입했죠. 후보가 전면에 나서면 당 대표들의 입지는 약해지기 마련인데요. 송영길·이준석 두 대표는 예외적인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두 대표의 존재감 부각 전략은 무엇인지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살펴봤습니다.

[기자]

고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유명한 말입니다. '마누라·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 그만큼 절박한 마음으로 쇄신해야 한다는 뜻인데요. 최근 더불어민주당도 이 전 회장의 지침을 벤치마킹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20일) :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여러분.]

혁신안으로 내놓은 신제품이 바로 '이재명의 민주당'인데요. 말 그대로 마누라·자식 빼고 다 바꿨습니다.

[윤관석/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지난 24일) : 국민들께서는 우리 더불어민주당이 더 많은 혁신을 통해서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주요 정무직 당직 의원들은 비상한 각오로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일괄 사퇴의 뜻을 함께 모았습니다.]

지난 24일 모든 핵심 당직자들을 교체하기로 결정한 건데요. 그렇다면 살아남은 마누라와 자식은 누굴까요? =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 각오를 새롭게 다지게 됩니다. 아시다시피 지난번 저희 전 선대위를 후보에게 백지위임하고 선대위 체계를 슬림화 시켜서 기동성을 높여…]

네, 송영길 대표와 김영호 당 대표 비서실장인데요. 송 대표, 이재명 후보의 마누라로서 지위를 인정 받은 셈이죠.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첫번째 인물입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 저희 민주당은 확실히 변화해서 발전해 나가겠습니다. 이재명 후보께서도 지금 국민 앞에 겸손한 자세로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을 반성하고 새롭게 출발할 것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송 대표, 스스로 몸을 바싹 낮췄습니다. 이재명 후보의 당 운영 철학과 기조를 전파하는 스피커로서의 역할을 수행 중인데요. 생존한 마누라로서 본인의 임무를 이 후보의 '수석 보좌관'으로 생각한 듯합니다. 이 후보를 밀착 마크하며 적극적인 후방 지원을 맡고 있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 (이재명 후보는) 청년들과 함께 청년 플랫폼 선대위를 만들어서 청년과 소통하기 위해 뛰고 있습니다. 매타버스를 통해서 매주 전국을 돌고 있습니다. 당대표로서 후보가 매타버스를 타고 지나간 자리를 뒤따라서 점검하고, 우리 공조직을 체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수석 보좌관'에 '보디가드'도 겸직 중이죠. 직접 이 후보를 육탄 방어하고 있는데요. 이 후보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부분이죠. '전과 4범 및 욕설 논란'을 옹호하고 나섰습니다. 이 후보가 악의를 품고 저지른 잘못은 하나도 없었다는 주장입니다. 사건의 배경을 알면 이해되는 부분이 일면 있다는 건데요. 예를 들면 음주운전을 한 것도 술을 마시다 부동산 관련 제보자를 만나러 급히 가다가 단속에 걸린 것이란 취지입니다. 욕설 논란도 앞뒤 상황을 보면 이 후보만의 실책은 아니라고 두둔했습니다. 역설적으로 이 후보가 철저하게 친인척을 관리하다 보니 발생한 일이란 건데요. 이 후보의 관리가 지나치다며 형이 엄마에게 행패를 부렸고, 그 과정에서 형수에게 욕을 하게 됐다는 해명입니다. 그러면서 화살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돌리고 있는데요. 지금 언론이 살펴볼 건 이 후보를 둘러싼 논란이 아니라 윤 후보의 처가 리스크라고 주장했습니다. 주요 언론이 살피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언론이 돼 적극적으로 진상을 알려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는데요. 앞선 이 후보의 메시지와 판박이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14일) : 누군가가 기울어진 운동장을 정상적으로 만들어야 됩니다. 누가 언론 역할을 해야 된다고요? (우리가!)]

결국 송 대표의 이번 대선판 생존전략, '이재명은 지키고 윤석열은 때리자'인데요. 이 후보를 대신해 윤 후보에 대한 맹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24일) : 최근 주술 문제를 비롯해서 무속인과의 관계를 봤을 때도 이런 분들이 국가를 대표하는 자리에 갔을 때 어떤 불확실하고 비과학적이고 이상한 국가의 의사결정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송 대표의 이런 이재명 수석 보좌관 활동을 못마땅하게 본 이들도 있습니다. 진짜 국회의원 보좌진들의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죠. '여의도 옆 대나무숲'이란 페이스북 페이지인데요. 여기에 민주당 관계자로 추정되는 글쓴이가 송 대표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겁니다.

