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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흥정하듯"…김부겸 인준 표결 놓고 여야 대립

입력 2021-05-13 19:12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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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부인의 '도자기 밀수' 의혹이 불거졌던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오늘(13일) 오후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청와대는 국회와 소통의 결과라면서 "다른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청문 절차를 마무리 짓길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아까도 제가 얘기했지만, 오후 7시에 현재 국회 본회의가 예정되어있고 여야 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인데 관련 내용을 류정화 반장이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박준영/당시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지난 4일) : 사려 깊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 4일) : 그런데 오늘 청문회장에선 도자기에 이어, 샹들리에도 등장했습니다. 역시 후보자 아내가 박 후보가 영국 대사관에서 일하던 시절에 취미로 사왔다는 것이었는데요. 야당 위원들, '궁궐'에 살았던 거냐, 이렇게 꼬집었습니다.]

[김선교/국민의힘 의원 (지난 4일) : 사진에 보이는 것만으로도 8개나 됩니다. 이것도 해명대로 집안 장식이나 가정생활 중 사용한 것 맞습니까? (예. 가정에서 사용하다가 떼어서…) 8개 다 거기다 했어요? 궁궐에서 사셨어요?]

지난주 하루 동안 다섯 개 청문회를 동시에 지켜본 안지현 반장, 제가 붙여준 '청문회 담당 반장'이란 별명이 무색하지 않았습니다. 안 반장이 다뤘던 장관 후보자 중 한 명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오늘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공직후보자로서의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모두 저의 불찰이다"라고 했습니다. 야당이 '사퇴'를 요구한 세 명의 후보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국민의힘은 박 후보자 사퇴 직후 '사필귀정'이라면서, 나머지 두 후보도 사퇴해야 한다, 국민에게 상처와 혼란을 준 청와대도 사과해야 한다 했습니다.

유난히 긴 하루가 있죠. 오늘 국회가 그랬습니다. 한번 살펴볼까요.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와 해양수산부 박준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임혜숙, 국토교통부 노형욱 장관 후보자의 거취를 두고 여야는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었죠. 아침부터 각자 당 지도부 회의를 열고, 서로 상대방이 '흥정'을 하고 있다며 맹공을 폈습니다. 특히 민주당은 아침부터 오늘은 꼭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겠다고 했죠.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행정부를 통할할 총리 임명을 흥정의 대상으로 삼는 것. 이것이야말로 무책임한 야당의 극치입니다. 국힘당은 과연 국민의 편입니까? 아니면, 코로나 편입니까?]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 마치 흥정하듯 여론을 간 보는 듯한 청와대의 행태나, 김부겸 총리 인준안으로 또다시 야당을 겁박하며 밀어붙이는 여당의 습관성 힘자랑이…]

회의를 마친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박병석 국회의장을 찾아갔습니다. 2시 본회의를 열어서 총리 후보자 표결을 해달라는 겁니다. 박 의장도 국무총리직을 오래 공석으로 둘 수 없다는 데 여당과 뜻을 같이했단 취지로 말했는데요.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박병석 의장이) 다음 주에 대통령께서 한·미 정상회담차 미국 방문을 하시는데,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모두 공백인 상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혀주셨고요.]

일단, 10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은 1시로 미뤄졌고요. 11시에는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 특위 전체회의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회의 진행에 대한 의지가 없었죠. 여야 간 설전만 벌이다가, 보고서 채택을 하지 못한 채 파행으로 끝났습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 문제를 재차 제기하기도 했는데요.

[김도읍/국민의힘 의원 : 국회 관행은요,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은 여야가 교차로 맡는 게 국회의 확고한 관행이었습니다. 지금 여러분 어떻게 했습니까? 예? (그거하고 청문회 이거 하고 관계가 없잖아요?) 김병주 의원 좀 조용히 하세요. 서영교 의원! 거 팔짱 끼고 그런 태도 뭐예요, 그게? (아니 내가 팔짱을 끼는 게 왜 거기서 얘기가 나옵니까?) 그러게, 예의 없이. (아니!! 이게 왜 예의가 없어요? 내가 지금 날씨가 싸늘해서 이렇게 팔짱을 끼고 있는데?? 지금 싸늘해서 팔짱을 끼고 있는데, 네? 몸을 움츠리고 있는데 그게 무슨 얘기예요!) 서영교 의원… 좀… 체통 좀 지키세요… 체통 좀 응?]

