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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간 187억 모아 아파트 고쳤는데…알고 보니 바가지?

입력 2022-01-24 20:12 수정 2022-01-2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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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억울해하고 있습니다. 20년 넘게 관리비 일부를 차곡차곡 모아 187억 원 들여 낡은 시설을 고쳤는데, 경쟁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알고 보니 짬짜미하고 바가지까지 씌운 의혹이 제기돼서입니다. 업체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장서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만 5천 명의 입주민이 사는 서울 돈암동의 한 아파트입니다.

5년 전, 입주민들은 낡은 배관과 난방시설을 고치려고 공개입찰을 했습니다.

그런데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 입찰한 3곳이 서로 짜고 한 곳을 밀어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수에는 187억 원이 들어갔는데, 이는 아파트 입주민들이 25년 동안 매달 관리비에서 조금씩 떼어 모은 '장기수선충당금'이었습니다.

3개 업체 가운데 와이피이앤에스는 짬짜미한 공사가격을 쓰고, 들러리를 선 다른 두곳은 그보다 높은 가격을 쓴 겁니다.

결국 와이피이앤에스가 낙찰받았습니다.

공정위는 담합의 근거로 들러리 2곳이 아파트입주민회에 낸 입찰 파일을 제시했습니다.

들러리 업체들의 문서 파일을 마지막으로 저장한 사람이 낙찰업체인 와이피이앤에스 직원이란 겁니다.

이에 대해 와이피이앤에스 측은 "입찰 금액을 적은 서류를 전달한 적이 없다. 나머지 2개사 관계자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아파트 주민들은 담합이 없었다면 훨씬 더 싼 값에 공사를 할 수 있었다며 '바가지 공사'라고 주장합니다.

[윤홍기/입주자대표회장 : 굉장히 억울하죠. 이 공사금액은 120억, 130억이면 가능한 금액인데 공사금액이 거의 두 배 가까이 불렀으니까…]

공사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배수관이 터져서 물이 새어 나온 흔적이 보입니다.

담합으로 선정된 업체가 보수 공사를 책임진 아파트 배관인데요.

공사한지 5년도 되지 않았지만 자주 터진다는 게 주민들 주장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을 한 업체들에 대해 과징금 17억 8200만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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