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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어린이' 단어, 방정환 선생이 만들었다?

입력 2021-05-05 21:19 수정 2021-05-05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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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란 단어 누가 만들었는지 아시나요?


[김기원/서울시 상도동 : 방정환 선생님이 만든 걸로 알고 있어요.]

[김태경/서울시 신사동 : 방정환 아저씨요.]

[김대운/서울 도화동 : 방정환 선생님 아니신가요?]

오늘(5일)은 어린이날 관련한 팩트체크를 준비했습니다.

보신 것처럼 오늘 낮에 '어린이'란 단어 누가 만들었는지 아느냐고 세 분에게 물었더니, 모두 아동문학가 방정환 선생의 이름을 댔습니다.

하지만, '어린이'란 단어는 방정환 선생이 만들어낸 건 아닙니다.

'어린이'라는 단어 자체는 17세기부터 쓰였습니다.

조선 중기 '경민편'이란 책이 있습니다.

'나이가 어린 사람'을 한자로 '비유(卑幼)'라고 썼는데, 이걸 한글로 풀어 쓴 '언해본'에서는 '어린이'라고 표기했습니다.

"어른을 공경하고 어린이를 어여삐 여기라"는 구절에 나오죠.

다만, 우리가 요즘 쓰는 '어린이'의 뜻은 1900년대부터 다시 탄생합니다.

1914년 '청춘'이라는 잡지에 육당 최남선이 '어린이의 꿈'이란 시를 실었고요.

1920년 '개벽'이란 잡지에 많이 아실 소파 방정환이 '어린이의 노래'란 번안시를 썼습니다.

무엇보다 '어린이'라는 말을 자리잡게 만든 사람은 방정환 선생이 맞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23년 5월 최초의 어린이날 행사를 열면서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를 어른보다 더 높게 대접하십시오"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어린이도 인격적으로 대등하고, 오히려 훌륭한 존재라고 강조한 겁니다.

어린이란 단어와 관련해 하나 더 따져볼게 있습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어른들도 난 어린이라고 자처하며 이런 호칭들을 씁니다.

주식 초보라서 주린이, 부동산 공부 막 시작해서 부린이, 요리 처음 해봐서 요린이, 이렇게 어떤 단어에 '~린이'를 붙여 나는 초보이고 미숙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신조어들입니다.

이런게 어린이를 비하하고 차별하는 표현이란 지적이 있습니다.

어린이를 불완전하고 미숙한 존재로만 고정하는 이런 말, 자꾸 쓰다보면 편견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반면, "이런 걸 비하의 표현으로 볼 수 있느냐", "지나친 불편함이다"란 반론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오늘은 어린이날이니까… 그동안 별 뜻 없이 썼던 말들 다시 되새겨볼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방정환 선생 말처럼 "어린이라고 업신여겨서는 안 된다"는 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팩트체크였습니다.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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