[서병수/국회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장 : 이렇게 진행이 되면 회의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습니다. (시간 더 주세요! 시간 안 넣어? 시간 빨리 넣으세요, 빨리! 뭐하는 거야? 지금!) 시간을 왜, 위원장이 시간을 넣어라 마라 할 권리가 있는 거지… 왜 우리 간사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나요?]

그리고 1시, 여야 원내대표는 약속대로 만났습니다. 회동 도중에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 사퇴 소식이 알려지면서, 여야는 일단 서로의 입장만 확인하고 헤어졌습니다. 논의의 여지가 더 생긴 건데 이후 각자 의원총회를 열었고 민주당이,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겠다 했던 2시 본회의도 미뤄졌습니다. 그리고 여야 원내대표는 4시에 다시 만났는데 최종 협의는 결렬됐습니다. 그리고 국회의장 직권으로 잠시 후인 7시에 본회의를 열기로 했습니다. 관련 소식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고요.

인사 문제를 놓고선 여야가 늘 대립하죠. 이번 갈등의 쟁점 정리해드립니다. 오늘은 현정화, 아니죠. 저 류정화 반장이 탁구대 앞에 한번 서볼 텐데요. 첫 번째 세트, 총리와 장관의 거취를 연계하는 게 적절한가, 하는 겁니다. 국민의힘이 총리 후보자 채택을 거부한 건, 장관 후보자를 두둔하고 나선 문 대통령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입니다. 장관 임명은 여야 합의 없이도 가능은 하지만, 총리는 국회 본회의 표결이 있어야 하죠. 야당 입장에선 압박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대통령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지난 10일) :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저는 검증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병수/국회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장 (지난 10일) : (문 대통령의 발언은) 인사청문회 결과와 관계없이 후보자를 임명하겠다는 것이고, 저는 위원장으로서 이러한 형식적인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을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민주당은 총리와 장관의 거취를 연계시키는 건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는데요.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김부겸 후보자가)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다는 걸 야당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두 가지를 연계시키는 건 유감이고, 마치 우리 더불어민주당에서 인준을 강행하도록 등을 떠밀고 있는 것 같은…]

이 때문에 민주당은 일단, 총리 후보자에 대해서는 먼저 표결 처리를 하겠다는 방침입니다. 174석을 가진 민주당, 과반 표결 처리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연계'가 적절치 않다고 했지만, 박준영 후보자가 '자진 사퇴'를 한 만큼 명분도 없지 않단 판단입니다.

두 번째 세트, 나머지 장관의 거취, 누가 결정할 것인가입니다. 야당이 문제 삼은 3명의 장관 후보자, 박준영 후보자는 자진 사퇴했죠. '자진 사퇴'의 형식을 택했지만, 사실은 국민의 여론을 받아들인 소통의 결과라는 게 청와대와 여당의 공통된 설명입니다. 앞서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는 "최소한 1명 이상 부적격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을 당 지도부에 전달하고, 청와대에 권고할 것을 요구했었습니다. 당 지도부가 의견을 어떻게 전달할지, 청와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이른바 '당청 관계'에도 관심이 쏠렸는데 서로 소통한 결과라고 설명한 겁니다. 청와대는 "당과 이견을 보인 적이 없다"고 강조했고요. 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계기로 "다른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청문 절차를 마무리 짓길 기대한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박 후보자 사퇴 이후에도 국민의힘은 나머지 두 후보자의 추가 자진 사퇴나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에 민주당, 특히 당내 주류인 '친문'계에선 이미 '최소 1명이 부적격'이라는 초선 의원들의 표현에도 문제가 있단 의견이 나온 바 있습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최소한 1명은 부적격이다, 라는 표현이 개인적으로 많이 좀 아쉽고 납득하기는 조금 힘든 지점 아닌가… (특정 후보가) 문제가 있다, 라고 하면 그걸 정확하게 적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요.]

청와대가 요청한 장관 청문보고서 재송부 기한은 내일까지죠. 관련 논의는 내일까지 더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7시로 예정된 본회의 상황까지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박준영 자진 사퇴…김부겸 인준 표결 놓고 여야 충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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