[여의도 옆 대나무숲 (음성대역) : 당 대표는 후보에 대해 공부하라며 후보 책 읽는 모습을 페북에 올리고 있다. 뭔 소리냐 대체. 후보가 민심을 배우고 공부해야지, 국민더러 우리 당 후보에 대해 공부하라니… 참으로 오만하고 창피한 당대표다.]

자, 오늘의 두번째 인물로 넘어가볼까요. 송 대표의 맞수이자 적이지만요. 여러로모 송 대표와 케미가 잘 맞는 분입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24일) : 윤석열 후보가 이준석 대표를 무시하고, 이준석 대표의 지도력을 인정하지 않고 정무적으로 나이가 어리다고 2030 청년위원장으로 취급하는 '그거나 해라'라고 취급하는 것은 저는 상당히 이준석 대표를 뽑아서 보수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다시 구태로 돌아가는 것이 되지 않을까…]

송 대표도 유일하게 감싸는 국민의힘 인사죠. 이준석 대표입니다. 송 대표를 능가하는 '관종력'을 지녔지만 최근 입지에 위기를 맞았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김병준 위원장 같은 경우도 본인이 워낙 지방자치나 이런 쪽으로 전문가 시기도 하고 지금 이 선대위 개선 내에서 만약 김종인 전 위원장과 불편한 관계가 있을 수 있다. 조직 때문에. 그렇다면 다른 활동을 하실 수도 있는 것이고요. 다른 어떤 특위를 맡아가지고 할 수도 있는 것이고요…]

이 대표, 선대위 구성 갈등 국면에서 중재자로 나섰습니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다른 역할 맡는 게 낫지 않을까 제안했죠. 하지만 단칼에 퇴짜를 맞았습니다.

[김병준/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 : 상임(선대)위원장 직을 수락을 했고 또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위원장님 아직 총괄선대위원장직 열어놓고 계신 건가요?) 나한테 자꾸 물어보지 말라니까 그런 질문에 대해 내가 답을 할 필요가 없어요.]

믿었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마저 선대위 합류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이 대표로선 난감한 상황이 됐는데요.

그래도 이 대표도 송 대표처럼 본인만의 활로를 찾아낸 듯합니다. 윤석열 수석 보좌관은 아니고요. 전문 분야인 홍보·미디어 업무를 맡기로 한 건데요. 실제로 이 대표는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 차례 관련 능력을 검증받았던 바 있습니다. 당시 오세훈 캠프 뉴미디어본부장을 맡았었죠. '2030 시민유세단' 기획이나 차별화된 공약 스토리텔링 아이디어 등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도 자신만의 기획력으로 승부하겠다는 구상인데요. 이미 이 대표는 국민들로부터 선거음악을 공모 받겠다는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유세차에서 '윤석열'만 반복적으로 외치는 세뇌 후크송이 아니라 젊은층을 사로잡을 만한 신선한 음악이 필요하다는 판단입니다.

여기에 컴퓨터과학과 출신으로 프로그래머로서의 능력도 십분 활용 중인데요. 온라인 공간에서의 댓글 조작을 감지하는 자체 개발 프로그램을 선보였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 14일) : 온라인상에서의 댓글 공작을 방지하는 크라켄 시스템에 대한 시연 및 발표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저 개인도 프로그래머이고 그러다 보니까 이런 기작들을 이해하고 있고… (댓글 공작은) 이번에 저희가 구축한 시스템으로 거의 완벽하게 잡아낼 수 있다고 저희는 자신하고 있습니다.]

'AI윤석열'도 준비 중인데요. 윤석열 후보의 아바타를 지역 유세 현장에서 동영상으로 띄우는 방안입니다. 일종의 딥페이크 기술인 듯한데요. 텍스트만 입력하면 윤 후보의 아바타가 이를 실제 윤 후보인 것처럼 읽는 형태의 영상을 구현할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이런 식으로 말이죠.

[TED '오바마 영상' (JTBC '현장클릭' / 2018년 4월 13일) : 사람들을 이런 신규 일자리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재교육시키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 합니다.]

[JTBC '현장클릭' (2018년 4월 13일) : 그런데 이 축사, 사실 가짜입니다. 구글의 과학자가 인공지능으로 만든 건데요.]

자, 오늘은 송이대첩의 주인공 두 사람의 2인2색 생존 전략을 살펴봤는데요. 양당 모두 후보 중심으로 선대위가 출범하면서 권한 축소라는 동병상련을 겪고 있죠. 앞으로 두 사람이 어떻게 존재감을 드러낼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합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후보 집중 조명 속 송영길·이준석, 2인2색 생존 전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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